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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수진 Feb 17. 2024

직장 상사로 만나고 싶은 사람

일하고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한 레터

20대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직장 상사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묻는 한 설문조사에서 개그우먼 장도연 씨가 6위를 차지했다고 해요. 1위는 유재석, 2위는 손흥민, 3위는 페이커, 4위는 이효리, 5위는 아이유였고요. 왜 이 분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순 없지만, 매체를 통해 접해온 이 여섯 명의 이미지에서 저는 비슷한 공통점이 보였어요. 후배의 부족한 점을 짚어줄 수 있으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랄까요.


물론 개인적인 느낌적 느낌의 이미지이지만, 실제로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상사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오늘은 제가 뽑아본 '직장 상사로 만나고 싶은 유형3'을 공개합니다.

출처 : 유튜브 <TEO - 살롱드립2>

첫째,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상사


우연히 보게 된 한 결혼식 영상에서, 결혼식 업체 직원들이 4층짜리 대형 케이크를 들고 오다가 실수로 케이크를 땅바닥에 엎어버리는 장면을 봤습니다. 만약 제가 그 결혼식의 주인공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했을 것 같습니다. 결혼식 내내 기분도 별로 좋지 않았겠지요. 그런데 결혼식 영상 속 주인공은 조금 달랐습니다. 엎어진 케이크의 윗부분을 숟가락으로 퍼먹으며 사람들에게 손짓합니다. 윗부분은 괜찮으니 다들 이리 와서 한입씩 먹어보라는 듯 말이죠.


약 10년간 회사 생활을 하면서 항상 일이 잘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제 실수로 인해 일이 잘못되기도 하고, 동료 때문에 일이 잘못되기도 하고,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그냥 일이 잘 안 풀리기도 하죠. 그럴 때마다 한숨을 푹푹 쉬며 팀원들의 눈치를 보게 하는 상사가 있는 반면, 망한 프로젝트 안에서도 배운 점을 회고하거나 잘 안 된 부분은 정확하게 짚어내며, 다음 번에는 잘해보자고 팀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상사가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이후에 일이 잘 풀려도 팀워크가 좋아지지 않았지만, 후자의 경우 일이 잘 풀리나 안 풀리나 팀워크는 지속적으로 단단해져갔습니다.


긍정적인 태도로 팀을 긍정적인 분위기로 이끄는 상사를 첫 번째로 꼽은 이유는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같은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망한 결혼식'이 되기도 하고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직장 상사가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팀의 방향성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둘째, 늘 배우고 성장하는 상사


옆에서 같이 일하는 것만으로도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월등한 실력의 직장 상사를 만난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이 있을까요? 그런데 저는 그보다 더 높은 차원의 직장 상사는 늘 배움을 멈추지 않고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는 상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유재석 씨가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과 비슷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유재석 씨는 방송 3사 연예대상과 백상예술대상을 통틀어 대상을 총 19회 수상한 사람이지만, 늘 시사상식을 빠르게 섭렵하는 것은 물론 자기관리에도 철저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가 쌓은 업적만으로도 이미 후배들에게 충분한 존경을 받을 수 있을 텐데도 그는 여전히 다방면의 지식을 쌓고 매일매일 성장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어주고 있죠.


직장 상사라고 해서 모든 일을 다 잘하고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프로젝트를 다 성공적으로 이끌 수도 없죠. 다만, 계속해서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상사라면, 한번 믿고 따라가볼만 하지 않을까요?

사진 출처 : JTBC 뉴스


셋째, 후배를 아끼고 신뢰하는 상사


점심 시간마다 김밥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며 일을 하는 팀이 있었습니다. 팀원들은 김밥을 사러 나가면서 팀장님의 눈치를 보는 듯 했습니다. 워낙 바빠서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기 마련이지만, 저는 그 모습이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다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일'인데, 팀원들이 점심도 제대로 못 챙겨먹는 것을 당연히 여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또한 혼자 모든 일을 끌어안고 매일 야근을 하는 상사도 있었습니다. 후배가 자신의 자리를 넘볼까봐 혹은 팀원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까봐 후배에게 일을 넘기지 못하는 것이죠. 선배가 자신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후배가 과연 그 선배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과연 그 배가 기울지 않고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요? 상사가 먼저 후배에게 손을 내민다면, 후배는 그 손을 잡고 팀이 더 빠르게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서포트 할 겁니다. 그러지 못할 후배라면, 그런 선배를 바래서도 안되겠지요.


여러분이 직장 상사로 만나고 싶은 유형의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이 콘텐츠는 일하고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한 레터, '일글레' 입니다. 일글레 구독 하시면 매주 수요일마다 이메일로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일글레는 교육, HR, SaaS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회사원이자 <나답게 쓰는 날들>,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 에세이를 2권 출간한 작가가 보내는 일하고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한 에세이 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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