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중년으로 사는 연습 93
숨기지 못한 꿈
글쟁이 한량의 꿈이
밥벌이를 위해 사는 생활 속
꿈과 현실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하며
인생 오십 줄 중년에 서있고
강이 있고, 물이 있는 곳에
이치수를 관리하며 살게 된 생애
전국 팔도 안가 본 곳이라곤
강 없는 독도뿐이더라.
현실이 주는 생활의 풍요가
꿈이 타던 줄을 끊게했지만
생각이 다채로운 꽃잎을 붙이고
순간순간 이루지 못한 욕망을 깨워
가슴을 아련하게 하여
꿈이 실현되기 위한
인내와 기초를 완성하기도 전에
가슴을 열 여유를 찾기도 전에
일확천금을 꿈꾸듯 성급한 나무를 심고
일그러진 열매를 보고서야
마음에게 찾아온 스산함은
더 깊어진다.
나를 들여다보는 현실 속에
꿈이 숨지 않고 살아있었던 것은
현실과 한량 사이 찌들어도
행복해 보이는 세상살이
바르게 바쁘게 살아서 보여지는
피곤한 흔적을 생활로 가꾸며
내 선택이 열매가 되길 기다렸고
길 위의 작은 꽃이라도
되길 기다렸으리라 싶다.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시인이 꿈이었던 시절을 살았고,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하면서도, 수박 겉핥기 식 독서와 마침 들이닥친 5공 민주화 바람이 투사가 된 양 겉멋이 들게 했던 때를 지나 현실과 이상사이 도망치듯 사람에게 주어지는 운명 같은 현재의 직업을 가질 기회를 선택했다. 다행히도 생애 절반을 이어 살아온 밥벌이 사이 숨어있지 않았던 꿈은 다시 내 생활 속으로 돌아왔고 남아있는 길 위에 함께 동행할 꿈이 옆에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할 때가 많아서 나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