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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 酸辣汤_쏸라탕

by Kwan


새콤(酸) 매콤하게(辣) 끓인 탕(汤)이다.


쓰촨(四川) 음식이다.


얇고 길게 썬 돼지고기, 죽순, 목이버섯, 두부, 계란이 들어간다.


새콤한 냄새가 코를 찌르면 입안 혀 양끝도 시큼해지며 침이 고인다. 향만큼 맛이 시지는 않다. 칼칼한 매운맛은 후추의 향이 강하다. 새콤매콤 걸죽한 국물이 있고, 다양한 식감의 건더기가 있다.


소화를 돕는다하여 식후에 먹기도 하며, 특히 느끼함을 가셔주고, 숙취에 좋다고 전한다.


바오닝추(保宁醋)라는 식초를 쓴다. 쓰촨을 대표하는 식초로 중국 4대 식초 중 하나다. 밀, 쌀, 찹쌀이 기본이나 사인, 당귀, 독활, 육계 등의 약재를 같이 넣는다. 중국에선 유일한 약초(药醋, 약용 식초)로 불린다. 맛도 좋고, 몸에도 좋다니 금상첨화다. 바오닝추를 넣은 쏸라탕(酸辣汤)이니 그 음식의 효능이 과장은 아니겠다.


우리의 음식 중엔 찾기 어려운 맛이나, 그 맛의 조합이 크게 어색하지 않음은 우리의 김치 탓일테다. 시큼하고 매콤한 맛의 조합은 김치가 대표한다.


잘 익은 김치는 그 시간의 무게로 깊은 시큼함이 본래의 매운 맛을 부드럽게 감싼다. 날카로운 매운맛이 숨어든 모양새다. 묵은지로 끓인 김치찌개라면 본연의 매운맛은 그 탕에 잘 풀어져 개운함으로 변한다.


쏸라탕은 좀 다르다. 발효 재료인 식초를 제한다면 음식 자체의 숙성은 없으니 시큼 매콤한 두 맛이 순차적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혀를 매혹한다. 시큼한 향과 매콤한 뒷 맛. 어색할 듯한 조합이 식욕을 돋고 감칠맛을 만든다.


다섯 가지 맛을 정의하는 단어는 그래서 한정적이다. 매콤과 시큼은 비슷한 조합일진데, 두 음식은 완전히 다르다.


그럼에도 유사하게 범주화 할 수 있는 맛이라면,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봄도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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