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다. 후난요리(湖南菜)다.
농가(农家)라는 말이 붙었다. 그만큼 서민적인, 장식이 없는 요리다. 시골에서 누구나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평범한 고기 볶음(炒肉)이다.
중국에서 '肉(고기)'라 할때는 돼지고기를 말한다.
소고기는 니우로우(牛肉), 닭고기는 지로우(鸡肉), 양고기는 양로우(羊肉)라 하지만 돼지고기는 그저 로우(肉)라 퉁친다. 종류를 구별해 말할 때야 쭈로우(猪肉)라 한다. 고기는 역시 돼지고기인거다.
따로우(大肉)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돼지는 크지 않나. 샤오로우(小肉)는 닭이다. 작으니까.
소고기도 즐겨먹지만, 돼지고기만큼 대중적이진 않다. 맛도 우리의 한우와는 비교가 힘들다. 돼지고기는 다르다. 중국의 돼지가 한국의 것보다 낫다 감히 말한다. 삼겹살과 목살에 집중된 한국의 돼지고기보다 부위도 쓰임새도 다양하다. 그리고 맛있다.
삼겹살(五花肉)을 얇게 잘라, 고추, 파, 피망과 함께 볶았다. 달리 특별한 재료가 없다.
고추와 피망은 매콤하고, 파는 아직 식감이 살아있어 아삭하게 씹힌다. 고기야 당연히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함이 가득하다. 고기만 먹어도, 고추만 먹어도, 둘을 같이 먹어도 좋다.
밥도둑이다.
매콤한 고기를 흰쌀밥에 얹어 먹으면 다른 반찬은 필요가 없다. 한 두 점 고기와, 파, 피망, 고추를 번갈아 올려 먹다보면 한 공기가 금새 사라진다. 우리의 제육볶음이 매콤달콤한 맛이라면, 농쨔차오로우(农家炒肉)는 매콤짭잘하다. 달콤함이 덜하니 느끼하진 않고, 매콤함이 더하니 그대로 밥 반찬이다.
그리고 싸다. 비싼 재료가 없고 조리법도 간단하니 당연한 이치다. 싸고 맛있는 밥도둑이다.
삼겹살이다. 어떻게 해도 맛있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