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여름 일기 03화

차가운 잔치국수

(내 입속에서) 잔치 잔치 열렸네!

by taesu

주말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은 간단하게


토스트와 커피 한 잔 하고,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킨다.


청소기를 돌리고 구석구석 쌓인 먼지도 털어보고,


베개커버, 이불커버 벗겨서 세탁을 하고,


베개솜은 테라스에 꺼내 햇빛소독을 한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데 건조기에서


갓 나온 빨래를 안고 나오면 후 하고 숨을 뱉게 된다.


따뜻하고 뽀송뽀송한 빨래를 꺼내 거실에 펼치면


식구들은 빨래 주변으로 앉는다.


둘러앉아 자기 빨래를 개고 제자리에 찾아 넣고


나면 어느새 11시.


한낮이 되려면 그래도 좀 남았는데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걸 보니 여름은 여름이다.


온 가족이 노동을 했으니 이럴 땐 새참을 먹어야지.


땀을 낸 김에 번거로워도 육수를 만든다.


디포리, 다시마, 국간장을 넣고 물은 500ml만.


주중에 먹고 남은 집에 있는 자투리 야채가 있다면 그 야채들도 툭툭 썰어 넣는다.


(요즘은 코인육수가 워낙에 잘 나와서


굳이 육수를 낼 일은 별로 없다.


코인 육수를 쓰거나 혹은 시장국숫집에서 파는


육수를 사 와서 소분해서 얼려놓기도 한다.)


육수가 먼저 끓여두고 본격적으로 국수를 삶아보자.


비빔이라면 중면이 좋겠지만


잔치국수는 모름지기 소면이지.


육수가 삶아지는 동안 마른국수를


한 움큼 잡아 삶는다.


(동전만큼 잡으면 1인분이라지만 알면서도


조금만 더 삶자하며 늘 1인분쯤 더 삶게 되는 건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끓는 물에 국수를 촤라락! 하고 펼쳐 넣는다.


국수가 냄비 안으로 들어가 보글보글 끓어 넘치면


차가운 물을 부어 달랜다.


두 번 더 국수가 넘치고 달래기를 반복하면


국수 삶기는 끝났다.


차가운 물에 바락바락 치대서 전분을 뺀다.


번거롭지만 이 과정을 생략한다면 밀가루


풋내가 나기 때문에 국수 삶을 때


가장 중요한 과정은 국수 씻기라 할 수 있지.


세네 번 헹궈낸 국수는 건져 체에 밭쳐둔다.


팔팔 끓여놓은 육수는 꺼내 한 김 식혀두고


취향에 따라 계란지단 김가루 등 고명을 준비한다.


넓은 그릇에 국수를 돌돌 말아 담고


고명들을 차례로 올리고,

얼음을 넣어야 하니 육수는 간은 평소보다 짜게-


얼음을 넉넉히 넣어주면 차가운 잔치국수 완성.


휘휘 저어 후루룩!


한 입 먹으면 머리까지 시원해진다.


바로 이 맛이지!


여름아,니가 아무리 더워봐라. 에어컨 트나!


국수 삶아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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