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속에서) 잔치 잔치 열렸네!
주말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은 간단하게
토스트와 커피 한 잔 하고,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킨다.
청소기를 돌리고 구석구석 쌓인 먼지도 털어보고,
베개커버, 이불커버 벗겨서 세탁을 하고,
베개솜은 테라스에 꺼내 햇빛소독을 한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데 건조기에서
갓 나온 빨래를 안고 나오면 후 하고 숨을 뱉게 된다.
따뜻하고 뽀송뽀송한 빨래를 꺼내 거실에 펼치면
식구들은 빨래 주변으로 앉는다.
둘러앉아 자기 빨래를 개고 제자리에 찾아 넣고
나면 어느새 11시.
한낮이 되려면 그래도 좀 남았는데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걸 보니 여름은 여름이다.
온 가족이 노동을 했으니 이럴 땐 새참을 먹어야지.
땀을 낸 김에 번거로워도 육수를 만든다.
디포리, 다시마, 국간장을 넣고 물은 500ml만.
주중에 먹고 남은 집에 있는 자투리 야채가 있다면 그 야채들도 툭툭 썰어 넣는다.
(요즘은 코인육수가 워낙에 잘 나와서
굳이 육수를 낼 일은 별로 없다.
코인 육수를 쓰거나 혹은 시장국숫집에서 파는
육수를 사 와서 소분해서 얼려놓기도 한다.)
육수가 먼저 끓여두고 본격적으로 국수를 삶아보자.
비빔이라면 중면이 좋겠지만
잔치국수는 모름지기 소면이지.
육수가 삶아지는 동안 마른국수를
한 움큼 잡아 삶는다.
(동전만큼 잡으면 1인분이라지만 알면서도
조금만 더 삶자하며 늘 1인분쯤 더 삶게 되는 건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끓는 물에 국수를 촤라락! 하고 펼쳐 넣는다.
국수가 냄비 안으로 들어가 보글보글 끓어 넘치면
차가운 물을 부어 달랜다.
두 번 더 국수가 넘치고 달래기를 반복하면
국수 삶기는 끝났다.
차가운 물에 바락바락 치대서 전분을 뺀다.
번거롭지만 이 과정을 생략한다면 밀가루
풋내가 나기 때문에 국수 삶을 때
가장 중요한 과정은 국수 씻기라 할 수 있지.
세네 번 헹궈낸 국수는 건져 체에 밭쳐둔다.
팔팔 끓여놓은 육수는 꺼내 한 김 식혀두고
취향에 따라 계란지단 김가루 등 고명을 준비한다.
넓은 그릇에 국수를 돌돌 말아 담고
고명들을 차례로 올리고,
얼음을 넣어야 하니 육수는 간은 평소보다 짜게-
얼음을 넉넉히 넣어주면 차가운 잔치국수 완성.
휘휘 저어 후루룩!
한 입 먹으면 머리까지 시원해진다.
바로 이 맛이지!
여름아,니가 아무리 더워봐라. 에어컨 트나!
국수 삶아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