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여름 일기 02화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토마토.

진짜 완숙토마토

by taesu

기러기 토마토 인도인 스위스 별똥별 역삼역 우영우,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중 )


그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토마토.


비닐하우스 덕분에 1년 내내 토마토를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제철 토마토의 맛과는 비교할 수 없지.


사실 나의 토마토 먹방은 봄부터 시작되는데

그 시작은 바로 짭짤이 토마토.


짭짤이 토마토는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서 재배되어 ‘대저‘토마토 또는 맛있게 짭짤한 그 맛에서 딴 이름

짭짤이‘ 토마토로 불리운다.


대저지역은 바닷바람과 일교차가 크고,

토양에 염분이 많은 지역이라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으면서 짭짜름한 맛이 난다.


단짠단짠이라는 말도 있듯이

일반 토마토보다 토마토의 풍미가 폭발한달까,


다른 토마토에 비해서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잠깐 나왔다 들어가기 때문에

망설임은 아쉬움과 후회만 더 할 뿐이니 보이는 대로 사야 한다.


대저 토마토가 지나고 나면

‘토마토와 ’ 완숙‘토마토가 온다.


찰 토마토는 성장초기에 수확되고

완숙토마토는 이름처럼 완전히 성장 후 수확이 된다.


찰토마토는 일반 토마토보다 단단한 편이라

단맛이 강하고 아삭한 편이라 나는 샐러드로나

카프레제로 먹는 편.


방울토마토, 대저토마토, 찰토마토도 좋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진짜 완숙 토마토이다.


사실 요즘은 유통 때문에 ‘진짜 완숙토마토’를

먹기가 어렵다.


내가 좋아하는 진짜 완숙 토마토는 더운 여름

노지에서 자란 것으로 하루만 더 두면 터져서

쩍 하고 갈라질 토마토다.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먹는 것도 좋지만

여름 햇살에 적당히 미지근해진 토마토만큼

맛있는 토마토는 없다.


큰고모가 살아계실 땐 금요일 저녁 시외버스를 타고 경북 의성에 있는 시골집으로 갔다.


해가 중천에 뜨거나 말거나 모른 척하고 누워있다가

더워서 더는 못 자겠다 싶을 때쯤 일어난다.


세수도 양치도 하지 않고,

아무렇게 벗어둔 슬리퍼를 끌고

마당 한편에 있던 텃밭으로 향한다.


고추 좀 따 놓으라는 심부름 같은 건 잊은 지 오래.

흐트러진 머리는 대충 굴러다니던 노란 고무줄로 묶고,

배를 벅벅 긁으며 토마토사냥을 간다.


어떤 걸 따 먹어볼까 노려보고 있다가

이놈이다 싶은 걸 툭! 따다가 한 입 크게 와앙-

향긋하고 달큰한 토마토의 과즙이 입안에 퍼지고

아무리 조심해도 입가에 줄줄 흐르는 건 막을 수 없지.


게걸스럽게 토마토를 먹어치우고는

토마토 꼭지는 휙-하고 밭에다 던져버리는 것이 국룰.


뭐 맛있는 거라도 먹나 싶어 쫄랑쫄랑 쫓아온 강아지는 연신 내 손을 핥아대고, 낮잠이나 한숨 더 잘까 싶지만 등짝 스매싱 맞기 싫으면 고추를 따놓고,

물도 주어야지.


이제는 갈라지도록 익어버린 토마토를 따먹을 일은 없겠지만 어떤 토마토를 좋아하냐라고 물어본다면

언제나 내 답은 한 여름 밭에서 딴 미지근한 ‘진짜‘ 완숙 토마토.


내년엔 나도 화분에 토마토를 심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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