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주차_시나브로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출근길 위에서
베란다 문을 열면 오히려 따뜻한 공기가 느껴지는 아침. 월요일이 오면 출근하는 일이 다시 어색해진다. 아침을 챙겨 먹는 것조차 낯선 기분으로 주방으로 가서.
냉동낙지볶음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양배추를 작게 썰어 그 위에 케찹과 마요네즈를 뿌리고, 어제 배달시켜 먹고 남은 마라샹궈를 데우고, 파김치를 꺼내고, 방울토마토 다섯 알을 씻어내고, 아몬드우유를 컵에 담았다.
역시 자켓 입기 더운 날씨인 오늘은 하늘이 잔뜩 흐리다. 시리(Siri)에게 오늘 비가 오는지 물으니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비가 내린단다. 혹시 몰라 우산을 챙겨 들고 나선 아침의 출근길.(22.04.25)
요즘 들어 일찍 잠에 들곤 하니 일찍 일어나는 일이 버겁지 않다. 창문 열고 자도 더 이상 춥지 않고, 해도 일찍 뜨는 요즘,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계절을 실감하는 아침에 오늘도 나는.
냉동차돌깍두기볶음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한입떡갈비를 데우고, 간편미역국블록에 뜨거운 물을 붓고, 구운김과 파김치를 꺼내고, 방울토마토와 아몬드우유를 준비했다.
시리(Siri)에게 오늘 비 오는지 물으니 비올 확률 0%라는 대답에 우산 없이 밖을 나서고. 후덥지근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벌써 목 뒤로 땀이 나기 시작하고, 마스크가 갑갑해지는 아침. 초록잎으로 무성한 나무들이 많이 보이고, 길가 낮은 화단에는 색색의 진달래가 피어 있고. 시나브로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출근길 위에서.(22.04.26)
행복한 저녁의 시간이 꿈처럼 지나고 또 새로이 맞이하는 아침. 어제는 술도 마셨고, 조금 늦게 잤는데도 몸이 가벼워 시작이 좋은 아침. 여느 아침처럼 또바기 주방으로 가서.
냉동곤드레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간편미역국블록에 뜨거운 물을 붓고, 구운김과 파김치를 꺼내고, 냉동함박스테이크 하나를 데우고, 그 위에 데미그라스소스를 얹고, 바나나를 먹기 좋게 자르고, 아몬드우유를 컵에 따르면 오늘의 아침밥 완성.
오늘도 시리는 비 올 확률이 0%라 알려주고, 하늘은 푸르고, 산책로 입구에는 못 보던 꽃들이 예쁘게 피어 있고, 다리 너머로 보이는 개천의 풍경이 매우 아름다운 출근길을 천천히 걸으며.(22.04.27)
어제는 오랜만에 피티를 받았고, 오랜만에 느끼는 근육통에 왠지 기분 좋은 아침.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조금 풀고는 오늘도 주방으로 가서.
냉동곤드레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엄마표 가자미조림을 한소끔 끓이고, 비엔나소시지를 데우고, 파김치를 꺼내고, 방울토마토 다섯 알을 씻어내고, 두유 한 팩과 그릭요거트를 꺼내놓으면 오늘의 아침 준비 끝.
어제보단 기온이 조금 내려갔지만 여전히 더울 것 같아 드디어 자켓을 입지 않은 채 밖으로 나왔다. 가벼운 복장으로 나온 터라 몸도 마음도 가벼운 출근길.(22.04.28)
어제는 신나게 라켓을 휘둘렀더니 또 온몸이 뻐근하지만 한 시간 더 잘 수 있어 상쾌한 아침.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모습을 창 너머로 보는 순간이 좋은 아침. 지난밤에 컵라면을 두 개나 끓여 먹었지만, 어김없이 배가 고픈 아침에 냉장고 문을 열고.
냉동 곤드레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엄마가 주신 찜닭 냉동시킨 걸 해동해서 냄비에 넣어 푹 끓여내고, 파김치를 꺼내고, 방울토마토와 아몬드우유를 준비했다.
일찍 일어나 천천히 오늘의 일정을 시작하는 아침. 아침 먹은 설거지를 곧바로 하고, 빨래를 돌리고, 영양제를 챙겨 먹고, 짐을 챙기는 아침. 오랜만에 캡슐커피 한 잔 내려 비 오는 풍경을 가만히 내려다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휴가자의 아침.(22.04.29)
어제는 술도 마셨고,
조금 늦게 잤는데도
몸이 가벼워
시작이 좋은 아침.
여느 아침처럼
또바기
주방으로 가서.
글, 사진 / 나무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