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주차_다가올 여름의 순간들을 기대하면서
오늘따라 눈이 일찍 뜨였다. 여독이 남아 있을 텐데도 가뿐하게 일어났다. 지난 주말 이곳저곳 열심히도 돌아다녀서 그런지 집이 낯설다. 아직 정리하지 않은 짐들이 덩그러니 놓여 있고, 헛헛한 내 마음도 바닥 위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 든다. 일찍 일어나서 좀 더 여유롭게 냉장고 문을 열고.
냉동곤드레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양배추를 작게 잘라 그 위에 마요네즈를 뿌리고, 민들레김치와 갓김치를 꺼내고, 비엔나소시지 여섯 알을 데우고, ABC주스 두 팩을 유리컵에 따르고, 그릭요거트 한 개를 준비했다.
새로운 달의 기록모임이 시작되었고, 작심 4월에 돌입했다. 그동안 해오던 아침밥과 산보의 기록을 계속해서 이어가려 한다. 꾸준히 무엇을 한다는 것, 변치않는 마음을 이어간다는 건 처음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기억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두르지 않고, 나는 나의 길을 우직하게 가겠다.(22.04.18)
어제 일찍 잤는데도 침대에서 일어나는 게 힘겨운 아침. 아무래도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아서일까. 이런저런 핑계만 늘어나는 요즘. 오늘은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는 주방으로 들어가서.
냉동곤드레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한입떡갈비를 데우고, 양배추를 작게 잘라 그 위에 마요네즈를 뿌리고, 파김치를 꺼내고, 그릭요거트와 아몬드우유를 준비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목과 등 뒤로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아침 출근길.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게 느껴지고, 오늘은 어떻게든 정말로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는 지하철에 오르고.(22.04.19)
또다시 출장의 아침이 밝았다. 일찍 자서 그런지 일찍 눈이 뜨였고, 지난밤 준비를 다 마친 덕에 한결 여유로웠다. 3일간 낯선 곳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아침 잘 챙겨 먹고 묵묵히 내 할 일을 해야지 생각하며 오늘도 냉장고 문을 열고.
냉동 오징어삼겹볶음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양배추를 작게 썰어 그 위에 마요네즈를 뿌리고, 한입떡갈비를 데우고, 파김치를 꺼내고, 아몬드우유를 컵에 따르고, 그릭요거트 하나를 준비했다.
어제는 베란다 문을 열고 잤고, 아침 출근길도 역시 조금 덥게 느껴졌다. 남쪽으로 가면 더 더울 것 같아 조금 걱정되지만, 먼저 온 봄을 만났던 것처럼 여름도 미리 만나고 온다고 생각하기로. 다가올 여름의 순간들을 기대하면서.(22.04.20)
출장 둘째 날이 밝았다.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으나 종내 해는 구름에 가려져 보지 못하고. 저 멀리 붉은 점을 응시하며 쉼 없이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며. 상쾌한 기분으로 출근 준비를 마치고 식당으로.
현장 직원들이 자주 간다는 식당이었고, 아침 백반 한상이 나왔다. 여러 가지 반찬과 된장찌개와 김칫국이 나오고, 동그란 계란후라이 서비스까지.
든든히 먹고 시작하는 오늘의 출근길은 바다를 끼고 달리는 차 안. 바다 위 배들이 유유히 떠다니는 것을 보다가 아침에 듣던 파도소리를 가만히 귀 기울여 보는 목요일 아침.(22.04.21)
일찍이 둥근 해를 보고 식당에서 둥근 그릇들을 마주하니 더욱 반가운 오늘의 아침밥. 어제 대부분의 업무를 마쳐서 오늘 아침에는 가볍게 회의만 마치고 올라가는 일정이라 홀가분한 기분으로.
계란순두부국과 된장찌개와 계란후라이와 소불고기와 여러 가지 반찬들 그리고 숭늉까지 나오고.
든든히 먹고 오늘의 출장 무사히 마치고 다시 서울로!(22.04.22)
일찍이 둥근 해를 보고
식당에서 둥근 그릇들을 마주하니
더욱 반가운
오늘의 아침밥
글, 사진 / 나무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