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임대차계약 신고 시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되므로 계약서에 확정일자 도장을 받지 않은 경우 신고필증을 출력하면 된다_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 (신고 및 필증 출력)
2. 전입세대열람내역서_ 주민센터발급(보증 신청일 기준 1개월 이내 발급한 것)
3. 확정일자부여현황_ 주민센터발급
4. 보증금 입금 영수증 (일반적으로 부동산에서 줌)혹은 계좌이체 내역
5. 등기부등본_ '말소사항 포함' (건물/토지)_인터넷등기소
6. 건축물대장_정부 24 (임대차 계약 시 지급받은 서류 제출 가능)
7. 신분증 & 주민등록등본 (보증 신청일 기준 1개월 이내 발급한 것)_정부 24 ;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모두 표시
8. 전세대출 자금 운용 시 은행 확인 서류 (공사양식에 기입하여 제출)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은 관할 '지사' 방문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 이행청구는 관할 '관리센터' 방문
"선생님, 계약금 영수증만 제출하셨는데 잔금 영수증도 가지고 오셨죠?"
아뿔싸, 다 준비한 줄 알았는데 전세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나는 서류가 미비하다는 직원의 말에 갑자기 머리가 하얘졌다. 가져간 서류를 뒤적이며 기억을 더듬는다.
-아뇨, 저희 부동산에 들를 필요 없고 잔금 입금하고 문자만 주세요-
그래, 그날 부동산에 들르지 않았으니 잔금 영수증은 없다. 여태껏 잔금 지급은 부동산에서 진행하고 중개사가 챙겨주는 잔금지급 영수증을 받아왔던 터라 당연히 이번에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은행어플로 이체내역 캡처해서 앞의 메일 주소로 보내주세요."
헛걸음하지 말라고 자세하게 방법을 알려 준다.
"선생님, 임대인 계좌번호 나와야 합니다."
긴장한 탓인지, 이미 머릿속은 백지상태다. 입금내역과 계좌번호를 확인하고 캡쳐본을 직원의 메일로 보냈다. 어려운 일이 아닌데 머리가 하얘진 탓에 조금 헤맸다.
보증보험 때문에라도 잔금 영수증은 부동산에서 의례 챙겨주는 서류이지만 여태 안 받은 것도 몰랐던 내 탓이다.
"선생님, 그리고 등기부등본 건물, 토지 다시 뽑아 주세요. 말소사항 포함되어야 합니다."
부동산에서 계약서 작성 날 받은 등기부등본을 그대로 가져갔더니 아무 쓸모가 없다. 보증보험서류까지 확인하고 준비해 주는 부동산과 거래해 왔지만, 이번에는쓸모가 조금 미미하다.
집에 가는 길에 들러멱살잡을 일도 아니니 수습하면 된다. 다행히 나 같은 임차인이 허다한지 보증보험공사 사무실 뒤편에는 출력이 가능한 데스크톱이 있었다. 당황한 탓인지 아니면 화가 난 탓인지 머리로 피 한 방울 올라가지 않는다. 공인중개사무소도 결국 서비스업이다. 모든 중개소가 같은 선상에서 맞춤하게 움직여 주지 않는다. '등본만 출력해서 이 파일 고대로 보증보험공사에 제출하시면 됩니다'하며 야무지게 준비해 준 전에 살던 동네 중개인이 떠올랐다. 그는 예민하고 깐깐하며 고집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이런 면에선 누구보다 완벽한 중개인이었던 것이다.
보증보험공사 A4용지를 조금 축낸 뒤,접수가 가능하니 서류를 작성하자 했을 때는 이미 진이 다 빠진 탓에 달달 손을 떨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손으로 꾹 꾹 눌러쓰니 필체도 엉망이다.
처음부터 부동산이 준 서류는 계약서를 제외하고 모두 내 손으로 준비했다면 이렇게 당황할 일도 없었다. 그리고 수습했으니, 이제 그만 좀 넋이 돌아와야 하는데 여전히 빙구모드에서 헤어 나올 생각이 없다.
반푼이 뇌만 가지고 힘겹게 서류작성을 끝내니 접수가 완료되었다는 안내와 함께 전세금상환이 어려운 경우, 해야 할 일을 간략히 알려준다. 잘 듣고 돌아오지만 보증보험 가입 때마다 속으로 하는 말이 있다.
'나한테 그런 일 또 생기면 그땐 100억 로또 당첨 퉤 퉤 퉤 무르기 없음!'
초여름 맑은 날 점심시간에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 사이를 걸으니 이제야 갈증이 느껴진다. 시원한 돌체 라떼 한 잔으로 기운을 차리고 놀란 넋에게 이제 그만 돌아오라고 손짓한다.
'어지러운 일은 내가 다 정리했어, 그러니까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불백에 냉면 사줄게.'
커피 한잔 가지고는 갈증이 가시지 않았는지 차려진 상을 받자마자 냉면사발을 들고 육수를 들이켰다. 식초와 겨자가 웬일인지 정점을 찍어 오늘 하루를 만회해 준다.
상추에 양념마늘 한 점을 올려 먹기 좋게 자른 고기 한 점에 쌈장 한 꼬집을 쌓아 우적우적 맛나게도 먹었다.
세 번 자른 냉면이 적당히 감겨 넋이 행복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간송미술관을 물어보신 어르신께 이젠 제법 동네 주민인 양 길을 알려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