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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 Dec 04. 2023

경력자는 일을 더 잘할까?

경력의 함정

   대학생 때 학생활동 하나를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한 행사를 조직하는 활동이었어요. 과거에 비슷한 행사를 디렉터로서 성공적으로 개최한 적이 있었기에 이끄는 역할을 맡았던 행사였습니다. 하지만 잘하지 못했어요.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던 그때, 제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전에는 이렇게 했어도 잘 됐는데'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부끄러운 발언이었어요. 행사가 성공적이었던 이전과는 사람과 환경 모두 달랐는데 말이죠. 저는 그걸 놓쳤습니다. 아무리 비슷한 점이 많다 한들 현재 시점에서는 과거의 성공을 단순히 참고만 해야 한다는 것을요. 여러모로 미숙함이 많았던 저의 부끄러운 실패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다행히 행사 자체는 다른 사람이 뒤이어 맡아 잘 개최되었어요.


  회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기는 듯합니다. 경력의 함정이랄까요. 경력자가 새로운 팀에 합류하면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팀에 적응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다만 그 경험이 정말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어요. 이전과는 다른 사람들과 환경이기에 직접 부딪혀 보기 전까지는 결과를 모릅니다. 그래서 조심스러워야 하지만 이전의 성공이 강렬했을수록 변화를 수용하기보다는 경험을 밀고 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과거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려 하거나 심지어는 팀의 기존 방식을 깎아내리기도 하죠. 설령 기존의 방식이 틀렸고 새로운 게 맞았다 한들 누군가의 반감을 산다면 실패한 설득이라 생각합니다. 소통에서 많은 비용이 들었다면 좋은 설득과정이었다 말하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성공의 경험은 분명 중요합니다. 이전의 문제를 잘 해결했다면 새로운 문제도 그럴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입니다.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이 미래에도 통할 거라고는 보장할 수 없습니다. 경험은 새로움을 이해하는 것에만 도움을 줄 수 있기에 늘 열린 자세로 새롭게 배워야만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과거의 경험을 온전히 버려서도 안 될 거예요. 분명 의미 있는 역사이고 유의미한 관점일 테니 활용하지 않는다면 다시 처음부터 가야 하는 비효율적인 선택입니다. 결국 과거의 경험과 미래의 새로움 속에서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 것 같아요. 참 어렵습니다.  다시는 대학생 때의 실수를 하고 싶지 않은데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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