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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중한인 Sep 15. 2019

모두 즐거운 명절을 꿈꾸며...

2019 추석 연휴의 기록

작년과는 조금은 달라진 명절을 경험한 4일간의 짧은 연휴가 끝나간다. 성묘를 가기 위해 명절 당일에 꽉 막히는 도로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제사를 지내는 장소가 바뀌며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곳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차례 음식 준비하는 주체(?)도 바뀌었고 우리도 그곳에 모이게 되었다. 장소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은 큰 상 2개를 가득 채워야 하며 그걸 준비하는 사람들은 그리 즐겁지 않았다.


모두가 즐거운 명절을 맞기 위해서는 어때야 할까라고 아내와 얘기를 나눴다. 아내는 오랜만에 얼굴을 봤으니 웃으며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 싫어할 만한 질문은 하지 말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밥은 밖에서 사 먹고!! 다음 명절의 만남을 기약하는 것이 좋겠다 하였다. 동감한다. 남녀 할 것 없이 여럿이 음식 준비를 하더라도 결국 제사와 차례를 지내는 집의 어머니와 며느리들은 부담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너도 나도 말은 하지만 차리는 입장에서는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거 같다. 그러니 차례상은 간편하게 떡, 과일,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좋아하셨을 음식 하나 정도 해서 지내고 마치면 다 같이 나가 외식을 하며 마무리하는 명절 행사를 꿈꿔본다.


이동 시간이 많이 줄어들어 우리는 예년보다 빠르게 명절 스케줄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우리를 위해 썼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무도 없는 패스트푸드점에서 모닝세트를 먹고, 나른함에 맞서지 않고 낮잠을 즐겼으며, 책을 각자 2권씩 완독 했다. 그리고 언제 방치해뒀었는지 까맣게 잊고 있던 Final Fantasy I을 클리어했다. 거기에 더해 멍하니 침대에 누워 창 밖 하늘도 보게 되었다.

멍하니 파란 하늘 보기.. 여유여유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은 고생한 며느리 아내에게 좋은 음식 대접이 하고 싶어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갔다. 밥을 먹으며 아내에게 물었다. 바뀐 명절 스케줄을 보내보니 어떠냐고. 이동 시간이 짧아지고 잠도 집에서 잘 수 있어 조금은 덜 힘들었지만 그래도 장시간 가사 노동으로 인한 무릎, 관절 통증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명절이라는 부담감은 덜어지지 않았다 했다. 다만 결혼 초기 제사나 집안 행사는 무조건 해야 한다는 뻣뻣했던 내가 지금은 아내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게 이번 명절을 무사히 마치게 되는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위로의 밥상이 아닌 명절 맞이 좋은 음식 사먹기를 희망희망


명확하게 느껴지진 않지만 조금씩 세상은 바뀌고 있다. 하지만 너무 느려 모두의 좋은 시절이 다 흘러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모두가 즐거운 명절이 조금이라도 빨리 오길 바란다. 명절에 고생한 누구에게 위로가 필요한 날이 아니라 축제로서 즐기는 명절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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