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말이죠, 꼭 책 읽고 공부하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여러 가지 일로 밖으로 외출했다. 그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시간적 공백이 생겼다. 그래서 어딘가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럴 때가 왕왕 있다.
사람을 만나는데 너무 일찍 나왔다거나, 가고 싶은 카페가 아직 오픈할 시간이 안되었을 때 어떻게 할지 막막해진다. 그렇다고 카페로 들어가기엔 여의치는 않다. 사람을 만나면 또 카페에 가야 하고, 가고 싶은 카페에 가야 하는데 다른 카페를 간다면 그곳에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때 가까이에 도서관이 있으면 횡재다 싶다.
요즘 작은 도서관이라고 해서 지하철역이나 마을 어귀에 도서관이 있을 때가 있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부산대에서 약속이 잡히거나 카페가 있다면 이곳의 도서관을 이용하면 된다. 지하철역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두 곳이나 있기 때문이다. '북 뱅크', '북 파크' 공간도 잘 꾸며져 있고, 서가에 책도 제법 있어서 도서관의 역할을 정확히 하고 있다. 공부할 수 있는 공간도 가지고 있으니 앞서 말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머물기 딱! 좋은 장소다. 이곳뿐만 아니라 구서역, 장전역, 온천장 역에도 역을 나서거나 역사 안에 도서관이 있다. 그러다 보니 이 부근에서 약속이 있을 때는 딱히 장소에 대한 걱정이 없다. 도서관에 가면 되니까 말이다.
예전에는 도서관이 가까이 있다고 해서 그런 좋은 점이 있는지 몰랐다. 도서관은 책을 읽어야 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했고, 공부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했지 빈 시간을 그곳에서 보낼 수 있다는 생각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들어가기가 어색한, 아니 어려운 장소로 생각했으니 말이다. 이제야 다른 용도로 이용해도 괜찮다는 걸 알았다는 게 조금 억울한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잘 이용하면 좋지 않겠는가. 나는 대상을 하나의 목적으로만 생각하는 것보다 활용에 좀 더 생각을 확장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오늘도 가려고 했던 카페 오픈 시간까지 도서관에서 책을 즐기다 왔다. 이 얼마나 편한 곳인가. 지금도 잘 이용하고 있지만 이런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