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번역마감중인어느번역가의일상
5월 17일 마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금은 함께 작업하는 선생님과 번역본 초고 리뷰 중. 정말 마감이 멀지 않아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작업을 포함해서 최근 개인적으로 이어오고 있던 프로젝트들이 종료를 앞두고 있어서 벌써부터 고민이 많다. 7년 차가 되어서도 모종의 불안감을 안고 가야 한다니 왜인지 억울하지만 다 비슷할 거라 생각하면서 솟구쳐 오르는 마음들을 꾹꾹 누르고 눈앞의 것에만 집중하려 하고 있다. 성경 구절 중 '내일의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라는 말이 있다. 오늘은 오늘의 것만 염려하며 살기에 충분하다. 내일로 가면, 내일의 내가, 내일의 일을 또 염려한다. 그러니 굳이 오늘, 내일의 것까지 끌어와서 염려할 필요는 없다.
마크 트웨인도 말했지만, 내가 걱정 한 스푼 보탠다고 해서 세상 만사가 잘 돌아가는 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걱정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수고는 헛된 것이다. 그래도 아예 안 하고 살지는 못하겠다면 걱정의 범위를 오늘로 한정하자. 일은 또 들어 오겠지.
+) 추가 일화
예로, 곧 다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공항라운지 혜택이 있는 카드 여러 장을 발급받았는데 한 카드의 배송이 늦어지는 바람에 카드 실적을 채워 라운지에 입장하려던 내 계획이 빗나갔다. 나는 수요일부터 배송조회 사이트를 클릭하며 매일을 걱정했다. 내 걱정이 보탬이 됐다면 카드는 목요일에 왔어야 했다. 하지만 카드는 주말을 넘긴 다음 주 월요일에 왔다. 종일 망했다를 외쳤다. 하지만 추가 발급 없이 해결 방법을 찾았고, 곧 라운지 입장권을 발급받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 걱정하는 일이 도움을 준 것을 굳이 꼽으라면, '카드가 늦게 오면 어쩌지'라는 염려가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할까'로 이어지게 해준 것뿐이다. 그 대신 나는 이 도움의 세네 배에 달하는 스트레스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