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힐링 타임
머리가 복잡해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잠시 잊고 싶거나
업무가 바빠 어떤 방식으로든 힐링을 하고 싶을 때
나는 추리소설을 읽는다.
어릴 때부터 추리소설은 잡념에 빠지지 않고 몇시간을 몰두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올 한 해 업무 추진실적들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비대면 성과나눔한마당 주간을 운영하고,
우리 청 내년도 업무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여러번의 회의와 수정을 거쳐 인쇄본을 발간, 교장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업무 설명회를 실시했다.
학교지원 시범지구때문에 행정과와 성과없는 협의회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각종 평가 보고서 작성과 재정 집행 마감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던 날,
얼마전 받은 히가시노게이고의 최신작 '블랙쇼맨과 이름없는 마을의 살인'을 꺼내들었다.
읽기 시작한 시각 밤 9시 30분
총 528페이지
읽기를 마친 시각 새벽 1시 30분
역시 술술 읽혔다.
그리고 그 네시간동안은 정말 다른 생각할 겨를없이 책 속에 빠져들었다.
코로나 19로 어지러운 시국에 도쿄에 살고 있던 마요는
결혼을 앞두고 16년만에 열리는 중학교 동창회로 고민하던중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게 되고 경황없이 고향으로 향한다.
이름도 관광명소도 없는 마을에서 아버지는 존경받는 교사였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만난 마술사 출신 삼촌 다케시와 의기투합해가며
독자적으로 사건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손재주가 범죄자급인 삼촌, 불법 녹음에 가짜 증언까지 대담한 수사가 이어지고...
추리소설이라 결말은 패스.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잡화점의 기적, 백야행, 라플라스의 마녀, 악의, 가면산장 살인사건, 마력의 태동, 기린의 날개, 위험한 비너스, 수상한 사람들...
그동안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번 소설에서 등장한 마술사 다케시는 작가가 주로 등장시켰던 가가 형사처럼
아마도 앞으로의 소설속에서 자주 보게 되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