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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미용 Feb 18. 2021

살다보니

어느새 반백살

살다보니

세상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점점 느끼게된다,

나는 삶이 나이들수록 견고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겉모습이 노화되듯 내마음도 느슨해지는 거였다.

그게 세상의 이치임을 어쩌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싶었겠지, 근데 이제는 조금 알것 같다.  이제 조금.


20대엔 패기로

30대엔 열정으로

40대엔 익숙함과 노련함으로

50대엔?

점점 주변에 내 좁은 속내를 터놓을 사람이 없어지고

그럼에도 헤아려야할 것이 많아지는데

마음은 어릴 적 그대로라면, 그땐 어찌해야하는걸까

50대엔 나대로, 나 생긴대로 살아야하는거다.

훌륭한 누군가를 흉내내는 것도 아니고

젊은 누군가의 열정을 따라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나 생긴대로, 내가 하던대로, 그런데 좀더 깊이있게.


권력이나 정치적인 것에 관심도 욕심도 없었다.

그건 지금도 같다.

그러나 시간이 내게 준 경험과 교훈과 아픔과 성찰이

어쩌면 나를 세속적으로 만든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과연 초심으로 살고 있는걸까

삶의 옳은 방향이라는 것이 과연 어느 것일까


그저,나대로, 내방식대로, 나 태어난대로, 내 팔자대로

그렇게 나 살고 있는게 아닐까

그럼 되는거 아닐까

하다가도

좀더 편한 또다른 미래를 그려보기도했다.

그러나, 결국 남은 50이후는

나대로, 가장 나를 빛내는 모습으로

살아보기로했다.


삶은 새옹지마이다.

그리고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어느 날의 소나기처럼 짧은 울음이어도 좋고,

한여름의 장마처럼 조금은 긴 슬픔이어도 좋다.

마음에 너무 오래 머금고만 있어서 큰 멍이 생기기 전에 쏟아내야 한다.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고 해서 진짜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이유의 눈물도 마음이 약해서 나오는 것은 없다.

아무리 강한 마음이더라도, 몰아치는 힘듦을 잠깐 내려놓을 순간은 필요한 법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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