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은 음식을 자연상태에서 그대로 두어 스스로 분자구조를 작게 분해하는 과정이다. 이때 효소, 세균의 효소 등에 의해 숙성이 되는 과정을 발효라고 한다.
-네이버에서 위키백과-
매년 매실을 담가오다가 매실청이 많이 남아 근 3년 만에 매실청을 담갔다. 보통은 10kg씩 담그는데 남아있는 매실청이 거의 없기도 했고 어느새 감칠맛을 알아버린 딸아이가 매실을 애용하다 보니 올해는 양을 배로 늘려서 담그게 되었다.
사진이 잘 보일지 모르겠지만 네 통의 매실은 발효 속도가 조금씩 다르다. 바깥쪽 통과 연두색 통이 가장 빠르고 그다음이 황설탕으로 담근 통 마지막이 백설탕으로 담근 통이다. 발효가 제일 빠른 두 통엔 올리고당을 조금 첨가했다. 유투버에 오랫동안 매실청을 담가온 분의 레시피를 참고했다.
매실청을 담그고 며칠에 한 번씩 아래위로 잘 저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설탕에 잘 재워지지 않은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발효에 차이를 보인다. 그렇게 위아래를 섞어 주길 반복하다 100일의 시간을 보내고 매실알갱이를 걸러주면 달큼한 매실청이 만들어진다.
100여 일의 시간에 효소가 작용해서 매실은 매실청이라는 새로운 존재가 된다. 숙성이라는 과정을 거쳐온 결과다. 생과는 시어서 그냥 먹을 순 없지만 숙성되어 매실청이 되고 보니 배앓이에도 쓰이고 우리 집 같은 경우엔 김치를 비롯한 각종요리에 조미료로 그 쓰임을 다하고 있다.
나이 50을 넘기고 보니 사람도 숙성의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 아니 사람은 성숙이라는 표현이 옳다. 저마다의 인생길이 다 같을 수 없기에 어떤 이는 조금은 평탄한 길을 걸어오기도 했을 테고 또 어떤 이는 눈보라에 폭풍우 휘몰아치는 길을 헤치고 오기도 했을 것이다.
그 길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걸어오면서 매실이 숙성되어 달큼한 향을 풍기듯이 성숙되고 성장되어 다음 길에선 조금은 덜 아프고 조금은 덜 고되게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음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