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자화상’에서
제주도에 2박 3일 다녀왔다.
나름 날씨 요정으로 통하는데 하루는 통했고 나머지 이틀은 바람 싸대기의 나날이었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하루를 꽉꽉 바람을 처맞다 보니
윤동주 자화상 한 소절이 생각났다.
만주에서 나고자란 윤동주 시인을 키운 바람은 더 차디찼겠지만…
꼭 들어찬 무거운 바람이 시종일관 불어대는 제주에서 산다면 바람이 몸속에 층층이 쌓이는 건 아닐까 했다.
여행 내내 나를 들고 나던 바람처럼
내 하루 동안 들고 나던 것들은 차곡차곡 쌓인다 내 안에
오늘 내 안에는 어떤 것들이 쌓였을까
제주도 바람의 감각을 떠올리며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