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도 모르는 카피에서 지워야 할 3가지

카피에서 쓰는 것보다 지우는 게 더 중요하다!?

by 고희수

좋은 카피를 쓰기 위해서는 눈길을 사로잡는 참신한 표현, 손을 멈추게 하는 자극적인 단어처럼 어떤 요소를 넣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정말 좋은 카피는 지우는 데서 완성된다. 많은 걸 담으려 할수록 카피는 산으로 간다. 카피의 목적은 간결하면서도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물론 ChatGPT를 통해 간결한 카피를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다년간 ChatGPT를 사용해 본 결과. 마지막엔 카피라이터의 검수가 필요한 영역이 있었다. 꼭 AI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카피라이터가 아니더라도. 간결하고 정확한 글쓰기를 원하는 분들이라면 꼭 알아야 할, 카피에서 지워야 할 3가지를 소개해보겠다.


1. 투머치 토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자랑할 게 너무 많은 경우다. 필수 원칙은 아니지만, 카피를 쓸 때 한 문장에는 하나의 내용만 담는 걸 권장한다. ChatGPT로 카피를 쓸 때도 제품의 특성을 여러 가지 나열해서 ChatGPT에게 주면 우선순위를 그 모든 키워드를 사용하는데 써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주요 표현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지워보자.

서울대 의대 출신 20년 척추 전문의가 만든 경추베개

경추베개에 만든 사람의 권위를 더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카피다. 서울대 의대, 20년 경력 의사 선생님. 모두 설득력 있는 요소다. 하지만 경추베개의 핵심 기능을 고려해 하나의 키워드만 남겨보자. 경추베개를 사용하는 이유는 잘 때 목과 등에 무리를 주지 않는 다는 데 있다. 따라서 다양한 이력보다 핵심적인 ‘척추 전문의’만 남겨도 경추베개의 장점을 설명하는데 충분하다.

(좌) 할 말이 많은 카피 (우) 간결하게 수정한 카피


2. 구어체

구어체란 발화하는 어투를 글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구어체는 대화하듯 편안한 어투여서 덜 딱딱하게 느껴진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토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서비스에서 친근한 어투를 사용해 소비자에게 친밀감을 더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구어체 사용의 대표주자 토스

무엇보다 우리는 생각을 구어체로 하기 때문에, 쓰는 입장에서 문장을 쓸 때 구어체가 자연스럽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카피를 눈으로 읽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불친절하기 그지없다. 일단 문장의 길이가 길어지고, 핵심 단어 사이에 불필요한 여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 구어체에서 어떤 부분을 삭제하면 간결한 카피가 될 수 있을까?

유아크림부터 선크림까지 모두 드려요!

~부터/~까지(조사), 모두(부사), 드려요!(서술형 어미)를 삭제해보자. 핵심 단어인 선크림 증정을 그대로 살리면서, 불필요한 요소가 사라져 한결 의미가 잘 드러난다. 조사/부사/관형사/서술형 어미만 잘 정리해 줘도, 카피의 핵심 요소만 남긴 간결한 카피를 쓸 수 있다.

(좌) 간결해 보이지만 아직 처낼 게 남은 카피 (우) 핵심 내용만 남긴 카피

TIP. 대표적 구어체

조사 (은/는/이/가)
부사 (더욱/더/정말/너무)
관형사 (이-/그-/저-)
서술형 어미


3. 번역체 (수동표현)

영어를 필수로 교육받고 자랐기 때문일까? 영어 공부를 너무 오래 해서일까? 우리는 번역투에 익숙하다. 아마 의식하지 않으면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ChatGPT는 미국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영어 → 한국어로 직역한 표현을 빈번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번역체는 문장을 길게 만드는 주범일 뿐 아니라 국어적으로도 명백한 비문이다. 아름다운 국어습관을 위해 알아두면 좋다.

머리숱이 커버되면서 젊어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이제 자신감을 가지고 외출해요!

자연스러운 카피 같지만 위 카피에는 많은 오류가 있다. 머리숱이 바뀌기 때문에 ‘~되면서’라는 수동 표현을 '~해서' 능동 표현으로 바꿔 쓰면 더 짧고 자연스럽다. ‘~해보이는 효과(making you look younger)’ 는 영어 표현을 그대로 직역한 어투다. '젊여 보여요'라고 5자로 줄여 쓸 수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에서 부사형으로 ‘자신 있게’로 짧게 줄여 쓸 수 있다. 대부분의 수동표현은 ‘~이다/하다’로 바꿔서 고쳐 쓸 수 있다.

(좌) 아닌척 하지만 오류가 많은 문장 (우) 짧고 올바르게 쓴 카피

TIP. 대표적 번역체

~중 하나 (“one of …” 직역)
예: “이 제품은 최고의 선택 중 하나다.” → 자연스럽게는 “이 제품도 좋은 선택이다.”

~와 같은 (“such as … / like …” 직역)
예: “비타민C와 같은 영양소” → “비타민C 등 영양소”

~에 있어서 (“in terms of … / in …” 직역)
예: “품질에 있어서 최고다” → “품질이 최고다”

~를 갖고 있다 (“have …” 직역)
예: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 “다양한 기능이 있다 / 지원한다”

~하고 있다 (“be doing …” 직역)
예: “연구를 하고 있다” → 그냥 “연구한다 / 연구 중이다”

~가 있다 (“there is …” 직역)
예: “문제가 있다” → “문제가 생겼다 / 문제다”

~워 진다 (“become …” 직역)
예: “편리해진다”는 자연스럽지만, “강력해져 진다”처럼 중복으로 쓰이면 번역투 느낌 강함.


카피의 핵심은 명사의 배치에 있다. 명사의 사이를 어떻게 규정하고, 그 사이를 말이 되게 잇는 게 카피라이팅이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문장의 요소를 사용하는 것이 카피라이터의 기본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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