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이혼 후 새로운 인연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겨 있다. 일상을 공유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을 때의 감정을 잘 알고 있기에, 다시 인연을 찾기 위해 노력해 가는 모습이 참 대단해 보였다. 특히, 비슷한 취미를 가진 모임을 찾아 가입한 것은 최근에 내가 시도해 보고 싶었던 방법이기 때문에 더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 모임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했던 일들을 대화체로 직접 표현하니,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과 같이 몰입되었다. 새로운 만남을 시작할 때의 설렘을 느껴본 적이 오래되어 감정을 잊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다시 그 감정이 살아나는 것만 같았다. 책을 펼친 그 순간부터 마지막 장까지 멈추지 않고 읽었다.
얼마 전에 오래 만났던 남자 친구와 이별하고나서 한동안은 마음이 텅 빈 것만 같았다. 매일 퇴근길에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오히려 이별 후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감정도 피어났다.
사랑을 어떻게 시작하는 거였더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책 속에 나온 T처럼 마음은 없었지만, 갑자기 고백받고 사귀게 된 경우도 있었고, K처럼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서히 친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언제, 어느 순간 찾아올지는 몰라도 나는 늘 고백의 순간이 찾아오기 전에 직감했던 것 같다. 나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수 있을까?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기 때문에 브런치 스토리에서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느꼈다. 이별하고 나서 새로운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난 늘 내가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힘들었던 시간들을 무사히 지나왔고, 언제나 좋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 더 늦기 전에 헤어질 수 있었던 것도, 이별 후 마음이 힘든 순간이 문득문득 찾아와도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잘 살아 가고 있는 것도 모두 운이 좋아서라고 믿는다.
앞으로의 인생에 사랑이 없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하게 된다면 머지않은 시간 내에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은 날 지옥 속으로 몰아넣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내 삶을 빛나게 해 줬으니까.
드라마나 연애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딱 하나였다. 상대방의 마음까지는 컨트롤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내 마음의 결과는 내가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니 내 인생이라는 이 드라마가 나 역시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어차피 지금은 알 수 없다. 언제나 확신할 수 있는 건 순간순간의 내 정직한 마음뿐이었다.
언제나 선택은 늘 나로부터 시작되었다. 내가 믿는 길, 나다운 길. 수많은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나를 아낀다. 그래서 이번 선택 역시 나를 믿고 당당히 가 보기로 한다. 그와 손을 잡고, 설령 이 끝이 사랑이 아니라 해도.
<다시, 사랑>책을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