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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Jun 30. 2024

박미정 광주시의원, 후반기에 상임위원장도 못 맡는다

법적으론 이겼지만 여전히 너무 쓴 '뒷맛'

박미정 광주광역시의원은 지난 2022년 최저임금법 위반 등으로 피소됐다.


전직 사설보좌관 A씨가 "박미정 의원이 시의원들이 갹출로 마련한 사설보좌관 급여 245만 원 중 190만 원만 지급하여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지급했으며, 아들의 의류 구매 심부름 등 갑질을 했다"고 털어놨다. 또, "선거운동 과정에서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고 사설 전화방을 운영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A씨는 박 의원을 최저임금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박 의원은 "최저임금법 위반을 인지하지 못해 이를 뒤늦게 알고 지난 14일 미지급한 급여를 A씨에게 지급했고, 자신의 보좌관 B씨가 질병 치료 차 병원에서 최소한의 온라인 업무만 진행하기로 함에 따른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해 A씨와 4개월 단기계약을 맺었다"며 "보좌관 1인당 지급하기로 한 급여 245만원 중 190만 원을 A씨에게, 나머지 55만 원은 B씨에게 치료비와 온라인 업무 수당으로 나누어 모두 지급했으며, 자신이 전혀 착복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8월 8일, 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으로부터 '당직자격정지 1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나, 박 의원은 "보좌관 임금은 모두 지급됐고, 현행법 위반 여부는 다툼의 소지가 많다"며 8월 22일 민주당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광주노동청은 박 의원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박 의원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의 재수사 요청으로 두 달간 보완 수사를 벌였고 11월 15일, 사설 보좌관을 채용한 시의원을 사업주로 보기 어렵고, A씨의 실제 근로시간이 법적기준 미만인 점, 근로기준법이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둔 사업장에 적용되는 점을 고려해 무혐의로 판단, 박 의원을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박 의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시의회에서도 징계 취소 결정을 받았다.


복지엄마를 자처하던 그는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했다. 그를 혐의에서 풀어준 건 고용했던 사설보좌관이 노동자가 아니라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근로계약서를 나눴던 사실이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도덕성이었다. 그는 시의원들과 함께 돈을 모아 245만 원을 마련했으나, A씨에게는 190만 원만 줬다. 그는 나머지 돈을 B씨에게 줬다고 주장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사건이 논란이 되자 B씨를 찾아가 남은 돈을 줬다.


이 일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박 의원이 법적 대응에 성공해 징계는 면했지만 제9대 전반기에서 평의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광주시의회 내 재선 의원 중 유일하게 위원장직을 맡지 않은 의원이 된 만큼 나름의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박미정 의원은 제8대 의회에서 전반기 환경복지위원장을 맡았으나 제8대 의회 후반기에는 평의원이었고, 이 논란으로 인해 제9대 전반기 의회에서도 평의원으로 활동했다. 당초 민주당 광주광역시당 내부 지침에 따라 최소 상임위원장 당선이 유력했으나, 이 논란으로 제9대 전반기 의회에서 평의원으로 활동하게 되어 광주시의회 내 재선 의원 중 유일하게 위원장직을 맡지 않은 의원이 됐기 때문이다.


이후 제9대 후반기 의회에서 광주시의회 의장 선거에 나선 박 의원은 결선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낙선했다. 결선에는 신수정 의원(2위)과 강수훈 의원(1위)이 진출했는데 신 의원은 1차 투표에서 다른 시의원 C씨와 공동 2위를 했고 신 의원이 연장자였던 관계로 결선에 올랐다. 박미정 의원은 광주시의회 의장 선거에 나선 5명 중 5위로 꼴찌를 했다. 여성 재선 의원임에도, 초선 의원들에게도 밀려 5명 중 5위를 한 것이다.


이후 결선 투표에서는 신수정 의원이 강수훈 의원에게 승리를 거둬 광주시의회 최초의 여성 의장이 됐다.


이로 인해 광주시의회의 두 여성 재선 의원의 커리어는 확실히 갈리게 됐다.


신수정 의원은 제8대 의회에서 후반기 환경복지위원장을 지냈다. 제9대 의회에서는 전반기 교육문화위원장을 지냈고, 후반기 의장을 맡게 됐다. 상설 상임위원장 2회, 시의회 의장 1회로 확실한 커리어를 쌓았다.


그러나 박미정 의원은 제8대 의회에서 전반기 환경복지위원장을 지낸 후 후반기는 평의원으로 보냈다. 제9대 의회에서는 전반기를 평의원으로 보낸 후, 후반기에도 의장, 부의장 및 상설 상임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낼 수 없게 됐다. 상설화된 조직이 아닌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고 생각한다.


광주시의회 제9대 의회 후반기는 다음과 같이 구성됐다.


의장 : 신수정 의원

부의장 : 서용규, 채은지 의원

운영위원장 : 정다은 의원

행정자치위원장 : 안평환 의원

환경복지위원장 : 최지현 의원

산업건설위원장 : 박필순 의원

교육문화위원장 : 명진 의원


이로써, 박미정 의원은 제9대 광주시의회 후반기에도 의장, 부의장, 운영위원장 및 상설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맡지 못했으며, 제8대 의회 전반기 이후 재선 의원까지 됐음에도 6년간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의회를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그는 법적 대응을 통해 징계 처분은 피했으나 그가 징계를 받지 않은 것과 별개로, 지난 일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동료 시의원들에게 잘 알려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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