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을 연대로 바꾸는 팬덤의 미래
오늘 날 K-pop 팬덤 문화에서 가장 자주 드러나는 감정 중 하나는 질투이다. 스타의 연애 소식은 개인의 기쁨이 아니라 팬덤 전체의 분열을 불러오는 사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감정을 단순히 억압하거나 부정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지금 시대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세계적 평화이며, 그 출발점은 바로 여성들의 화합에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화합은 단순한 이해관계의 타협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아름답다고 인정하는 데서 비롯된다. 아름다움은 경쟁 속에서 비교되는 값이 아니라, 다름 속의 조화를 의미한다. 융이 말했듯, 인간의 자아는 늘 페르소나(사회적 얼굴)와 그림자(억압된 면모)를 함께 지닌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이 둘을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 상반되어 보이는 두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 온전한 자아를 이루는 과정이다. 여성의 화합도 마찬가지다. 빛나는 페르소나만이 아니라, 질투·불안·결핍이라는 그림자까지 함께 껴안으며, 그것을 서로의 성장 에너지로 바꾸어낼 때 비로소 아름다움이 완성된다.
아이돌을 둘러싼 팬덤 문화는 이 화합의 연습장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산업은 스타와 팬의 관계를 ‘가상의 연애’에 기초해왔고, 그 결과 스타의 연애는 질투와 분열을 불러왔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이 구조를 바꾼다면 어떨까? 팬과 스타가 서로를 인생 스토리를 함께 써가는 동반자로 바라보는 것이다. 스타가 사랑을 선택할 때, 팬은 그 선택을 존중하며 두 사람이 아름다운 관계를 맺도록 지지할 수 있다. 반대로 스타는 팬들에게 늘 열린 태도를 유지하며, “나는 이런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가치를 투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질투는 더 이상 배신의 신호가 아니라, 내 안에 아직 화합하지 못한 페르소나와 그림자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우리가 세계 평화를 말할 때, 그것은 추상적인 이상이 아니다. 평화는 바로 이 작은 자리에서 시작된다. 여성들이 서로를 경쟁자로 보는 대신, 서로의 빛과 그림자를 인정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다. 팬덤에서 스타와 팬이 함께 스토리를 써 내려가듯, 여성들이 서로의 다른 모습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 질투는 분열의 힘이 아니라 연대와 성장의 자원으로 전환된다.
세계 평화를 위한 가장 단순하고도 강력한 제안은 이것이다. 여성들의 화합, 그리고 그 화합의 기준을 ‘아름다움’으로 세우자. 아름다움이란 모순된 두 면을 갈라놓지 않고, 그것을 품어내는 힘이다. 팬덤 문화에서, 여성 공동체에서, 그리고 나와 타인의 관계 속에서 — 질투를 연대로 바꾸고, 그림자와 페르소나를 함께 춤추게 할 때, 우리는 더 큰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