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를 통해 이해하는 의식과 무의식

나는 누구인가: 페르소나, 그림자, 그리고 나

by dotfinity

Prologue: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


[스타 공화국]은 스타들을 통해 우리 자신을 이해해보자는 취지로 쓰는 연재물이다.

세상의 모든 금쪽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성장을 인도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오은영 선생님은 레지던트 시절 3년간 받은 '정신분석'을 통한 자신에 대한 이해를 수련한 것이 건강한 멘탈과 너른 포용력으로 이끌어주었다고 말한다. 프로이트 (Sigmund Freud)와 칼 융 (Carl Gustav Jung)에서 시작된 '무의식'의 세계를 이해하는 정신분석학은 현대 심리학을 구성하는 큰 줄기이자 내가 현재 공부하고 있는 자아초월 심리학에 큰 영향을 준 학문이다. 오은영 선생님처럼 우리도 각자의 정신을 이해한다면 모두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정신분석학의 기본은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이해이다. 의식 (Consciousness)지금 내가 알고 인지하는 것으로 '나는 파란색을 좋아해.' '퇴근은 6시야.' 같은 것을 말한다. 반면 무의식 (Unconsciousness)의식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정신작용인데 가령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 습관, 꿈, 직관, 심지어 가능성까지 포함한다. 무의식의 영역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집단 무의식 (Collective Unconscious)의 영역을 포괄하는데 인류 공통으로, 또는 삶의 단계나 각 문화에 따라 공유하는 집단 무의식이 존재한다.


당신 뿐만 아닌 인류의 오랜 숙원인 '나는 무엇인가?'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무의식의 영역을 잘 이해해야한다. 첫째로는 당신 뜻과 다른 것들을 이해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함이고, 둘째로는 인간이란 본래 역사적, 시대적, 문화적 맥락에서 존재하는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초능력, 영능력, 직관, 신성과 같은 미지의 영역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이번 연재물인 스타 공화국에서는 스타들을 통한 심리 분석, 특히 우리가 공유하는 집단 무의식에 대한 고찰을 나누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기회로 삼아보고자 한다.



#01 BTS를 통해 이해하는 의식과 무의식


칼 융은 의식의 중심이자 주체가 되는 나를 에고 (Ego)라 표현한다. (*에고는 무의식을 포함하는 중심인 셀프(Self)와는 다른 개념이며 셀프는 다른 글에서 다룬다.) 우리는 각자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 속속들이 알고있다. 하지만 타인은 그들에게 보여지는 일부의 모습만 알 수 있는데 이렇게 타인에게 보여지는 외적 인격을 가면이라는 뜻의 페르소나 (Persona)라 칭한다. 에고는 페르소나에 맞지 않는 모습들도 알고있는데 이는 남들에게는 보여서는 안 되는 모습인 그림자 (Shadow)로 억압되어 무의식의 영역으로 변화된다.


BTS는 앨범 Map of the soul을 통해 그들이 아티스트이자 스타로서 보여주고 싶은 페르소나와 그 이면의 갈등의 그림자, 그리고 이 둘 모두를 나 자신(에고)으로 수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들의 자아 정체성을 탐구하는 솔직한 여정은 그들의 성장 뿐만 아닌 세계의 팬들에게 또 한 번 위로를 주었는데 그 자세한 내용을 살펴본다. 이 앨범은 방시혁 프로듀서가 융 전문가인 Murray Stein (머리 스테인)의 저작 융의 영혼의 지도를 BTS RM에게 소개하여 BTS 멤버들이 영감을 얻었고, 프로듀서들과 저자의 검수로 함께 만들어 낸 앨범이다.


BTS는 2019년 Map of the soul: Persona 미니 앨범을 통해 그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완벽한 모습"을 먼저 발표한 뒤, 2020년 정규앨범인 Map of the soul: 7 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 이면의 그림자와 그 두 가지 모습을 통합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이번 글에서는 상징성이 있는 세 곡을 중심으로 작성하였다.



Intro : Persona - 당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 가면

Screenshot 2025-08-18 at 3.36.25 PM.png Persona는 역시 BTS의 페르소나를 만드는 RM이 맡았다.

살다보면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된다. 사랑받는 아들/딸, 열심히 공부해야하는 학생, 반장, 연인, 부모, 조직의 리더 등 역할의 형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며 우리는 본능적으로 역할을 해내기 위한 어떤 모습을 만들고,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피곤한 몸을 일탈하고 싶은 마음을 참고 책임감을 다하는 '성실한 직장인'의 이미지를 노력하며 나아가 연기한다. 스타들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직업이기에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연기한다.


RM은 Intro : Persona라는 노래를 통해, 이전의 Love Yourself 음반을 통해 전세계의 많은 팬들에게 꿈과 용기를 전하고 UN에서 세계 평화에 대한 연설을 하며 만들어온 BTS 그리고 리더 RM의 모습이 연기인지, 진짜 자기 자신인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자신의 유치한 모습도 알기에 자꾸 대단하다고 말하는 외부의 목소리에 RM은 묻는다 Who the hell am I? 그리고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다. I just wanna fly. 난 그저 멋지게 날고 싶을 뿐이야. 당신이 보는 내 모습과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은 다르지 않아.


이어지는 트랙들에서 BTS는 아티스트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들을 이야기한다. 한 사람에 하나의 역사 한 사람에 하나의 별 70억 개의 빛으로 빛나는 70억 가지의 world, 우리 모두 함께 만드는 우주이기에 모두와 빛을 내고 싶다는 마음을, So give me a remedy 멈춰버린 심장을 뛰게 할 remedy, 세상을 치유하고 싶다는 순수함을 표현하고, 다 마셔 마셔 마셔 마셔 내 술잔 다 빠져 빠져 빠져 미친 예술가에 한 잔 두 잔 예술에 취해 불러 옹헤야, 그저 무아지경으로 몰입하는 아티스트로 존재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페르소나를 노래한다.


융은 페르소나의 원천에 대해 사회의 기대와 요구에 맞추어지는 사회적 성격과 개인의 사회적 야망과 열망에 따른 사회적 모습 두 가지 측면으로 해석한다. 페르소나가 부정적이 되는 이유는 해당 역할의 모습을 자신과 지나치게 동일시 함으로써 자신의 진심을 지속적으로 무시하거나, 자신의 열망에 갇혀 타인과 제대로 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데 있다. 최근에는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사적인 관계에서 페르소나의 문제를 많이 겪는데, 이전보다 사적 관계가 중요해지고 사회적 관계와 다르게 명확한 선을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nterlude : Shadow - 당신이 숨기고 싶은 모습, 그림자

Screenshot 2025-08-19 at 12.39.29 AM.png Shadow는 힙합으로 반항력을 분출하는 SUGA가 담당했다.

페르소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연기를 하면 그림자가 생긴다. 완벽한 모습을 위해 보여지면 안되고 가려야 하는 모습들이다. 욕심, 두려움, 질투, 나약함, 증오 등 부정적인 면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거부하며 의식적으로 '이러면 안되는데,' '이건 나쁜 생각인데,' 하며 더욱 감추면 그림자는 억눌려 무의식의 영역으로 숨어버린다. 오히려 어느 순간 통제할 수 없어져 마치 지킬앤 하이드처럼 그림자의 모습이 분출되거나, 타인에게 자신이 싫어하는 억눌린 그림자를 투사해 타인을 미워하게 된다. 우리는 반드시 그림자를 마주해야한다.


SUGA는 날 것 그대로의 그림자를 표현하며 화려함 이면의 어두운 갈등을 말한다. 난 성공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이야. I wanna be the top I wanna be rich I wanna be the king 하지만 높이 날수록 추락에 대한 두려움은 점점 더 커져가. Please don’t let me shine Don’t let me down Don’t let me fly 이제는 무서워 라며 Persona "I just wanna fly"의 반대면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이내 그림자는 페르소나와 한 몸이라는 것을 직시해야한다고 용감히 소리친다. 너는 나고 나는 너야 알겠니 우린 한 몸이고 부딪히겠지


이후 앨범의 서사는 어두운 그림자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림자를 직면하고 통합해가는 과정을 표현하는데 심리학적 성장의 과정으로 매우 바람직하다. Black Swan에서는 아티스트로서 음악에 대한 열정이 식는 것에 대한 깊은 두려움을 표현한다. Inner Child에서는 어린시절 마주하지 못했던 아이를 위로하는데, 실제로 '내면아이 치유'는 심리학에서 억눌린 어린시절의 그림자를 치유하는 기법이다. 나아가 BTS는 팬덤인 ARMY의 슬픔과 그림자까지 자신들의 것으로 수용하며 외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통합의 길로 나아간다.


그림자는 플라톤 시절부터 인간의 심리를 설명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개념인데, 부정적이지만 사실 우리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성격 검사 및 의식 성장 도구인 유전자키 (Gene Keys)는 모든 특성은 Shadow 또는 Gift로 발현되는 이중성을 지닌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55번의 Shadow는 피해의식이고 Gift는 자유인데, 자신을 피해자로 가두는 무의식적 방어기제를 직면하면 날아오를 수 있는 자유로운 힘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에니어그램 역시 무의식적 동기와 두려움인 그림자를 인식하며 성장한다 말한다.



Outro : Ego - 모든 것이 다, 나

Screenshot 2025-08-20 at 6.58.38 PM.png Persona와 Shadow를 모두 수용하는 긍정의 Ego는 희망 담당 j-hope이 부른다.

에고는 앞서 설명했듯이 페르소나와 그림자와 같은 층위에 있는 개념은 아니다. 에고는 나의 의식의 중심이다. 처음 에고는 페르소나를 연기하기 위해 그림자를 무의식에 숨겨 없는 척하지만 이내 그림자를 나 자신으로 받아들인다. 무의식의 영역이 의식의 영역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무의식이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의식의 영역으로 통합될수록 자아는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자신 (Self)이 되어간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에고가 성장하는 과정을 우리는 자아가 확장된다, 의식 수준이 높아진다, 초월적 의식 형태인 영성이 커진다고 표현한다.


j-hope은 이 고뇌의 과정을 내 길은 내가 선택한다는 운명의 주체성을 자신의 Ego로 정의한다. 난 더이상 포기가 아닌 나아감을 선택할거야. 그때의 나로 포기를 선택한 삶으로 ... but ... 시간은 앞으로 흐른다는 것 ... 전부 내 운명의 선택 so we're here 내 앞을 봐 the way is shinin 내가 이 길을 갈 수 있었던건 팬들의 응원이었어. 가장 믿던 그들의 답은 내 심장으로 하나뿐인 soul 하나뿐인 smile 하나뿐인 너 세상 그 진실에 확실해진 답 이제 어떤 고난과 갈등이 와도 나 자신을 믿고 나아가겠어. Wherever my way Just trust myself


Outro : Ego는 앨범의 19곡 중 마지막 곡인데 쉽게 밝은 면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 전의 수록곡들에서 최종 Ego의 확장에 이르기까지의 처절한 여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ON과 We are Bulletproof: the Eternal 에서는 슈퍼스타로서 비추어진 너무나도 컸던 빛 이면의 고통을 7명이서 7년동안 이겨내는 것이 도전적인 순간들이 많았지만 팬들과 함께이기에 우리는 무적이고 영원히 빛나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다짐을 드러낸다. BTS만의 성장을 너머 BTS (빛)와 ARMY (그림자)를 통합하여 전체를 '나' 자체로 받아들이겠다는 확장이다.


처음 에고가 사회적 역할을 맞닥뜨리며 잘 해내고 싶어 고군분투하던 모습은 자아의 확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완벽한 신입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밤을 새고 혼자 전전긍긍하다가 부족한 면을 인정하고 팀원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터득하며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함께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다양한 역할이나 가족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BTS와 ARMY의 관계처럼 자기 자신과 상대가 더 멋진 모습으로 거듭나는 것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랑의 관계여야 올바른 성장이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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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오은영 선생님처럼 자신의 성장을 위해 정신분석을 해보고 싶어졌다면 대성공이다. 정신분석을 셀프로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인내심과 솔직함, 그리고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이다. 매일 일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돌아볼 수도 있고, BTS처럼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다만 그림자에 빠지지 않기 위해 내가 권장하고 싶은 것은 BTS가 융의 개념을 차용했듯이 건강한 자기계발의 나침반을 찾고 공부를 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식을 확장해가는 것은 참 재미있고 행복한 여정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참고 미디어

책 인간과 상징 (칼 구스타브 융)

책 융의 영혼의 지도 (머리 스타인)

MV BTS Intro : Persona

MV BTS Interlude : Shadow

MV BTS Outro : E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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