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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공작소 Jun 19. 2021

큰 아이에게 불안이 심하게 찾아왔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게 되길.

때때로 방향을 잃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혼란스럽다.

그럴 땐 어김없이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있고 그로 인해 불러일으켜진 감정들로 인해 혼탁해진다.


사람들이 계획과 규칙을, 그리고 종교를 찾는 이유는 그 안에서 질서를 발견하고 안전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불확실함에 던져지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확실한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것이 질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함을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그 흐름에 몸을 맡길 때 굉장한 자유가 있다.  

아이러니하다.


아이가 자기를  덮치는 몰려오는 생각들로 고통을 받고 있다. 걱정에 걱정이 뒤덮여 마음에 고통이 가득 차, 바로 눈 앞도 두려워하고 있다.

잠시 그런 이유로 나도 속이 시끄러웠다.

개입을 하고 싶고, 답답하고 안쓰럽고, 때로는 얼토당토않은  생각허우적거릴 때 바보 같다며 화를 내고도 싶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무얼 하는 거냐고 소리치고도 싶다.

그렇지만 나의 염려와 걱정을 막무가내로 아이에게 집어던져  혼란을 가중하게 하는 것은 더 견딜 수 없다.

불안 관련 책 들을 파고 또 팠던 건 불안에 대해 더 잘 배우고 제대로 알면 해결이 된다고 믿었던 걸까.

상담사가 되기 위해 공부했을 때와는 다른 무게와 부피로 다가온다.

내가 불안하구나.


갑자기 비행기에서 비상시에 보호자가 먼저 산소마스크를 끼고 아이를 도우라는 말이 생각났다.

나의 생각에 가만히 집중을 해본다.

불안이 불러일으킨 걱정들이 그대로 될 것처럼 믿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도 뭔가 하지 않고는 불안을 바라보고 있기 어려워 글을 쓰며 심리적 공간이 생기길 기다린다.


언젠가 이 과정을 잘 쓸 수 있는 날이 있길 바란다.

지금은 아이의 동의를 받을 수 없어 쓸 수 없다.

이론서는 실제적 도움이 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경험서들이 오히려 고마웠다. 그들의 경험이 바로 적용이 되는 것도 아닌데 '안심'과 '위로'가  동질감(함께 하는 것)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겪는 일이라도 길을 열어 가야 하는 것은 결국 각자의 몫이고, 아무리 모라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게 마음의 정리가 되며 과정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명명한 진단 이름이 같다고 모두 모양이 같지 않다.

아이 같은 경우도 아이만의 독특성이 있다.

사람마다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는 모양새 다른 불안들을 그렇게 잘 다루며 살고 있다니...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보며 느끼게 된다.

큰 불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보게 되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대단하다.


내가 모르는 것들이 이렇게 많다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아이가 받아들이고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갈 과정이 외롭지 않도록 나의 마음을 먼저 살펴보아야겠다.

너를 압도하는 이 감정이 주는 메시지를 잘 듣기를,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사랑을 담아 기도 한다.

(2021. 6. 18. 마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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