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s Toy Workshop
그러니까 스마트폰 거치대를 2가지나 만들게 된 것은 이케아가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본 기능에 충실한 이 대나무 적층 거치대는 두꺼운 태블릿과 얇은 스마트폰을 둘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심플한 디자인이 세상 다양한 스마트폰 케이스의 모든 두께를 감당할 수는 없었던 거죠.
비싼 스마트폰은 자주 바꾸지는 못하니 케이스라도 종종 바꿔 주어야 하는 아내는 최근 이 거치대를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이 거치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세요."
"옙!!!'
이케아의 철학이 담긴 이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려면 개조는 유사한 재질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 집에 와인 코르크가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여기서 시작합니다.
코르크는 나무 주제에 커터 칼로 슥슥 잘리는 훌륭한 친환경 소재입니다.
두꺼운 스마트폰을 감당하기 위해 코르크 마개 중에도 오동통한 스파클링 와인 마개입니다. 다른 와인 코르크보다 커서 두꺼운 스마트폰도 쏙 들어갑니다.
두꺼운 부분은 이케아 거치대에 꼭 끼워지도록 잘라줍니다. 스마트폰 무게를 모두 지탱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길고 넓은 스마트폰이 넘어지지 않으려면 무게 중심을 잘 잡아 가운데 올려놔야 하겠네요. 이대로 상납했다가는 사랑받는 남편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급히 스파클링 와인을 한 병 더 마셔야 했습니다.
한 번 깎아본 경험이 있어서 하나 더 만드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와인도 한 병 더 마셨으니까요.
이렇게 주방 창가에 개조된 이케아 스마트폰 거치대가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다시 넷플릭스를 보며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거치대를 보는 아내의 평가는 냉정했습니다.
"안 이뻐"
"옙!!!"
그렇습니다. 아무리 날아가는 알코올도 막아내는 코르크라도 특유의 무른 성질은 원래 재질인 압착 대나무에 비하면 이질적입니다. 최소한의 둥근 선에 군더더기 없는 직선 디자인이 둥근 와인 코르크의 형상과 어울리지도 않고요.
어쩌면 저는 처음부터 코르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냥 다루기 쉬운 나무를 찾았던 것뿐 개조할 대상이 가진 디자인은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작업으로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는 겁니다. 아니면 그냥 스파클링 와인이 마시고 싶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이번엔 직선을 살린 단순한 디자인에 가볍지만 비슷한 질감의 발사 나무입니다.
무척 가벼워도 썩 단단합니다. 색도 예쁘고요.
이런 형태가 될 예정입니다. 그냥 직사각형이 되면 너무 단순해 보여서 만나는 부분을 45도로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만나는 부분이 액자 모양이면 보기도 좋지만 접착제가 붙는 면이 넓어져 더 튼튼하지 않겠어요?
튼튼하지 않으면 이쑤시개로 목심을 박아줄까도 생각했는데 의외로 튼튼하게 붙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잡아주는 부분은 이렇게 이케아 거치대와 수평이 됩니다.
나무를 옆으로 눕혀 높이를 낮출 겁니다.
남는 1mm 미터만 기둥 안쪽으로 남게 되죠. 그 너비만큼 접착제를 쓸 수 있어 더 튼튼하게 붙기도 할 테고요.
목공 풀이 마르는 동안
코르크 거치대는 빼줍니다. 무르다고 흉봐서 그런지 잘 안 빠집니다.
2번 디자인 완성입니다. 원래 디자인이 가진 선과 색을 가능한 유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큰 모서리를 거치대처럼 둥글게 깎으면 더 예쁘지 않았을까 아쉽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을 올리면 가려지니까 괜찮겠지요?
아내는
'이번에는 좀 괜찮군'
이라고 하시며 유튜브를 시청하셨습니다.
이렇게 이케아 스마트폰 거치대 개조 2종 세트 주문이 완료되었습니다.
주문은 하나였지만 간단한 일이라도 쉽게 하려고 꾀를 부리면 고생이 2종이 된다는 교훈을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