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nn Aug 13. 2018

이스탄불 석 달 살기 리뷰 (한 달 120만 원)

그리고 터키 환율이 급락!!!


터키 환율이 급락하였다.

올해 들어 70% 넘게 폭락하였는데...


1달러 = 4리라에서 (5월 이스탄불 도착 당시)

1달러 = 7리라!! (8월. 현재)


덕분에 아래와 같은 것들이 요즘 유행 중?!?!

> 구글스토어에서 앱 싸게 사는 법 (터키 리라 결제)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652222


> 터키 버버리 싸게 사는 법

http://www.travelnb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63345


어마어마한 폭락을 보면서, "아 인생은 타이밍이구나" 다시 한번 느낀다. (.. 응?) 터키 환율 폭락과 말 많고 탈 많은 터키 대통령 선거의 한 복판에서 (2018년 5월 ~8월) 이스탄불에서 살면서 느낀 점은? 언론에서 떠드는 것과 달리 사실 꽤 평온했다는 것?!  어찌 되었든 석 달 살기 리뷰를 공개한다!


아래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 편파적으로 작성된 체험 리뷰이다. 터키, 이스탄불에 오래 장기 체류하시는 분이 보신다면, "이런 헛소리~!" 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다만 태국, 베트남, 인도, 독일 등 여러 나라에 장기체류 (석 달 이상)를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동네: Beyoglu, 이스탄불, 터키


기간: 2018.05 - 2018.08 (88일)


1. 기후

최고의 날씨

평균기온 24~26도

5월에는 살짝 쌀쌀했으나, 곧 날씨가 풀려서 따듯해진다. 7월에는 가끔 소나기가 와장창 오는 편이며 8월, 한더위에도 건조한 편이기에 한국처럼 끈적거리고 습식 사우나에 들어간 거처럼 끔찍한 날씨가 아니라서 견딜만하다. 그러나 9월부터 급격하게 추워지고, 겨울엔 겁내 춥다는 소문을 들었다. 어찌 보면 난 최고의 시즌에 다녀온 것일지도~!!!


2. 음식

미식가들의 천국

지중해 음식 + 시리아, 중동 음식

옆동네 그리스의 올리브 오일, 페타 치즈, 올리브, 토마토, 오이, 양파가 풍성하게 올려간 샐러드 그리고, 또 다른 옆동네 시리아와 중동의 후무스, 팔라펠, 가지 속을 꽉 채운 다진 양고기와 쿠스쿠스.... 터키 음식을 생각하면 다들 케밥만 떠올리지만 그건 정말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터키 케밥, 아이스크림, 쿰피르 등도 있지만 동네 골목마다 숨어있는 맛집을 다니며 이름도 생소한 음식을 먹어보는 재미까지! 이스탄불의 맛집 탐방은 단순한 다양한 음식을 맛보기가 아니라, 오스만 제국의 위용을 저절로 알게 되는 살아있는 역사공부이기도 하다!


터키식 아침식사!


3. 치안, 안전하냐

안전하다.

그렇다고 태국처럼 "우와 겁나 안전해" 느낌은 없다. 

이스탄불 치안에 대해서 걱정을 심히 많이 하는데 (특히 언론에서) 과장된 측면이 있다. 물론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처럼 안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인도, 모로코처럼 위험하지도 않다. 동유럽인 루마니아 혹은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정도의 느낌? 이스탄불은 워낙 커서 동네마다 느낌이 꽤나 다른데, 탁심과 같은 관광지 중심에 거주하면 충분히 안전하다. 물론 저녁 늦게 여자 혼자 다니는 건 당연히 삼가야 할 것!


4. 일 할만하냐, 코워킹, 인터넷, 업무환경

힘들다.

인터넷 느린 것은 그렇다 쳐도- 데이터 제한이 있는 게 견디기 힘들었다. 데이터 제한이라 함은, 한 달 데이터 사용량이 10기가? 정도로 제한이 걸려있어서 해당 데이터 사용이 끝나면 추가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즉, 와이파이가 무제한이 아닌 것! 본인처럼 영상 작업을 많이 하는 경우, 거의 매주 10기가를 지불하면서 충전해야 한다. 하아.


세련되고 아름다운 코워킹스페이스


5. 사람: 문화생활, 놀꺼리, 친구

사람 좋고, 놀꺼리, 구경거리 많은 씐나는 도시.

이스탄불 이전에 체류했던 동네가 에스토니아여서 그랬을까 (너무나 지루했던 그곳), 이스탄불을 제대로 알기에는 석 달은 턱없이 부족했다. 


- 하기아소피아, 톱카프 궁전,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등 수십 개 박물관과 전시관을 다니며 역사공부

- 보스포러스 해협을 다니는 크루즈에 올라타기

- 피곤하면 터키식 목욕 한판

- 시샤, 차이, 루미큐브, 카드게임하면서 새벽 2시까지 수다 떨기

- 수십 개 카페 탐방하며 케밥, 아이스크림, 쿰피르, 시밋, 웻버거 등 길거리 음식 먹기

- 인근 강가에 놀러 가서 바비큐 해 먹기

- 그 외 영화, 볼링, 콘서트, VR, 핑퐁, 페인트볼 서바이벌 게임.... 


오스만제국의 궁전 클라스....


6. 생활비, 물가

이스탄불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요즘 터키 리라가 폭락하여 찬스! 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비싸다. 에어비앤비로 한 달 살기 집을 구하면 대략 월 60만 원 ~ 150만 원까지 다양한 집이 등장한다. 본인처럼 집을 친구들과 셰어 해서 산다면 (나름) 저렴한 편에 (1인당 50만 원) 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소 월 60만 원은 지불해야 한다. 물론! 이스탄불 '지인 찬스'를 이용한다거나 '3개월 이상' 장기 체류할 경우 훨씬 더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어찌 되었든 이스탄불은 루마니아, 조지아, 헝가리, 체코와 같은 동유럽이나 포르투갈, 그리스처럼 저렴하지 않다. 


장바구니 물가: 독일처럼 거대하고 저렴한 슈퍼마켓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골목가게에서 주섬주섬 토마토, 오이, 등을 매번 조금씩 사 먹다 보니까 은근 귀찮고 비쌌다. 결국 귀찮아서 매번 배달음식을 부르고 밖에서 사 먹다 보니 독일 베를린에서 지내던 것보다 훨씬 돈을 많이 쓰게 되었다. (눈물)


코워킹 스페이스, 카페, 영화관과 같은 여가활동 물가를 알아보자. 일단 코워킹은 한 달에 대략 16만 원 정도이고 빠른 인터넷과 세련된 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시끄러움) 카페는 정말..... 정말 많다. 이들의 취미활동이 카페에서 노닥거리면서 물담배 (시샤, 후카, 나길리)를 피면서 수다를 떠는 것이다 보니 당연한 셈이다. 한국의 술집+노래방을 합친 거 마냥 많다. 그래서! 저렴한 편이다! 영화관은 충격적으로 저렴했는데, 티켓+팝콘 패키지가 20리라 = 4달러 = 약 4-5천 원 정도였으니! 앞으로도 이스탄불의 세련되고 저렴한 영화관이 그리울듯하다. 쩝.


교통! 이스탄불에는 지하철, 버스, 트램, 우버가 꽤나 잘되어있고 저렴하다. 버스는 1-2리라, 지하철은 3-4리라이며 우버를 부르면 6인승 초럭셔리 SUV가 등장하여 안전하게 데려다준다. (만세!) 이스탄불은 교통체증이 심각하기 때문에 지하철 이용을 강력 추천한다. 


- 주거비용: 월 약 60만 원

- 생활비용:

- 식비 (한 끼 20리라 * 2 = 40리라 = 대략 하루 1만 원* 30일) 약 30만 원

- 카페 & 코워킹 & 데이터 구입 (한 달 16만 원 / 혹은 20리라 * 30일) 약 20만 원

- 교통 (지하철 하루 6리라 *30일약 5만 원

- 여가생활 (영화 5천 원, 시샤 4천 원, 등) 약 5만 원


총비용: 약 120만 원/월

즉. 이스탄불에서 제법 괜찮은 집에서, 밖에서 사먹고, 마음껏 지하철 타고 다니고, 카페에서 노닥거리면서 "편안하게" 살면 예상되는 한달 생활비이다.


이스탄불 집은 대략 이렇게 생겼다


7. 기타: 정치, 경제, 종교

현재 (2018년 8월 기준) 터키는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고 (에르도안의 실질적 독재), 실업률은 높고, 환율은 폭락하고, 시리아 난민들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여러모로 정세가 불안하다. 탁심광장에서는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는 데모가 벌어지고, 온라인상으로는 위키피디아, 일부 트위터를 제한하는 등 문제가 많다. 쓰고 나니 정말 제대로 혼란의 카오스로군...




그래서?

이스탄불 석 달 살기를 추천하냐? 

개인적으로는 태국 치앙마이, 독일 베를린과 더불어 추천하는 노마드 도시이다. (그러니까 석 달이나 살지 않았겠는가?) 동서양이 공존하는 팔색조 매력의 이스탄불을 (환율이 폭락한 어찌 보면 굿 찬스-!)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린은 현재 아테네, 그리스에 체류하고 있어요 (2018.08 기준). 온라인 코딩 스쿨 "노마드 코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 이것저것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는 게 취미입니다!


유튜브 : http://bit.ly/youtube_nomadcoders 

노마드 코더 : http://nomadcoders.c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