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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May 22. 2024

조직이동 하는 방법이요? 여기 있음. 훗.

감정을 숨겨용. 목적을 이쁘게 포장해서 말해봐요!

엄마가 나르시스트인 사람이라서 고통 받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엄마가 나르시스트인 것 같다. 라는 내 글에조회수는 폭주했다. 아무래도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큰 상처를 주고 받는 것 같다. 출근하는 길. 지하철에서 글을 쓴다.


나는 어제 새벽 1시까지 밀린 업무와 상반기 고가 평가를 준비했다. 내 통장에 세금 떼인 월급이 곶혔다. 290만원 가량이다. 상반기 고가 평가와 업무 성과 압박에 대한 스트레스로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 뻔했다. 새벽 1시 30분에 간신히 잠들고 새벽 3시에 깨어나 아침 5시 50분이 될때까지 뒤쳑이며, 울기를 반복했다. 아침에 눈을 떠 인파를 뚫고 강남역 3번 출구까지 갈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해 온다.


대략 3주 전, 팀장은 내게, 나랑 일하면 현타가 온다고 했다. 100명 넘는 조직의 지원 부서에 팀원이라고는 나 달랑 하나 밖에 없는데, 이 분은 또 왜이러나… 하는 생각 조차 들지 않았다. 이 분의 마음을 이해하기보다, 얼씨구. 조직 꼬라지 잘 돌아간다. 누가 사람 뽑지 말랬니? 라는 말이 먹구멍까지 올라 왔다.


이 회사를 그만두면 이 고통이 끝날까? 다른 곳으로 이직하면 더 좋은 곳이 있을까? 퇴사와 이직에 대해 며칠동안 고민했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다른 조직 가도 비슷할 것이다. 왜냐면 내가 세상을 인지하는 세계관과 주된 정서는 바뀌지 않을테니… 였다. 팀에서 팀원이 나 하나이고, 이럴꺼면 차라리… 그만 두라는 씨그널로 봐야 할까? 장난하는 조직에서 나는 또…. 팀장이라는 사람과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이전 팀장은 피도 눈물도 없는 완전 인공지능 로봇 같은 사람이여서, 사람 미치게 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현재 팀장은 공감바라기에 무척 섬세한 사람이여서 조금 힘들다. 체력도 없고 정신력도 없다. 이 사람의 감정을 토닥이고, 살필 에너지가 없다. 한계다.


어제 작성한 상반기 자기 평가 글을 다시 읽어 봤다. 자괴감이 밀려왔다. 난 현재 조직에서 전체 공지하고, 공용폴더 만들고 관리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콘텐츠를 기획해서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 … 음. 이것외에 사실… 지금 팀에서 하는 업무들이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업무들이 아니다. 업무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고, 매일 매일이 거대한 벽에 부딪치는 기분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인데, 팀장은 나에게 이 업무만 했던 사람 입사하면 그때는 업무 뺏길 가능성이 높고, 빨리 업무의 전문성을 찾으라고 했다. …


팀장의 말을 듣고, 나는. … 그 이후 나는 한 숨이 늘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경력자. 이 업무만 한 사람 5년차. 10년차 뽑아서 써 개세끼야.” 라는 말이 마음속에서 두둥실 거릴 즈음. 살기 위해 퇴사합니다. 라는 제목의 유튜브 다큐멘터리를 봤다.


사람은 언제 미칠까?

나는 주와 객이 전도 됐을 때, 미친다고 생각한다. 내 삶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회사라는 것을 선택했지만, 역으로 회사라는 것이 … 인생의 족쇄가 될 때… 하…


지하철에서 출근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을 넌지시 쳐다 보았다. 전체 인구 중 절반정도가 이 좁은 경기도와 서울에 몰려 산다. 보통의 사람들이 1시간 이상을 출근 시간으로 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카카오톡이 승승장구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중략) 회사에 도착했다. 그래도 회사 왔다고 평소 모드로, 얼굴에 애써 미소를 장착해 본다. 그냥 미소가 장착되어 진다. 부정적인 기분이 좀 사라졌다.(기분의 굴곡을 파도타기 할 때면… 나는 내 자신에 대한 미친 구석을 느낀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이러면 이건 불치병이 틀림없다.


오늘 해야하는 업무를 살펴보고, 우선 순위를 정해본다. 마음을 내려 놓는다. 1시간 동안 상반기 고가 평가 면담을 위한 서류를 작성했다. 검은 것은 글이요. 흰것은 종이다. 그리고 그 다음… 오늘 임원님께 보고해야 하는동향 자료의 오타를 또 확인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동료로 부터 메시지가 왔다. 조직 이동을 고민 중인데, 휴직한 후 복직하여 조직 이동에 성공한 나의 경험담을 듣고 싶다고 했다.


딱히 내 경험이 어떤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그러겠다고 하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회사 밖으로 나갔다.


회사 동료 : 무엉씨. 사실 저 업무는 두 번째 문제고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랑 너무 안 맞고, 자꾸 부정적인 피드백만 받아서 너무 위축되요. 뭘 할 때마다 난리에요. 문제될 일이 아닌데도요. 이런 상황인데, 무엉씨 조직이동 어떻게 하셨나요? 전 사실 걱정되는게… 조직 이동 할 꺼면, 퇴사하라는 말을 듣거나… 저의 상황에 공감받지 못할까봐? 살짝 겁이나요.


나 : 음, 그 동안 힘들었겠네요. 제가 다 알 수는 없지만, 지금 팀에서 일한 지 6개월이 지났는데, 미치겠고, 떠나고 싶으면 팀이동 하는게 맞아요. 업무 역량이고 뭐고 다 떠나서요. 아닌 장소와 환경에 있어 봤자 병만 들줘 뭐.


회사 동료 : 혹시, 조직 이동 누구에게 말하셨나요? … 반응이 어떠셨을지…


나 : 저는 임원님에게 말했어요. 사실 이전 팀이 진짜 숨 막힐 정도 였는데,… 참다가 2달 딱 지나고 말했거든요. 조금 힘들긴 한데, 좀 더 참고 견뎌 보겠다.는 언지만 드렸어요. 그 후 4개월 버티고… 조직이동을 원하는 이유와 앞으로 목표로 하는 커리어 여정에 대해서 의견을 여쭙고 싶다고 미팅 전에 미리 메일도 드리고, … 그렇게 1시간 정도 대화 나눴던 것 같아요. 그 후, 똥오즘 못가리는 팀장이 길길이 날뛰어서… 별 꼴 다 봤지만.


회사동료 : 혹시, … 임원님이 어떻게 반응하셨나요?


나 : 일단 제 이야기를 잘 들어 주셨고, 전 거의 팀내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었던 터라… 팀 이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시긴 했어요.


그냥 담백하게 말하세요. 지금 팀이 안 맞아서 퇴사하고 싶다고 박아버리기 보다, 지금 팀에서 이렇게 성장라려고 노력 중이긴 한데, 생각 만큼 잘 안 되고, 제가 이 회사 2년 다녀서 솔직히 좀 변화를 주고 싶다고… 팀 이동, 직무 변경 등을 통해서 계기 즉 모먼트를 만들고 싶다고… 감정 내려 놓고. 그저 뭐랄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쁘게 포장해서 전달하는 거죠.


임원님은 사업부 전체의 하모니를 이루어서 성과를 내는게 그 분이 그 자리에 있는 이유시기도 하고, … 혹시 알아요. 지금 팀보다 찰떡 같은 팀을 만나서 더 일을 잘하게 될지… 2년 다닌 직원 그만두게 하지 않고 3년 ~ 4년 다니게 하는게 회사 입장에서는 좋죠. 그리고 그 직원이 나서서 새로운 업무를 확장해 보겠다.는데… 안 좋아할… 리더 전 없다고 봐요. 제가 임원님 이라면 무척 대견 스러울 것 같은데요!


회사 동료 :… 저 근데, 지금 팀장님은 어떻하죠. 제가 조직이동 의사를 말했는데, 임원님이 팀장님에게 말해 버리면요. …


나 : 에이구. 말하실 분 아니에요. 지금 미팅도 누구랑 하는 지… 안 적어 둔다구용. 임원님 캘린더 봐봐용. 그리고, 말하지 말라고 말해요. 그 정도는 지킬 수 있는 분이세요. 그냥 팀장님이 저에 대해서 신경써주고 계신데, … 걱정 하실 것 같다고. 두리뭉실하게 모든 감정을 다 숨겨용.


회사 동료 : 와… 그렇네요.


나 : 납득 되죵. 그리고… 임원님은 쪼끔만 말해도 알아 들으세요. 조직 이동 한다고 해도, 새 팀에가서 부딪치는 장벽이 또 존재하긴 하지만요… 그건 그 때가서 생각해 볼 일 ~~


아침에 땅꿀을 파고 들어갈 정도로 우울하더니… 오후에 아무렇지 않게 회사 동료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본 나는 내 자신에게 무척 당혹감을 느낀다… 이게 우울증이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


오후 3시쯤 내가 그에게 가지 않으니, 요즘엔 그가 자꾸 나를 찾아 온다. 갑자기… 그는 내게 평가 면담을 하자며 준비된 것이 있냐고 했다. 띠로리… 딱히 당황하진 않았다… 나는 검정색은 글이요. 흰색은 종이요… 장문의 평가 면담 서류를 이미 준비해 뒀다.


이전 팀장에 비해. 그는.

다그치지 않는다. 입만 열면 부정적인 평가로 시작했던 작년에 내가 만난 미친년과 다른 부류인 것은 맞다. 현재 모습을 인정하고 나아지려고 하고, 나아짐에 대한 행동을 하면, 현재 팀장은 쉽게 만족해 한다. 빈공간과 공백을 채우고 싶어하지.. 딱히 감정적으로 질척 거리진 않는다. 변덕이 심한 내가 오히려 문제 일지도…


크게 걱정했던 평가 면담을 10분만에 마치고, 자리로 돌아갔다. 마음 가볍다.


퇴근하는 지하철에서 글을 쓴다. 지하철을 잘 못 탔다. 집에 도착하려면 20분을 또 길바닥에 버려야 겠지만…


직장 동료 : 무엉씨. 직무를 아예 바꾸셨잖아요. 직무 변경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나 : 에이 당연히 있죠. 근데. 뭐 요즘 세상에… ㅋㅋㅋ 한 가지 업무만 10년하는 거… 그거 자살골 행위라고 생각해요. 저도 가끔 걱정 많이 하는데요… 그냥 내려 놓으려고 노력해요.


어딘가 도착은 하겠죠! 그게 어딘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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