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쉬는 것이 맞는 걸까요?
정신과 폐쇄 병동에 입원했을 때, 나는 틈만 나면 에세이 형태의 글을 적었다. 꽤 진지하게 적어둔 글이라 지금 읽어 보면, '이런 글을 쓰는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3월까지 꼼짝없이 부모님 집에서 쉬기로 했는데, '이렇게 쉬어도 괜찮은 건지?' , '경력이 단절되진 않을지?' , '지금까지 쌓아온 내 커리어는 다음 회사에서 쓸모를 찾을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개인의 역량이 중요한 사회적 위치를 차지하는 [호명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는데,... 나라는 사람의 브랜딩을 해야 하는 건가!? 하며 글을 뒤적거리며 써본다. 나의 본래 캐릭터는 무엇이고, 나의 부 캐릭터는 무엇일까? '나'라는 사람을 '나는' 어떻게 정리하고 재단하여 사회와 그리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아나가야 할까? 요즘엔 이런 고민들 사이에 둘러 싸여 있다.
나의 소식을 들은 지인은 내게 '아침 루틴'습관을 잡을 수 있도록, '알림이(생산성) 애플리케이션' 프리미엄 서비스를 한 달 동안 사용하고, 블로그나 SNS에 기록하면 소정의 상품을 주는 서포터즈 활동을 해보라고 권해줬다. 지인에게 관련 링크를 받고, 신청글을 쓴 나는 얼마 뒤... 알림이 팀으로부터 웰컴킷을 받았다. 첫 번째 주 미션이 평소보다 10분 일찍 일어나서 나만의 아침 루틴을 설정하고 해 보는 것인데, 생각만 하고 모두 실패한 것 같다. (다음 주에 하면 재도전하면 되겠지...)
폐쇄 병동 퇴원 후 나는 부모님 집에서 살고 있다. 그 시간이 약 3주 하고 2일이 지났고, 부모님 집에서의 생활도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됐다. 3주 동안 나는 회사를 퇴사하면서, 부모님의 걱정 하나를 덜어 드렸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것을 반대하며, 전전긍긍했던... 부모님, 나 또한 이런 정신과 몸 상태로 그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게 싫었다. 그래서 정리했다.)
그리고 많은 시간 영어를 영어 공부에 투여하고 있다. 1월 중으로 토익 시험을 응시해 보려고 준비 중이다. 취직 준비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사실, 나는 토익을 제대로 공부해서 시험을 쳐본 적이 손에 꼽힌다.) 영어를 계속 공부하고 싶고, 올해는 영어로 된 소설책도 몇 권 읽고 싶고... 나중에 내가 업으로 삼은 분야의 책들을 번역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고 싶고 등의 이유로 하루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아참, 그리고 언어 교환 파티에 가서 꼭 외국인과 대화도 하고 싶다. 영어 공부를 하지 않는 남는 시간에는 운동을 한다. 파스타나 팟타이 등을 먹고 싶을 때는 점심 식사를 내가 직접 만들기도 한다.
현재 백수이고, 심한 우울증과 조현병 사이의 진단을 받아서 쉬고 있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다. 이렇게 살아도 될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