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에 익숙했던 어릴 적에도 삶이 동화책이나 드라마처럼 단순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진작에 포기한 수학 방정식은 비교도 안될 만큼 어려울 거라고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어른이 되면 당연히 얻게 될 줄 알았던 그 어떤 것도
가볍게 쥐어지지 않는 삶 속에서 저는 기대하고 바라던 일들이 그러나, 에 맥없이 무너지고 그래서, 삶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언제든 낙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럼에도, 어김없이 계절은 바뀌고 삶은 지속됩니다. 갈수록 미지수인 인생에서 하나 다행인 게 있다면, 나의 이야기는 내가 멈추지 않은 한 계속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어떤 주제로 삶의 챕터를 정하고 이야기를 채울 것인지는 지대하고 막대하게 나에게 달렸다는 점입니다.
살아남은 대화들을 이곳에 수집하면서, 부디 이곳에 남겨진 문장들이 이름처럼 오래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의 일기장이나 공책에서, 아니면 캡처된 화면이나 목소리로, 형태와 경로를 불문하고 오래 살아남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의 대화가 닿게 되는 모두에게 또 다른 대화를 걸어봅니다.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다고,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이 여기저기 범벅되어 있는 모양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고요. 우리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즐거운 답변을 들을 수 있을 때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