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행복이란 뭘까.
B: 행복? 하…. 그러게. 도대체 행복이란 뭘까…. 난 행복이 뭔지 모르겠어. 너는? 너는 행복이 뭐라고 생각해?
Y: 나도 행복이 뭔지는 모르겠어. 그런데 행복이 뭐였으면 좋겠다, 하는 건 있어.
B: 행복이 뭐였으면 좋겠는데?
Y: 행복이 바람이었으면 좋겠어.
바람은 누구에게나 갈 수 있고 어디에나 닿을 수 있잖아. 잠깐 머물다가도 사라지고 사라진 것 같아도 다시 불고. 행복이 바람 같은 거라면 모두가 이렇게 꽉 쥐려고 애쓰지도 않을 거야. 삶의 목표나 이유가 될 수도 없겠지.
애초에 꽁꽁 묶어둘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 놓아주게 되잖아. 가볍게, 흘러가는 대로. 다시 불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느끼려면 얼마든지 느낄 수 있는 바람처럼. 난 행복이 그런 거면 좋겠어.
B: 바람이네. 예쁜 바람.
E: 그런가. 오늘은 특히나 이곳저곳 많이 불었으면 좋겠다. 기분 좋은 가을바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