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empado Oct 18. 2021

살아남은 대화_ 슬픔에는

P: 대학교 다닐 때 읽었던 책 중에 좋아하던 문장이 있었어.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슬픔에는 더 큰 슬픔을 부어야 한다. 그래야 넘쳐흘러 덜어진다. 가득 찬 물 잔에 물을 더 부으면 물이 넘쳐흐르듯이" 이 비슷한 거였어. 그때부터 나는 슬픔에는 더 큰 슬픔을 부어야지만 슬픔이 덜어진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마음의 온도가 낮아지는 때면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보고 엉엉 울어버리거나, 아니면 우울한 노래들 속에서 아예 잠겨버리거나 했어.


이제는  그러려고. 슬픔에 슬픔을 더하는  같은 건 안 할래.  슬퍼지는 때가 오면 그때는 최선을 다해서 멀리 도망갈 거야. 햇빛을 받으며 걷든, 맛있는  찾아서 먹든, 피아노를 치든.  하든 몸을 바쁘게 움직이고 기분이 좋아지는 일들을  거야. 카페에 가서 책을 읽거나 글을 써도 좋겠다. 아니면 지금처럼 너한테 전화를 하거나. 그래도 되지? 된다고 해주라.


집에 오는데 낮에도 달이 떴더라. 유난히 예뻤어. 진작에 달처럼 밝고 빛나는 것들을 향해 갔었어야 하는데. 너무 늦었다고는 생각  할래. 지금부터라도 가면 되니까. 너한테도 이런 얘기 말고 신나고 재밌었던 , 좋고 즐거웠던 얘기를 나눠주고 싶어.


이런 얘기도 상관없다고? 그건 고마운 마음이지만... 나는 즐겁고 힘이 나는 에너지를 주고 싶단 말이야. 알잖아,  웃기고 재밌는 것도 잘하는 


앞으로는 슬픔에 잠기기 전에 벌떡 일어나서  반대로 달려갈 거야.  봐봐. 내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멀리 가는지. 알겠지?

이전 25화 살아남은 대화_끝과 시작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