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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empado Mar 11. 2021

살아남은 대화_끝과 시작

L: 끝과 시작? 읽고 싶은 책 제목이다.


P: 나도 서점에서 같은 생각을 했어. 그래서 들고 왔지. 


이 책을 보기 전에 끝과 시작을 두고 짧은 글을 하나 썼었거든. 나는 끝을 생각하고 쓴 건데 읽는 사람들은 시작을 생각하더라. 재밌다고 생각했어. 사람이 사람을 이렇게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글은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라는 생각도 다시 한번 했어.  


L: 뭐, 텍스트는 하나지만 해석은 수천수만 개가 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재밌는 것 같기도 해. 사람은 다 다르면서도 또 비슷하잖아. 우리도 전혀 다른 사람 같다가도 또 이렇게 비슷한 사람인가 싶고.

 

P: 너가 한 얘기랑 비슷한 문장이 책에도 나와. 읽어 줄게. <두 번은 없다>라는 시에 있는 부분인데,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L: 좋다... 세상에 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지만, 찾다 보면 일치점이 많은 사람들이 있지. 그런 사람들에게 마음이 더 가고. 근데 요새 느끼는 건데, 어릴 때보다 확실히 더 많은 문장들을 이해하게 된 것 같아. 그게 좀 슬프기도 하고 그렇네.


P: 나도 그래. 한 편으로는 나이만 먹고 있진 않구나, 싶어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나이는 계속 먹는데 같은 것만 이해한다고 생각하면 그게 더 슬프지 않아?


L: 그건 또 그렇네. 아무튼 책 다 읽으면 빌려주라. 나도 읽어 보고 싶어.


P: 응, 그럴게. 또 일치점을 찾아보자. 어느 부분이 좋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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