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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empado Oct 08. 2021

살아남은 대화_볕이 드는 곳

 S: 마음에 볕이 들지 않는 곳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애초에 그런 공간이 생기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정말 좋았을 거야. 그런데 안타깝게도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나 사고 혹은 절망이나 고통이 똑똑, 하며 삶의 문을 두드리곤 . 초대한 적도 없는데 말이야. 물론 살면서 이런 불청객들을 맞이 하지 않고 지내는  좋은 사람들도 많지.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안에 포함되지 않았어.  


너보다 먼저 불청객을 맞이한 내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볕이 들지 않는 마음을 갖게 된 이상 피할 수 있는 길은 없어. 버려지지도 않고 메꿔지지도 않는 텅 빈 색의 마음과 함께 지내는 수밖에. 그렇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예 없는 건 아냐. 할 수 있고, 해야 되는 일이 생겨. 발걸음이 텅 빈 그곳을 향하더라도, 돌아오는 길을 잊지 않는 거. 중요한 건 그거더라고. 되도록 덜 가면 좋겠지만, 만약 가게 되더라도 쫄 거 없어. 돌아오면 되니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거긴 깜깜하긴 해도 블랙홀은 아냐. 널 가두진 못해. 삼킬 수도 없고. 그러니까 고개를 들고 빛이 잘 드는 곳으로 돌아와. 볕을 쬘 수 있는 곳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다 보면 돌아오는 발걸음이 빨라질 거야. 지름길도 찾게 되고. 혹시 알아? 익숙한 곳보다 따뜻한 볕을 더 좋아하게 돼서 내내 거기에서만 지내게 될지? 나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지만 너는 다를 수 있지. 혹시 그렇게 되면 나에게도 말해줘. 기대하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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