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에서 업체들과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과정에서 입주 일정이 미뤄지기 때문이다. 업체만 30-40개가 넘는다고 한다. 토목, 잔디, 목공, 타일, 전기, 계단, 콘크리트, 유리, 창호, 도배 등 분업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타운하우스의 경우 한 채만 짓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보통 3채씩 짓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공사 이후 전기 콘센트, 화장실, 그리고 외부 벽돌 작업, 목재 시공을 하고 나서야 조금씩 집에서 사는 모습이 상상되기 시작했다.
현관입구
약속된 기간이 한 달 남짓 남았을 때 곧 입주할 수 있을 거라는 설렘을 갖고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방문했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와도 그대로인 모습이었다.
'비가 와서 진행이 안 되었나?'
불안한 마음에 시공사 측에 물어보니 창호 발주가 늦어져서 내부 인테리어도 늦어진다고 말씀해주셨다.
솔직해서 더욱 믿음이 갔다.
약속한 입주 날짜보다 한 달 정도 미루자고 하셨다. 내부 도배장판이 모두 진행되었음에도,도시가스 및 보일러, 시스템 에어컨 설치 및 전기 공급이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전 및 혼수 배송일정을 다시 조율하느라 애를 먹었다.
2층 한켠 세탁실
결국, 환풍기 설치는 업체의 방문이 늦어지는 바람에 가전이 배송되고 나서야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차고지의 경우에도 입주하고 두세 달이 지나서야 내부 정리 및 페인트, 방수작업이 완료되었다.
공사 일정 즉, 입주 날짜를 잡을 때는 되도록 분양팀보다는 시공팀과 소통해야 하는 것이 좋다.하루빨리 새 집에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에 분양팀과 처음 계약 시 최대한 앞당겨 날짜를 잡았던 것이었다. 추후 시공사 분과 대화 중에는 아주 빠듯한 일정이라고 했다. 특히나 겨울에는 공사를 미뤘고(집은 따뜻할 때 짓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6월에는 보름 이상 비가 왔기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 적도 많았다.
집을 짓는 데 정확한 입주 날짜가 언제인지 알긴 어려운 일이다. 계약서 쓸 당시에는 입주일을 최대한 맞춰드린다고 하더라도 준공 날짜를 못 맞추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건축이 끝나고도 인허가 및 건축물대장 등 준공이 나올 때까지 최소 1개월 이상 소요된다.
입주 일정이 중요한 이유는 입주 자체도 중요하지만 돈문제도 걸려있기 때문이다. 준공과 동시에 계약금 외 잔금을 내면서 명의이전을 한다. 잔금 전액 현금이 있으면 상관없지만 우리는 대출을 해야했었고 금리가 매 달 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초조해졌던 것 같다. 타운하우스는 이 부분이 제일 아쉬운 점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