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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보리 Jun 16. 2022

드디어 이삿날

미니멀라이프를 꿈꾼다



계약 한 지 8개월 만에 드디어 이사를 했다.

 

무더위가 심한 여름날이었다.

이삿짐센터 없이 트럭만 빌려서 셀프 이사를 감행했다.


결혼식 후 신랑이 살 던 원룸에서 4개월을 잠시 지내 혼수나 가전은 입주할 때 맞추어 구입한 것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 날에 파란 김장비닐과 다이소에서 파는 상자를 사서 미리 짐들을 담아놔 옮기는 작업만 진행했다.

아빠, 나, 신랑 3명이서 1시간 만에 끝났다.



공사  분이 창호 및 실리콘 작업을 하며 세심하게 체크해주고 계셨다.


마무리가 한참이던 중에 우리의 이삿짐을 보시고는

"짐이 이게 다예요?"라고 하시며 껄껄 웃으셨다.


옮긴 짐들.


이 말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입주하면서 혼수 장만할 거여서 직접 이사한 거라 하니 납득하셨다.

그러시더니 다시,


"이사 올 때 다들 뭘 그렇게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지, 짐이 너무 많아서 집을 이쁘게 지어줘도 별로야 없는게 나아" 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신 것 같았다.



며칠 뒤 가전과 혼수가 들어온 우리 집을 보시더니,

요즘 젊은 사람들이 더 깔끔하게 산다고 또 한 번 칭찬하고 가셨다.

 

그 말씀을 듣고 미니멀 라이프까지는 아니더라도 짐을 늘리지 않게 필요한 것만 사서 깨끗하게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사실 우리 집은 3층 집이나 실 평수가 24평이다.

원룸에서 이사 왔기 때문에 당장에는 넓은 공간이라 느껴졌지만 앞으로 살면서 점차 짐이 늘어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지낼 공간이 좀처럼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다. 전원주택으로 보기에 그리 넓진 않다.

지만 1년이 지난 현재도 만족한다.


이사한지 1년이 된 현재 거실


가전과 침대만 혼수로 미리 주문했고.

옷장과 식탁, 소파는 입주하고 어울리는 것을 천천히 구입했다.





부엌, 원래 아일랜드 식탁자리여서 조명위치를 바꿈


부엌에도 'ㄷ'자 형태의 아일랜드 식탁 대신 냉장고를 옆으로 놓고 식탁을 따로 샀다.





최대한 짐을 간소화하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대신 필수 가전들 외에도 건조기, 식세기, 스타일러, 음식물처리기 등 시간을 단축해주고 살림에 도움이 되는 것들은 사용한다.


 양가 부모님들은 놀러 오실 때마다 손님맞이 그릇과 수저들 및 냄비 등등 사주시려 하였고 그때마다 나는 거절했다. 2인용으로 쓰면서 자주 쓰는 사이즈의 그릇을 하나 두 개씩 샀다. 손님이 많이 오는 날은 일회용품도 이용하기도 한다.

머그컵이 4개면 설거지를 그때그때 해서 물을 마시는데, 희한하게 6개가 되고 8개가 되면 그만큼 컵을 자주 꺼내서 씻어야 할 컵 개수가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언젠가부터 물건을 살 때마다 그만큼 치울게 늘어난다고 생각해서인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산다는 생각으로 구입한다.


물건을 그냥 준다고 해도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짐이 된다. 필요 없는 물건을 받으면 쟁여두게 되고 몇 달간 꺼내지도 않게 되버린다. 그러다보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나에게 필요없는 것들이 정말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눠주는 것이  좋고 집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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