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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보리 Jun 14. 2022

집을 짓고 있습니다

계약하고 집 짓기



마음에 드는 타운하우스를 발견했다.

내가 중요하게 보는 조건들이 다 충족되는 곳이면서 금전적으로도 절충이 가능한 조건의 고벽돌 집.


바로 입주가 가능한 지어진 두 곳이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타입과 위치를 고르다 보니, 결과적으로 집을 지어야 했고 계약일로부터 약 7개월 뒤 입주하기로 했다. 실제로는 더 걸렸지만.


내가 살 집은 기존에 20-30가구의 입주민들이 살고 있는 단지에 거주자가 살고 있는 틈 사이에 공간이었다. 땅 모양이 네모나게 반듯하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지만 마름모꼴인 덕에 앞마당 사이즈도 크고 뒷마당도 있어서 충분히 멋진 공간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타운하우스의 묘미는 보통 맨 뒷라인의 뷰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곳은 마운틴 뷰가 환상이었다.


결정하는데 단 하루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 내가 살 집에 대해서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계약하고 불안함보다는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엄청 컸었다.


 결혼하고 입주까지 신랑의 기존 자취방에서 3개월 정도 지내기로 했다. 계약이 끝이라면 오산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타운하우스라면 알아서 지어줄 텐데, 계속 방문해야만 한다. 앞으로 내가 살 집을 짓기 때문이다.

집을 짓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원하는 대로 일부 조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맨 먼저 다락 공간보다는 방이 필요했기에 3층에 다락방과 옥상 공간 대신, 방 2개로 해줄 것을 요청드렸다. 그리고 우리 집의 경우 뒷마당이 있기 때문에 뒷문도 달아야 했었다. 설계사와 조율하여 설계도면을 일부 수정해서 받았다. 


3층집 다락구조 및 옥상테라스 대신 방을 두 개로 변경했다.


기본 타입에 따라 평수가 정해져 있고 내장재와 인테리어까지 기본 세팅이란 게 있기 때문에 단독주택만큼 전부 마음대로 손을 볼 순 없다. 하지만 시공사에서 협조만 잘해준다면 원하는 대로 일부 요청사항을 조금씩 반영이 가능하다. 다행히 원하는 대로 해주셨다. 이 주에 한 번은 방문하여 원하는 리스트를 정리해서 드렸으니 우리 같은 입주자가 여간 까다로웠을 것 같다.



 신혼집이라면 보통은 집 계약하고 나서부터는 가전만 알아보면 되었을 텐데, 살 집을 짓는 과정을 보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출입문부터 전기 콘센트 자리, 수돗가 위치, 외부 계단 위치, 세탁실 크기, 발코니 온냉수, 잔디를 뒷마당에도 깔 건지 선택해야 하고, 하다못해 벽지부터 세면기, 거울, 부엌 상하부장 사이즈 및 높이, 아일랜드 식탁, 중문까지. 결정장애가 있어 고민이 많을수록 어려웠다.


 수돗가 호스를 뒷마당이 좋을지 옆 마당으로 뺄지를 고르라는 데, '애초에 지어진 집을 계약했으면 이런 고민을 해봤을까?'라는 생각에 신기하기도 했다.


1층 내부

가전 하나 고르는 것도 어려운 데, 중요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더욱 이 집에 대한 애착이 생겼나 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타운하우스도 이 정도로 복잡한데 만일 직접 단독주택을 지었다면 부지에 설계, 건축, 허가까지 알아볼 것 투성이라, 큰 난관에 빠졌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신혼인 우리가 집을 직접 짓는 것 보다는 타운하우스를 선택하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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