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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경 Jun 14. 2022

선물

산은 묵연히 

제자리를 지키고

바다는 수많은 파도를 만들어

자신을 드러낸다 

    

꽃들은 피고 지고

새들은 하늘을 날며

삶의 비밀을 누설하니

   

눈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빛깔과 모양으로

잠든 나를 깨우러 온 

환열歡悅의 선물이다 

    

/     


이른 아침 눈을 떠보니 단비가 내리고 있다. 세상의 먼지를 씻기기 위해 밤부터 몰래 부지런히 비질을 했나 보다. 온통 비에 젖은 세상은 투명한 유리알처럼 맑다. 아무런 보탬 없이 있는 그대로 새소리를 듣고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차분한 아침 풍경에 평안함을 느낀다. 잠에서 깨어나니 이 모든 것이 기쁨의 선물이요, 살아있음에 감사할 일뿐이다. 비의 심성을 닮아 먼지 낀 내 마음도 곱게 비질해야겠다. 


# 선물 / 2022. 6. 14.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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