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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융 Oct 03. 2021

0. 프롤로그

이 시국에 결혼하기까지

사실, 만남의 시작부터 거슬러가야 옳겠다.

소개팅, 미팅보다는 알던 사이에서 자만추를 선호해온 나는 첫회사에서도 어김없이 한 사람을 만났다. 

다만 유학 준비를 하던 그때에. ( 다른 매거진 참고)


번듯하게 생기고 바르게 행동하여 늘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던 팀의 후배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함께하고 있었다. 

유학을 가니 만남을 시작할 수 없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몇 개월 되기 전에 끝나는 인연들도 수두룩하니. 


그런데 웬걸, 다행인지 불행인지 만남이 길어져 죽어도 다시는 안 하겠단 해외 롱디를 내가 자처해서 또 하고 있었다. 아 내 팔자 누가 꼬냐 내가 꼬지.


그래도 스무 살 핏덩이 시절 유학보다 사회생활도 솔찬히 해보고 다시 떠난 으른 유학의 길은 적당히 단단해진 마음과, 고도로 발전한 정보통신의 기술 덕에 이전보단 윤택한 롱디 생활이었다. 

무엇보다 분기에 한 번씩 중간지점 또는 특정 나라에서 만나서 일주일의 짧은 여행을 함께했다는 게 포인트. 

(처음에 무모하게 '지도상' 중간지점인 모스크바에서 만났는데 각자 다른 터미널로 들어갈 때 마음이 찢어져서 너무 울다가 코피도 철철 나서 승무원들이 굉장히 당황하셨던 기억도 있다) 

그때는 당연한 루틴이었는데 돌이켜보니 다시없을 소중한 추억들이다. 

그 추억들이 너무 소중해 청첩장 사진도 당시 여행사진들로 꾸몄다.


그리고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후에도 우리는 계속 자연을 탐미하며 전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나도 추진력과 행동력 하나는 뒤지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나보다 추진력이 더 좋은 사람을 만나니 아주 죽이 잘 맞았다. 그 성향이 안 맞았다면 이렇게까지 오래 만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중요한 부분이 맞으니 이렇게 결혼까지 오게 되었나 싶다. 


결혼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에도 정돈된 글과 사진으로 잘 정리된 글들이 수두룩할테지만, 

곧 있으면 정부에서 법적기준으로 인정한 중년의 나이가 머지않은 두 사람이 굳이 결혼을 결심하고,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다음의 순서대로 풀어보려 한다 ;) 


참고로 오늘은 식이 일주일 남은 시점이다 ㅎㅎ 

(표지 사진은 결혼식의 테마인 마조렐 정원)


1. 프로포즈

2. 내가 꿈꾸는 결혼

3. 식장 잡기: 야외 결혼의 로망

4. 플래너 고르기 (feat. 다이렉트 웨딩의 함정)

5. 영끌 한채 마련

6. 리모델링, 그 기울어진 운동장

7. 드레스 투어 : 어머 나 공주놀이 좋아했네

8. 거리두기 4단계의 결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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