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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생김새 - 기억 전시관

전시관2. 운동장

by 월하문 Apr 03. 2025

[6화]


전시실2는 꽤나 넓었다.


그는 묵묵히 걸어갔다.

공간의 재현을 체험할수록,

지금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이

살갗을 애리듯 느껴졌다.


그래도 그는 괜찮았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자신이 꽤나 성숙해졌구나’

라는 쓰잘데기없는 위로를 하며

계속 걸어갔다.



운동장의 끝에는 식수대가 있었다.


문득 갈증이 느껴진 그는

공책이 물에 젖지 않게 식수대 위에 올려둔 뒤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 차갑지 않은 물이었건만,

박물관에 들어온 뒤 처음 느껴보는 신선함.


그는 현실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전시실을 나가며 그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


“패스해.”


…잘못 들었겠지.



그는 다시 걸었다.

전시관3이 있을 곳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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