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을 흥행시키려면 중요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초반에 신청 인원을 얼마나 빨리 모으느냐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사람이 많은 곳에 끌린다.
모임에 참석하는 이유는 결국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이니까.
이 플랫폼에는 오래된 편법이 있다.
모임을 오픈한 뒤 가짜 계정을 몇 명 넣어두는 것이다.
많게는 15명~20명까지 넣는 모임장도 있다.
마치 음식점 문 앞에 가짜 신발을 늘어놓아 손님이 많아 보이게 하는 것처럼.
결국 나중에 실제 사람들이 채워지니 들키지 않는다.
필승의 편법이다.
나는 이런 편법을 지양해왔다.
참가자들을 속이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 모임장들이 열개 이상의 가계정을 넣는 걸 보며
나도 한 개, 두 개, 세 개… 결국 네 개까지 늘려갔다.
그러다 한 달 전, 대대적인 단속이 있었다.
규정 위반 모임장들에게 경고 점수가 매겨졌고
내 모임도 경고 3점을 받았다.
그 결과 내 모임은 알고리즘에서 사라졌다.
신청자는 뚝 끊겼다.
60일 동안 나는 벌을 받아야 했다.
억울했다.
다른 모임장들은 10개 넘게 넣는다는데, 나는 고작 3~4개였다.
나는 모임 하나하나에 진심으로 임하는데, 왜 내가 걸렸을까.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더 많이 했냐, 덜 했냐”는 현실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가짜 계정을 넣어 모임을 부풀렸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단속이 끝나고, 오히려 편법은 더 정교해졌다.
모임장들끼리 연합을 맺어 서로의 모임에 가짜 계정을 넣어주고,
자신의 계정이 정지가 당하면 두 번째 계정을 만들어 가짜 참가자를 집어넣고, 가계정이 경고를 받으면 다시 본인의 계정으로 옮겨오는 방법 둥
플랫폼 눈을 피하는 방법만 점점 진화했다.
이제 나에게 남은 길은 두 가지다.
1. 플랫폼의 편법에 동조하며 눈 감고 따라가기
2. 플랫폼을 떠나 독립적으로 모임을 만들기
첫 번째는 양심을 내려놓아야 하고,
두 번째는 성공 확률이 낮다.
광고비를 내 돈으로 쏟아부어야 한다.
두 번째를 목표로 조금씩 전진하며, 지금 당장은 첫 번째를 하는 방법도 있다
정직하게 재밌는 모임을 만들어 알리는 방법은
이제 점점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나는 나를 교묘하게 부풀리고
사람들을 속여야 한다.
내가 하는 건 마케팅일까, 아니면 속임수일까
모임을 운영하면서 가장 뜻밖이었던 건
양심과 현실을 저울질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방송국에 있을 땐, 윗선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다.
양심의 무게는 내 몫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선택이 내 책임이다.
정직과 편법, 이상과 현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매일 갈팡질팡한다.
아마 사업이란 게,
결국 이런 질문과 씨름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