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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Jan 04. 2024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기준개발위원장 조학준 교수님(1편)

한의학 교육의 평가 기준을 세우다

한의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한 평가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은 한의대생들이 보다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각 한의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한 인증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 대만드 유니콘과 낙타는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에서 기준개발위원장을 맡고 계시는 조학준 세명대 한의과대학 학장님을 뵙고 왔습니다. 한의학 교육 인증평가와 원전학교실에서의 삶에 대한 학장님의 말씀, 모두 함께하시죠!



조학준 학장님 약력

한의학 석사(의사학 전공)
한의학 박사(원전학 전공)
前 세명대학교 한의예과장
前 세명대학교 한의학과장
前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평가단장
現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장
現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기준개발위원장
現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교육연구위원장


Intro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저는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원전의사학교실 주임 교수 조학준이고요, 지금은 세명대 한의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한평원 일을 좀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가정으로 따지면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죠.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조교도 몇 년 하고, 부원장도한 적이 있어서 아마 기초 교수님들 중에서는 경력이 조금 다양한 편일 거예요.


Q: 요즘 학장님의 일과 혹은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A: 먼저 학교와 학과에서 요구하는 회의들이 몇 가지 있어요. 각종 회의들이 매주 정례적으로 열리고 주말에도 활동이 많습니다. 학장 업무 말고도 한평원(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출장이나 한대협(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 모임이 주말에 잡히는 경우가 많거든요. 한대협에서 역량 중심 소위원회가 만들어졌는데, 그 위원회도 한 달에 한 번씩 회의가 정례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3번 정도 정례화된 회의가 매달 있고, 추가적인 회의에 참석할 때도 많아요. 그 외로는 우리 학생들하고 수업하고 짬이 생기면 논문도 씁니다. 최근에는 논문을 쓰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이 생기다 보니까 논문 작업은 잠시 쉬고 있습니다. 월화수목금금금을 살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웃음)


학부에서 한평원까지


Q: 다음으로는 학장님의 진로 스토리를 여쭤보고자 하는데요, 먼저 학부 시절 학장님께서는 어떤 학생이셨는지 그리고 관심사는 무엇이었는지가 궁금합니다!


A: 요즘 학생들이 한의과대학에 들어올 때 ‘나는 꼭 한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목표 의식을 갖고 들어오는지는 모르겠어요. 저희 때는 그런 목표 의식을 갖고 입학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성적을 맞춰서 들어오는 경우가 더 많았죠. (웃음) 저 같은 경우에도 원래 한의대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성적을 보고 원서를 넣는 과정에서 한의대에 오게 되었어요. 생각해 보면 제가 환경에 좀 잘 적응하는 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환경을 거부하기보다는 적응하는 쪽이고, 똑같은 적응이라도 그냥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나 봐요.


한의대 처음 와서는 한문이나 한자가 충격 중에 하나잖아요? 우리 때는 고등학교 때 필수로 한문 과목이 있었어요. 국어 과목에 한문이 포함되어 있어서 하지 않을 수 없던 상황이었죠. 제가 고등학생일 때는 눈물을 머금고 한문을 했는데 한의대에 오게 되니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그때는 한문을 이미 고등학교 때 많이 했기 때문에 분위기가 한문을 좋아하건 싫어하건 열심히 해야 된다는 공통 인식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동기로 들어온 친구들 보면 우리 때는 한의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많이 모르고 들어왔으니까 학교 다닐 때는 방황하는 동기들도 사실 많았어요. 또 저같이 적응해서 뭔가 해봐야겠다는 사람도 있었고요. 물론 저도 적응보다는 피하고 싶을 때가 많죠. 그렇지만 피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든 극복하고 더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문 같은 것들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어요. 본과 2학년까지는 주로 사서를 많이 읽었고 의서 중에는 의학입문을 많이 읽었죠. 요즘은 학회라고 하죠? 방학 때도 사서나 의서를 읽는 모임을 방학 때마다 많이 했어요. 대학생으로서의 관심사는 잘 모르겠네요. 솔직히 지금 학생들을 대학생활을 참 재미있게 잘하는 것 같아요. 그때 제 취미생활이라고 한다면 PC 쪽에 관심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잘할 수 있다는 건 아니고, 관심은 많았죠.  그래서인지 학생들이 얼리어답터라고 하는 것 같아요.


Q: 말씀을 들어보니 한의대 학생들의 생활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웃음)


A: 별로 없을 거예요. 내가 사실 한의대 들어오기 전에 한문을 제일 싫어했다고 하면 학생들이 엄청 좋아하죠. 저는 진급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전공을 하게 된 거고 우리 학생들은 세부 전공으로 원전의사학을 택할 것은 아니잖아요? 예전에는 전공자 입장에서 학생들을 좀 더 공부를 많이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최근에는 조력자 입장에서 우리 원전의사학 전공자들이 학생들을 도와줄 수 있는 쪽이 무엇일까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연구자 입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면 요즘은 그런 면에서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Q: 학장님께서 전공하신 분야는 원전학과 의사학입니다. 해당 분야를 전공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한의대에 들어올 때는 한의대생이라면 무조건 사서는 다 읽어야 한다는 게 일종의 사회적 통념이었어요. 그런데 주위 동기들을 보니까 스스로 읽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고 교육과정에 들어있는 글을 읽는 사람들이 많았죠. 학부에서 가르쳤던 것은 논어와 맹자였는데, 저는 한문 과목에 대해서 부족한 것을 느꼈기 때문에 다른 책들도 많이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는데 친구들이 나중에 졸업할 때쯤 되니까 ‘넌 원전 말고는 할 게 없다.’ 하더라고요. 지금도 그렇지만 본과 4학년 때 진로를 정할 때 병원에 들어갈 수 있는 T.O.가 정해져 있어요. 예전에는 병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있었기 때문에 지원자가 T.O.보다 많으면 누군가는 다른 곳으로 가야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워낙 한문도 많이 읽다 보니까 원전학 전공해야 하겠다고 친구들이 정해주는 거죠. 제 진로를 친구들이 정해주더라고요. (웃음)


사실 원전학에만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고, 주위에서 진단학을 전공해도 좋겠다는 조언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관심이 있다는 것과 실제로 전공하는 것은 또 달라요. 저는 원전학교실 조교로 계시던 선배들과 같은 동아리도 했기 때문에 자연히 원전학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진로 같은 것을 선택할 때 목적을 갖고 선택하기보다는 계기를 갖고 선택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에 와서는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병원에 들어갔어야 했나 싶기도 하네요. (웃음)


Q: 방금 말씀하신 사서는 이제 역사책으로서의 사서가 아니라 사서삼경을 말씀하시는 것이죠?


A: 맞아요. 사서삼경 같은 것들을 다 읽어야 된다고 해서 순진한 예과 1학년일 때 그 말을 실천하려고 했어요. 생각해 보면 읽어도 기억이 안 났던 것 같은데, 아무튼 방학 때 사기 같은 책들을 번역본으로 쭉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원문으로는 사서삼경이나 그 외의 다른 책들을 약간 읽었죠. 우리 학교 학생들은 우리 학교 원전 강의만 들었으니까 다른 학교 강의를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를 겁니다. 사실은 강의에서 축자 번역해 주는 학교가 별로 없어요. 제가 배우던 시절에는 축자 번역으로 배운 게 아니라 이 원문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배우고 끝났어요. 왜 이렇게 해석하는지 질문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문구 단위로 끊어서 이 단어는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러면 문장은 어떻게 해석하는지 배우는 것이죠. 그렇게 배우고 나니까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문 가르치시는 분한테 가서 배우기도 하면서 극복해 보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만약에 임상과목을 빨리 배웠다면 그런 것을 어떻게 극복해 볼지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르겠어요.


Q: 다음으로 제가 전한련 교육협의체에서 활동을 하면서 학장님이 쓰신 논문을 몇 개 훑어본 적이 있습니다. 학장님께서 원전의사학 분야 외에도 교육과 관련된 연구를 많이 하시고 계셨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이러한 한의학 교육 분야에 대해 연구하시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A: 사실 교육학 쪽은 제가 연구자로서는 전문가라고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교육 현장에서 1997년부터 30년 가까이 교육을 해왔죠. 사실 강의를 실제로 들어보면 교수의 연구 역량과 강의 역량은 별개인 것 같더라고요. 또, 학생들에게 잘 전달이 되는 강의를 이미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느끼기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아주 직접적인 계기를 꼽자면, 학생들을 바라볼 때 저는 원전의사학 전공을 하니까 원전의사학에도 나름의 한의학 발전 방향이 있다는 생각으로 강의를 해왔습니다. 초반에는 호응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었지만, 최근 10여 년 사이에 원전에 대한 반감들이 대내적으로 또는 대외적으로도 굉장히 심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똑같은 강의를 해도 학생들 받아들이는 수용도가 너무 떨어져서 곤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사실 원전의사학 교수님들이 대부분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아요. 기초 교수님이다 보니까 학생들하고 접촉하는 시간도 많고, 또 강의도 많다 보니까 딜레마에 빠지는 것입니다. 가장 잘 교육할 수 있는 여건에 있는 교수님들이 학생들한테 제일 외면받는 쪽이다 보니까 이것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원전학회지에 교육학은 아니더라도 교육 관련 논문들이 예전부터 많지는 않아도 지속적으로 게재되어 왔어요. 그 논문들을 볼 때마다 관심이 있기도 하고 속으로 뜨끔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남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갈수록 바꿔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대로 학생들에게 외면받는 과목으로 놔두면 원전학 연구자 자체가 없어지는 것뿐만 원전학도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을 텐데 완전히 외면받는 부분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임상한의사들도 원전학의 분야를 전부 다 가르쳐야 된다는 것은 아니더라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실 거예요. 얼마만큼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합의할 방법이 없으니 각자 다르겠지만 말이죠.


아주 기본적인 것은 한의학 교육 인증평가가 굉장히 많은 걸 바꿔놨다고 생각해요. 학생들, 교수들, 그리고 임상한의사들 사이에서 다양한 여론이 있지만 인증평가가 아니면 교육 분야에 이런 변화조차도 없었을 거예요. 제가 알기로는 한의학 분야가 가장 보수적인 학문 분야 중 하나이고, 그중에서 교육은 더욱더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분야예요. 왜냐하면 교육은 틀을 바꾼다고 바뀌는 게 아니잖아요? 교수자 자체가 바뀌어야 되는데 한 사람의 교수자가 바뀐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바뀌어야 하니까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런 고민이 있던 차에 가장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학과장으로서 한의학관 1층의 술기센터를 개관하는 업무를 수행한 것이었어요. 기초 교수가 술기센터를 만든 건 아마 우리 세명대 한의대가 처음일 겁니다. 의대에서도 술기센터는 주로 진단학교실이나 임상 교실에서 만들어요. 세명대 같은 경우는 제가 개관 업무를 맡게 되어서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죠. 센터를 만들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지, 술기센터에서 무엇을 하는지 등등 많이 공부하고 센터를 먼저 개관했던 다른 한의대도 둘러보았습니다. 의과대학도 방문하고 싶었는데 갈 수 있는 기회가 없더라고요. 설계도도 구할 수 있으면 다 구해서 가장 우리 학교에 적합할 만한 모델로 설계를 했어요. 그러면서 의대 임상 실습을 어떻게 하는지 그때 알게 되었죠. 그전에도 한평원 일을 하면서 CPX나 OSCE 같은 이름은 들어봤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개념이 없다가 술기센터 개관을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지식이 어느 정도 쌓인 상태에서 관련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관련 논문들이 나오게 된 것이에요. 과제를 수행하면서 우리 학생들과 하는 원전 수업도 그것에 맞춰서 바꿔 왔고요.


Q: 다음으로 어떻게 학장님께서 한평원과 함께 하게 되셨는지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저는 한평원에서 실시한 1주기 평가 때부터 평가위원으로 활동을 했어요. 방문평가위원 역할을 맡았는데, 한평원 편람 평가 기준을 교육받고 특정 대학을 방문해서 평가하는 직책입니다. 피평가 대학의 자체 평가 보고서는 잘 작성이 되었는지, 평가 기준에 합당한지 등등을 평가하는 방문평가위원으로 1주기 때 처음 활동을 했어요. 2주기 평가에 와서도 방문평가위원 말고도 서면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나니까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보였나 봐요. 한평원에서 4년에 한 번씩 하는 본평가와 2년에 한 번씩 하는 모니터링 평가가 있는데, 2주기 때 본평가위원 중에 한 사람이 됐어요. 그러면서 본평가위원장도 잠깐 하고 평가단장을 맡게 되었죠. 원래는 평가단장 임기가 2년이어서 임기를 채울 생각으로 했는데, 우리 한의대의 직전 학장님이 부총장으로 영전하셔서 단장직을 내려놓고 학장으로 옮겼습니다. 평가원에서 평가단장과 학장을 겸직할 수 없게끔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평가단장 임기로만 따지면 거의 최단기일 겁니다. 지금은 기준개발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로도 한평원이 지금 내부적으로 조직 개편을 생각하고 있어요. 한평원이 평가 이외에 다른 기능 자체가 거의 없어서 평가를 좀 더 잘하기 위해서는 부수적인 사업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학교별로 교육학교실 교수님들을 모시긴 했는데, 그분들이 실제로 각 대학에서 교육 분야에 변화를 주는데 한평원이 돕는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야 하겠죠. 그런 것은 평가로는 안 되니 평가 이외의 부수적인 사업들을 내부적으로는 구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Q: 한평원의 역할 확대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그것과 관련해서 얼마 전에 학생들한테도 설문지가 나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맞아요. 이전에 수립된 한평원의 중장기 발전 계획안을 기반으로 조금 수정하기도 하면서 계획안에 맞게 한평원 사업을 새로 수립하고 있어요. 평가 이외의 다른 사업들을 무엇을 어떻게 진행할지 그것을 짜고 있습니다. 사실 한의대 교수님들이 몇 분 안 계시는데 한평원 일까지 하실 분이 정말 많지 않아서 쉽지는 않습니다. 평교수로도 맡아야 하는 업무들이 한평원 일을 겸하기에는 사실 일이 많거든요. 대만드와도 비슷합니다. 이런저런 평은 많지만 한번 해보시겠냐고 물어보면 일할 사람은 많지 않죠. 한평원 자체가 법적인 효력이 있는 자율규제 기관이에요. 자율규제라는 게 사실은 자율적으로 하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자유’는 아니죠. 규칙이 있어서 그에 따른 내부적인 절차 같은 것들도 있고, 또 각 대학마다의 이해득실에 따른 이런저런 입장차가 좀 있어요. 예를 들어 학생이 바라보는 한평원의 역할이나 바라는 점, 교수님들이 바라는 점, 임상한의사들이 바라는 점들이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보직 교수이면서 한평원 소속이기도 하기 때문에 어떤 때는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가 있습니다. 공정하게 처리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공정한 것인지 고민이 될 때가 있어요.


Q: 소속 집단에 따른 입장차에 저도 공감이 많이 됩니다. 다음으로 한평원에서 지금까지 해오신 일들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처음에 얘기한 방문평가위원은 각 대학에 실제로 평가하러 나가는 직책이고, 본평가위원은 실제로 평가하러 가기도 하지만 평가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업무를 관장하는 역할입니다. 평가에서 생긴 이슈들에 대해 논의한다거나, 학교에서 자신들이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의가 오면 논의해서 답변을 주기도 합니다. 또 평가 기준이 생기면 그에 맞춰서 편람을 만들고, 평가를 거듭하면서 편람을 수정하고 업데이트하기도 합니다. KAS2022 같은 경우는 기준만 있고 편람이 없던 상태여서 편람을 작업하느라고 고생을 좀 했죠. 제가 평가단장으로 했던 가장 큰 미션 중 하나가 편람 제작이었어요. 편람을 다 만들어 가는데 학장이 되는 바람에 그만두게 되었고요. (웃음) 지금은 기준위원장으로서 이미 설정된 기준을 실제로 평가도 해보고, 사회나 또는 임상한의사 또는 협회 등등의 의견을 듣고 개정하는 작업을 일부 진행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필요한 기준이나 개정이 필요한 기준 등등 여러 의견을 듣고 있고, 학교 의견이나 학생 의견도 들어야 하겠죠. 그런 의견들을 반영하는 기준 개정 작업을 절차에 맞춰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한평원에서 진행한 인증평가에 대한 메타평가도 해볼까 합니다. 메타 평가는 간단히 말하면 평가에 대한 평가입니다. 예를 들어 2주기 때의 평가가 이렇게 됐는데, 그 평가가 잘 이루어졌냐에 대한 평가를 메타평가라고 하는 것이죠. 학생과 교수님들에 대한 설문조사와 FGI(Focus Group Interview)까지 실시하는 제대로 된 메타평가를 계획하고 있어요, 그리고 각 한의과대학에 교육학 교수님들이 포진해 있는데, 이분들이 평가 준비와 교육과정 개편 외에도 교육과정 운영 모니터링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계십니다. 교육학 교수님들이 각 대학의 교육 현황이나 각 대학에서 잘 이루어지고 있는 점들을 연구하고 논문으로 발표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할 계획이에요. 이런 사업들이 각 대학의 교육을 바꿔놓는데 큰 기여는 못하더라도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장님께서 한의학 교육 분야에 관여하시게 된 계기, 모두 재밌게 들으셨나요? 2편에서는 학장님께서 보다 양질의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해오신 노력들이 소개됩니다. 모두 함께하시죠!


Interviewer. 유니콘, 낙타

Writer & Editor. 유니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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