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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Jun 27. 2024

임상과 보건학 연구의 만남, 윤해창 한의사

#역학 #완화의료 #보건대학원

한의학과 완회의료는 긴밀하게 맞닿아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관심이나 참여가 미비한 분야라고 합니디. 한의학과 완화의료에 대한 논문을 쓰셨고, 얼마 전 보건대학원을 졸업하신 윤해창 원장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지난 봄, 따뜻한 대구에서 갈매기와 햄스터가 들었던 연구부터 임상까지의 다양한 이야기를, 지금 대신 전해드립니다!

[약력]

전) 해창한의원 원장
경북대학교 보건학 박사
대전대학교 한의학 석사

들어가며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윤해창입니다. 상지대를 졸업한 뒤 대전대 한방내과학 석사, 경북대 보건학 박사를 마쳤습니다. 환자를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가끔 힘에 부칠 때도 있는 E 51:I 49의 MBTI 소유자입니다.


요즘의 일과와 일주일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공보의 마치고 한의원을 4년 운영하다 지금은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학위논문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학위논문을 정리해서 저널에 투고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외의 시간은 운동을 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곳간에서 인심 나듯 체력에서 친절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여행 가는 걸 좋아하는데, 자주 멀리 여행가기는 어려우니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하는 편입니다.



학부생 시절


한의대생 때에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16년 전 입학하여 10년 전 졸업했네요. 제 성격상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편이라 학교 생활도 열심히 했습니다. 저희 학교는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였고 학술/문화/체육 분과별로 1개씩, 그리고 추가로 문선패, CMF까지 했습니다. 예과, 단대 학생회도 하였고 방학 동안 약리학 교실 학생 연구원도 하며 동물 관리도 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히 ‘어떤 한의사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기보다는 지금 맡은 일, 학교 수업이나 여러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한의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예과 1학년 때 멘토 프로그램으로 교수님 1분과 학생 3~4명이 짝을 지어서 주 1회 활동하는 수업이 있었는데, 예방의학 교실 교수님과 매주 추천해 주신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게 주요 활동이었고 교수님과 교내식당에서 밥 먹으며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해 살펴주셨어요. 그 시간이 자연스럽게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양생, 예방, 건강과 같은 주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러한 부분에서 한의사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하는 역할이 큰 것 같습니다.


현재 한의대생들에게 추천하는 활동이 있을까요?


찾아보면 다양한 활동 기회가 있을 겁니다. 저는 예과 1학년 때 고 박영석 대장님이 이끌었던 국토대장정에 참가했었습니다. 무작정 걷는 게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예과 2학년 때는 KOICA-대사협 프로그램으로 1달간 필리핀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마닐라에서 차로 12시간이 걸리는 곳이였는데 아주 청정 지역이였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왔습니다. 본과 1학년 때는 학교 영어 교육을 1학기 수료하고 하와이 어학연수 기회를 얻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얻었지만 학생회 활동으로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국제교류처를 통하거나 교외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 해피무브 등 다양한 기회가 있으니 열심히 찾아보시고 값진 경험을 얻으시길 추천드립니다.


대학원에 진학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수련 생활을 1년 반 정도 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조금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학교 병원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대학원 진학도 하게 되었습니다. 지도교수님의 관심과 배려 덕분에 석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대구에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이와 관련하여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삼고초려 끝에 보건학박사 과정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하여


'호스피스·완화의료 발전사와 한의학 참여의 필요성' 등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연구를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호스피스의 어원 자체가 유럽에서 순례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힘들 때, 잠도 자야 하고 아플 수도 있고 그럴 때 도와주는 걸 총칭해서 호스피스라고 불렀다고 해요. 임종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힘들고 불편하고 아픈 것들을 도와주는 모든 행위를 지칭하는 것으로 단어의 의미가 바뀌어져 온 거죠. 완화의료는 말 그대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의료니까, 의학적인 처치를 통해 증상을 줄여준다는 의미가 커요.


(호스피스·완화의료가) 우리나라에 도입된지는 되게 오래됐어요. 인류가 존재하면서부터 질병이, 의사가 있었고 장례까지의 과정을 도와주는 사람도 있었을텐데 제도적이지 않았을 뿐인 거죠. 무의미하게 연명 의료를 하는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사람에게는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도 있다는 데 사람들이 동의하기 시작했고 법제화가 되었습니다. 완화의료가 사회적으로 대두된 것이 얼마되지 않은 것 같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2016년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되었으니 이제 10년이 다 되었어요. 지금은 여러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죠. 제도가 처음 생길 때는 완벽하지 않으나 실시하면서 점차 보완되고 있어요.


완화의료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으실까요?


 학생 때 가족과 가까운 친구를 떠나보내고 수련의 시절 말기암 환자를 보면서 사망까지 접하다 보니 완화의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완화의료표준교육 과정을 수료하셨는데, 해당 교육의 내용과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과거 해당 교육이 시작되었을 때는 온라인 교육만으로도 이수가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후 현장 교육만 실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완화의료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접하고 싶어서 듣게 되었고, 여러 기관 중에서도 국내 호스피스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직접 강의를 하는 가톨릭대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암 중점 한방병원에서의 치료는 호스피스·완화의료와는 어떠한 차이를 가질까요?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우선 표면적으로 환자에게 의학적인 처치를 해주는 것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그 내면에 증상의 해소만을 목적으로 하느냐, 아니면 환자의 입장에서 원인과 해결책을 고민하느냐, 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서로 배타적인 것은 아니므로 어느 정도 공유하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가정에서의 호스피스에 있어 한의사가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느 시점의 국가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 국민의 70% 정도가 병원에서 삶을 마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개별 조사에서는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병원이 아닌 자신의 생활기반에서 임종을 맞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의사의 방문진료 시범사업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고, 한의사의 방문진료 시범사업은 그 반대입니다. 병원이 아닌 곳에서 사망하신 분들은 장례 전 검안을 거쳐야 하는데 한의사로써 가능하지만 호스피스 사업 중 입원형/자문형/가정형 그 어디에도 한의사 참여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즉, 실질적인 활동은 가능하지만 제도적인 부분이 미흡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완화의료에서의 한의학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또는 한의사와 한의대생이 완화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가운데 각각의 증상이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서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의 자세가 완화의료의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환자가 병원에서 말기 선고를 받으면 더 이상 해줄 것이 없으니 퇴원 권유를 받고 다른 방법을 찾다가 한방의료기관을 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런 분들을 보면서, 또 서양의학적 치료에도 20~30% 환자들은 통증관리가 되지 않다 보니 어떤 한의학적인 접근법이 필요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한의학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완화의료에서도 한의사의 역할이 일정 부분 부여되어 있어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우리가 참여하지 않으면 이와 관련하여 보완, 시정, 추가, 확대 이러한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또한 여러 전문가가 참여하는 다학제의 특성상 의료 인력간의 교류가 필수적이에요. 이러한 관계 속에서 시너지 효과가 환자뿐만 아니라 한의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면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합니다.


완화의료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나 강의, 공부 방법이 있을까요?


 가톨릭대에서 교육받을 때 받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국립암센터에서 발간한 ‘나쁜 소식 어떻게 전할까’라는 책이 있습니다. 완화의료에 관심 있으신 분들 뿐만 아니라 의료인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한의사이자 연구자로써


해창한의원을 운영하셨는데, 개원을 결정하셨던 계기가 궁금합니다!


 타지에서 10여년 생활하니 공보의 마칠 때쯤 어디서 기반을 형성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거주지가 결정될 것 같았어요. 마침 집 근처에 양도 건이 있어서 큰 비용 들이지 않고 개원 경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2년 계약으로 시작했는데, 코로나도 지나가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재계약도 했었습니다. 3년차에는 상가입주자대표를 1년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4년차에 상가주인이 인수를 제안하더라구요. 30년이 넘은 건물이라 상가 주변까지 신경 써가며 운영했던 터라 인수는 거절했고, 마침 박사학위논문을 준비해야 해서 요양병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르게 개원을 하신 편이라 생각되는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빠르게 개원을 했으니까 그만큼 열정이 있었고, 2년차 때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그게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나고 자란 집 가까운 곳에서 양수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게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하거든요.


이후 경북대학교에서 보건학을 공부하신 계기가 궁급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학부시절 예방의학 교수님으로부터의 영향, 개원하면서 코로나19를 겪은 경험, 그리고 경북대가 가깝기도 하고 보건학 분야에서 한강 이남 제일이라 하는 명성도 진학을 결정하는데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학부 때부터 예방의학에 관심이 있었고, ‘어떻게 하면 환자를 건강하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의료 계열 (직종)에서 방법이 다를 뿐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잖아요. 그래서 보건학을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북대 보건대학원 및 보건학과에는 열 분의 교수님이 계시는데 역학, 지역사회보건, 보건통계, 보건경제, 구강보건, 산업보건 등의 분야를 공부할 수 있어요. 저는 역학 전공의 지도교수님과 지역사회코호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학위논문을 작성했습니다.


차의과대학교, 한국체육대학교 출강을 다니셨던 경험도 궁금합니다!


 차의과대학교 간호학과에서 2년, 한국체육대학교 운동건강관리학과에서 2년 했었고 그 중간에 1년은 겹쳐서 총 3년 정도 (출강)했어요. 차병원이 난임 치료로 유명하고, 한의대가 없지만 한방부인과도 있는 등 한의학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차의과대학에도 보완대체요법이라는 강의가 있더라고요. 한의사가 직접 강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는데 잘 봐주셨는지 (강의를 하게 되어서) 일주일에 한 번 휴진하고 분당에서 수업을 하고 내려오곤 했어요. 간호학과 학생들에게 혈자리 지압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되게 신기해하고, 한의학적 치료가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와 같은 이론과 함께 실습을 병행해서 강의 평가도 좋았던 것 같아요. 의료/복지기관부터 공무원까지 정말 다양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학 전공자들에게 한의학을 소개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해 보람을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뒤 2년은 대학원에서 보건학을 전공하다 보니 한국체육대학 운동건강관리학과에서 공중보건학 강의가 처음 개설되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였는데, 알고 있던 개념들을 설명하면서 더 깊이 이해하게 된 부분도 있고, 생활 속에서 보건학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해 보자, 이런 과제를 하면서 (학생들과) 여러 의견을 이야기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코로나 때라 비대면 강의로 진행되었는데, 이후 현장 강의를 가야 하게 되면서 서울까지 왔다 갔다하는 게 대학원과 병행하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 그만두게 되었어요.


박사 졸업 논문의 주제나 내용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지도 교수님께서 역학 전문가이시고, 연구 분야 중 하나가 체중 변화에 따른 신체의 변화, 체중 변화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게 있어요. 사람들의 체중이 얼마나 변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게 간단해 보이지만 그 자료 자체를 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체중을 일일이 기록하고, 그 사람을 추적해서 언제, 왜 사망했는지를 연결해야 하잖아요. 이 주제로 한번 해보는 게 어떨까하는 이야기가 있었고, 체중 변화가 당뇨병, 심혈관 질환의 발생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썼습니다. 결론은 사람들의 체중이 심하게 변할수록 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론이 나왔죠. 적절한 체중 관리가 필요하고, 체중 감량을 하더라도 요요 현상을 방지해야 하고 단기간에 큰 체중의 변화를 겪는 것이 좋지 않다. 보통 건강한 다이어트로 한 달에 3kg 얘기하잖아요, 그게 단순히 요요를 방지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질병 발생이나 사망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역학을 공부하셨던 내용이 한의학 분야와 맞닿는 지점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역학은) 질병이 어떻게 발생해서 전파되고 종적으로 사망의 문제에 이르는 것에 대한 거니까, 중재로 한의학적인 방법이 있을 수 있어서 어느 분야든 대입만 하면 되는 거죠. 앞으로도 방법론에 대한 공부를 계속 해야 할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아시다시피 연구 방법론들이 전부 서양의학의 관점으로 형성된 것이다 보니 한의학적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기란 조금 더 어렵거든요. 내가 어떤 시술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효과를 비교할 때, 예를 들어 보중익기탕을 쓴 사람과 쓰지 않은 사람을 1:1로 연결해서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거죠. 보중익기탕이라 해도 처방하는 사람에 따라 봄여름가을겨울 변방이 있고, 출원에 따라 약재 용량도 다를 수 있고, 소음인 보중익기탕이 따로 있을 수도 있다 보니까, 사람을 대상으로 내가 생각하는 중재로 연구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임상에서 환자를 보면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시나요?


 연구결과를 임상에 활용하고 다시 임상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은 이상적이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얻더라도 이를 구체화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고요. 저는 코로나19 때 한의협 전화상담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했었는데, 이러한 감염병에 대한 한의학의 대처를 기록하고 분석해야겠다는 생각에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수행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의협에서 지난 번 ICOM을 국내 개최하면서 임상증례 발표세션을 담당할 개원의를 모집하였고 이번에도 ICMART 포스터발표를 할 한의사 및 한의대생을 모집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씩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보면 목적지에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최근 내신 논문 '한의치료를 받은 안면마비 환자의 진료비 특성 분석-건강보험통계연보를 중심으로'에서 안면신경장애(구안와사)에 대한 한의 보장성 강화를 고려할 필요성을 제기하셨습니다. 건강보험 적용이나 보장성 강화가 필요한 또다른 한의 치료(한방 의료행위)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보건의료에 대한 재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효용이나 수요에 따른 우선순위에 따라 지출이 결정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항을 결정하는 것도 기회의 창이 열리기 전까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의진료 항목에 대해서는 극히 일부 재원이 지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각 항목에 대한 효용, 수요 등에 대한 자료를 구축하고 이를 분석하여 기회의 창이 열릴 때를 대비하여야 합니다.


연구를 하면서 보람되거나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계속 연구라고 이야기하시니까 조금 부끄러운데요. 심도 있는 연구를 해서 대단한 결과를 낸 건 사실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하나를 얘기해야 한다면 최근에 코로나 백신과 한약 복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서 영어로 논문을 작성했는데 게재까지 2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당시에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까지 맞을 때였는데, 신속 승인을 받아서 모두가 백신을 맞지만 관련된 연구가 많이 없었고, 더군다나 한의학적 치료법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사실 알 수가 없었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설문조사를 해서 통계 분석을 해서 그 결과를 정리했는데, 어떻게 보면 눈이 내릴 때 발자국 찍는 느낌으로 했던 것 같아요. 눈이 녹으면 또 사라질 거지만 지금 아니면 못하는 거잖아요. 최종적으로 게재 확정이 났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임상을 하시면서 동시에 공부하고 논문을 작성하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되는데 어려움은 없으신지, 이를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일단 원동력은 가족이겠죠. 제가 하는 걸 지켜봐 주고 열심히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즐겁게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아무래도 좀 어렵죠. 아프지 않으려고 일하면서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고 있어요. 그래야 진료를 하든 연구를 하든 조사를 하든 뭐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현재 관심을 갖고 계신 연구 주제가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지금 제 상황에서 접근하여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자료인 누구든지 제한 없이 획득 가능한 국가 통계, 연구윤리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공개 자료 등을 활용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한의학 관련 변화추세라던지 수도권과 지방과의 차이, 또는 근무중인 요양병원 관련 통계 등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인생 그래프를 그린다면 가장 뿌듯했던 UP의 순간과 포기하고 싶었던 DOWN의 순간이 언제였는지, 또 DOWN일 때의 극복 방법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개원, 출강, 학위 과정을 마무리할 때가 UP이었던 것 같고, DOWN은 수련을 중단했을 때였습니다. 곧바로 다시 일하기는 했지만 파트타임이었고, 충분한 휴식과 여행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렸습니다. 특히 동생과 다녀온 유럽 여행은 이 기억에 남지만 서로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져서 다시 가기 어려울 것 같네요.


진로를 고민하는 한의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각양각색의 한의사가 되실 겁니다. 모범 답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꿈을 향해 노력하신다면 꿈꾸던 모습의 한의사가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다만 그러려면 충분한 체력을 길러놓으셔야 하고 나를 지지해주거나 신뢰할 수 있는 주변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하나 남이 해주는 것 없으니 스스로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앞으로의 목표,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는 무엇인가요?


단기적으로는 보건학적 방법론을 한의학의 여러 곳에 적용시켜보고 싶습니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들도 일반인, 다른 분야의 사람들, 특히 정책결정자들에게 이야기하려면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ㅎㅎ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저도 정확히 알지는 못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노력한다고 세상이 바뀌리라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제자리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혹 나중에라도 제가 맡은 역할이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큰 틀을 구성하는 일을 맡게 된다면 열심히 해왔던 경험들이 좋은 밑거름이 되리라고는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대만드가 다음에 만나보면 좋을 것 같은 분이 있을까요?


 한국체육대학교 운동건강관리학과 오재근 교수님을 추천합니다. 한의사이자 교수로서 체육인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모습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대전대학교 조정효 교수님도 추천합니다. 석사 때부터 저에게 많은 지도를 해주셨던 분이라 대만드에도 좋은 말씀을 해주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궁금했던 보건학 연구, 완화의료에 대해 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궁금한 분야에 도전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 인터뷰였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고민까지 진솔하게 나누어주신 윤해창 원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대만드는 앞으로도 유익한 인터뷰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D

Interviewer. 갈매기 & 햄스터

Editor.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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