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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에서 한의학을 펼치는 송영일 한의사

by 대신만나드립니다 Mar 06. 2025
지난 여름 방학, KOMSTA의 일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 의료봉사를 떠나는 비행기에서 낙타는 한 가지 개인적인 소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바로 우즈베키스탄에서 글로벌협력의사로 근무 중이신 송영일 한의사님을 인터뷰하는 것이었는데요. 이틀간 점심시간마다 찾아뵈어 인터뷰한 송영일 한의사님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드립니다.

송영일 한의사님은 대만드 팀이 일곱 번째로 인터뷰했던 선생님이시기도 합니다. 2017년 여름에 진행했던 인터뷰를 먼저 읽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1탄)   (2탄)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에서 근무 중이신 송영일 한의사님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에서 근무 중이신 송영일 한의사님

[학력]

대전대학교 대학원 한의학 박사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수상]

2021 제16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국무총리 표창

2021 제23회 재외동포문학상 체험수기부문 대상

2014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공모전 시민미디어상

2009  제4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경력]

2016.03.~  한국국제협력단 글로벌협력의사(우즈베키스탄)

2012.11.~2016.02.  동의대학교부속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한방진료과장

2010.05.~2012.10.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임상강사

2007.04.~2010.04.  한국국제협력단 제13기 국제협력의사


      

Q. 안녕하세요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의사 송영일입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서 글로벌협력의사라는 직책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활동하고 계신 이 병원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지금 근무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공화국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는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전통의학 발전 명령에 의해 설립된 국가 기관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여러 과학적 연구와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전통의학이 발달한 타 국가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전통의학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야 하는지를 파악하여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의학을 빠른 시일 내에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기관입니다.
      


Q. 한의학의 대표자로서 우즈베키스탄에서 수많은 일들을 하고 계시는데어떤 활동들이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우즈베키스탄 전통 의학은 이슬람 의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전통의학이기 때문에 아시아 전통의학과는 꽤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의학은 단순히 의학적인 면에서 뿐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 같은 면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전통의학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단순히 의학을 발전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국가를 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그런 정치적인 결단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이나 인도 등 전통의학이 많이 발전한 국가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데,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의학 분야에 관해서는 한국이 아무래도 가장 오래 협력해 왔어요. 한국의 경우 1990년대부터 30년 넘게 KOICA를 통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한의사를 계속 파견해 왔기 때문에, 세계 전통의학의 주된 양국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 인도가 아닌 한국이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지난 30년간 KOICA를 통해 계속 오신 한의사분들이나 25년 넘게 우즈베키스탄으로 봉사를 오시는 KOMSTA, 최근에는 대구한의대한의약진흥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인도나 중국에 크게 뒤처지지 않게 우즈베키스탄과 많은 협력을 맺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에 약재에 대한 자료들은 많지만 침구치료 같은 분야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 배워야 하는 면이 있어요. 그런 상황이다 보니 한국의 침구학을 위주로 이곳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과 학생들을 모아 공부를 시키고 있어요. 또 국가 공인 수료증을 발급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여, 침구학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우즈베키스탄 의사들이 와서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그렇게 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에, 중국과의 대결에서 아직까지는 조금 더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우즈베키스탄 내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한국이 중국과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었는데한국의 지원이 부족해서 경쟁력이 잘 없는 상황인가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건 지원의 문제라기보다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제적 격차가 크기 때문에 생긴 상황 같아요. 똑같이 한의사 일을 한다고 하면, 주로 경제적인 이득을 고려해서 해외에 나가 일을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인 한의사가 와서 일을 하기에 발품은 많이 드는데 수입은 짭짤하지 않은, 아직까지는 그런 상황인 거죠. 그렇다 보니 많이들 우즈베키스탄을 선택하지 않는 거고요. 제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한한의사협회 같은 곳에도 문의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대한한의사협회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은 시장이 너무 작고 경제적인 이득을 많이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의 한의사들이 굳이 우즈베키스탄까지 가서 일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어요. 물론 봉사의 목적으로 오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봉사 역시 국가적인 지원이 없으면 개인이 참여하기 어려운 거잖아요. 그런데 그에 반해 중국은 국가의 헌법을 바탕으로 한 전폭적인 지원으로 사업을 진행시키는 측면도 있고, 우즈베키스탄과 경제 수준도 극명하게 차이가 나지는 않으니까 중의사들이 쏠쏠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도 많이 오고요.


또 우즈베키스탄이 개방화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 사람들이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어요. 단적인 예로, 지금 우즈베키스탄에서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이 한 20만 명이고 남한 사람이 3천 명이라고 한다면, 중국인들은 그보다 훨씬 많아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오가는 비행기가 일주일에 현재 19편 있는데, 중국과는 일주일에 100편의 비행기가 오가게 하겠다고 확정했거든요. 그렇다 보니 유동인구도 많고, 중국이 우즈베키스탄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투자하는 것도 많아서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어요. 그럼 아무래도 중국 사람들이 늘어나면 중의학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지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 숫자가 한국인처럼 3천 명 수준이 아니라 100만, 200만 명씩 늘어날 거라고 해요.
 

그런데 그렇게 중국인들이 늘어나면, 물론 한국을 좋아하는 중국인들도 있겠지만, 한국어를 하는 한의사가 있는 한의원에 가기보다는 자기네 말이 통하는 중의사가 있는 중의원에 많이 가겠죠. 그리고 그렇게 많이 가다 보면 우즈베키스탄 사람들도 그쪽 병원으로 많이 갈 거고요. 그런 상황이다 보니 미래가 좀 암울하죠. 인구수로 절대 중국을 이길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그럼 단순히 지원이 얼마나 많은지보다도 사람들이 여기서 얼마나 활동하고 있는지가 중요하겠네요.
 
 그렇죠. 그게 제일 중요한 거죠. 또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보다 높은 분야도 있지만 아시다시피 지금 중국이 예전의 중국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면 중국은 달나라에 우주선도 보내는 나라인데 한국은 못 보내지 않습니까? 굳이 따지자면 과학적으로도 중국이 훨씬 많이 발전해 있고, 중의학에 대해 중국에서 편성하는 예산에 비하면 한국은 굉장히 초라한 편이죠.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교육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고 많이들 노력하고 계세요. 저뿐만 아니라 대구한의대나 한의약진흥원에서도 중국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제약산업이나 침구학 교육 같은 몇몇 부분에서는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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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TA에서 봉사를 갔을 때, 마침 송영일 한의사님께서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하계 침구학 강좌가 마무리되고 있었습니다.


 Q. 우즈베키스탄에서 한의학을 좀 더 키우고 대중화하기 위해 어떤 방면에서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제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질문인데, 한의학을 키운다는 게 도대체 뭘까요? 우리가 한의학의 세계화를 얘기하지 않습니까? 한의학의 세계화를 통해 원하는 게 경제적인 성장, 그러니까 한의학을 통해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것이라면,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게 한의학의 세계화겠죠. 또 한국의 한의학 산업계를 바탕으로 약이나 진료 도구를 해외에 수출해서 국가적으로 많은 이득을 내는 것이 한의학의 세계화라고 한다면 그런 분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되는 거겠죠. 그런데 한국이 가진 그런 역량 자체가 중국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적어요. 적다는 걸 제가 직접 피부로 느껴요. 굉장히 영세하고, 돈이 없고, 그런 거죠. 그래서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다들 회사가 영세하다 보니 외국에 수출하려고 해도 난관이 많아요. 외국에 수출하려고 해도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물건을 파는 것과는 또 차원이 다르거든요. 상품에 대한 안전성 같은 것들을 국가적으로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우즈베키스탄 같은 나라는 그 과정이 굉장히 복잡해요. 한국처럼 FM적으로 하려고 하면 거의 안 될 거예요. 뇌물을 주거나 높은 지도층을 알고 뒷손을 잡는 그런 것들과 섞이지 않는 한, FM대로 우리가 좋은 약이 있으니 그걸로 진출해 보겠다고 하면 굉장히 힘들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한의학의 세계화라는 게 뭐냐, 각자의 자리에서 하는 거죠. 그러니까 제가 어차피 제약산업의 발전 같은 것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고,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침구학이나 전통의학을 공부할 때, 한국의 한의학이라고 하는 부분을 좀 더 열심히 공부하게 만드는 게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시간이 지나면 사회에 진출하게 될 테니, 그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친밀도도 많이 높이고 사암침법이나 사상의학 등 한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 정도까지만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약을 수출한다든지 하는 그 이상의 것들에 대해서는 제약 산업에 계신 분들이 하셔야 하는 부분이어서, 제가 뭐라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Q. 지난 2017년에 대만드와 인터뷰를 하시고 오랜만에 다시 만나 뵙는 건데그동안 해오셨던 많은 노력들이 있잖아요그중에 좀 더 기억에 남거나 뿌듯하신 게 있으신가요?
 
 글쎄요.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양가의 감정이 있어요. 결혼은 해도 후회고 안 해도 후회라는 말처럼, 모든 일에는 다 양가적인 게 있어요. 2017년에 ‘대신만나드립니다’ 팀이 와서 인터뷰를 해 주시니까 제가 뭐라도 된 사람처럼 우쭐하고 했던 것도 있었는데, 7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할 수 있는 범위도 작아지고 능력도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구나, 생각했죠. 공자님도 후생가외(後生可畏)라고, 뒤에 난 놈들이 더 무섭다고 그랬잖아요. 후배들이 워낙 잘 나가고 또 똑똑한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 면에서 ‘나는 이제 다 늙었구나’ 하는 의미가 아니라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사실 그간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이 많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상도 받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책도 많이 번역해서 총 7권이 나왔어요. 또 우즈베키스탄 방송사의 대담 프로그램에 나와서 얘기한 적도 있고요. 이런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러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어요. 최근에 있었던 일로는,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을 여름방학에 모아 한 달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교육을 진행한 게 있어요. 그 교육을 받는 동안 학생들이 굉장히 만족해하고 또 학교에서 공부하지 못했던, 학교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여기 와서 정말 많이 공부할 수 있었다고 제게 이야기하는 걸 들었을 때 제일 뿌듯하게 느꼈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2017년 이후 송영일 한의사님이 걸어오신 길은 이 글을 참고해 주세요!)




 안 그래도 오늘 오전 KOMSTA 진료를 학생분들이 참관하시는데굉장히 관심도 많고 알고 계신 것도 많더라고요.
 

네, 아시다시피 우즈베키스탄 영토가 남한보다 몇 배나 크거든요. 국토의 끝에서 끝까지는 거의 1600km 정도 돼요. 물론 비행편도 있지만 학생들이 돈이 부족하다 보니 그런 비행기를 타고 오지는 못해요. 그래서 12시간, 16시간씩 오랫동안 기차 타고 오곤 하거든요. 그런데 저렇게 많은 30명의 학생들이 우즈베키스탄 방방곡곡에서, 1200-1300km 떨어진 누쿠스라든지 아주 높은 고개를 넘어야 하는 안디잔이라든지 하는 도시에서도 이걸 공부하겠다고 찾아왔거든요. 이 학생들에게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이 교육 프로그램이 무료이거나 한 것도 아니에요. 우즈베키스탄 보건부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수강료도 받고 있거든요. 이런 유료 학습 프로그램인데도 그렇게 멀리서 이 학생들이 직접 찾아왔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뿌듯한 일이죠. 이런 아이들이 앞으로 잘 돼서 어디 가서 얘기할 때 “우리는 한국에서 온 한의사 선생님께 침을 배웠고 침 치료를 잘할 줄 압니다” 하고 얘기한다면 그것만큼 뿌듯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Q. 한의대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예전에 안철수 의원이 했던 얘기들이 있잖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직접 해봐야 한다는 거죠. 아시다시피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엄청 많잖아요. 우리나라만 해도 영화과가 엄청 많거든요. 그런데 그 영화과에 다니고 있는 30-40명의 학생들이 나중에 다 영화감독이 되느냐?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엄청 많아요. 왜냐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자기가 잘하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거든요.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데, 막상 해보니 자신의 성격이나 능력이 여러 가지 것들에 잘 연결되지 않아 영화감독으로서 성공할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많이들 포기하는 거죠.
 

그런 것처럼 한의대 학생들도 ‘내가 뭔가를 하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그런데 학생 때 하는 생각들 대부분은 남들이 잘 안 하고 뭔가 독창적인 생각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들께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은, 학생분들이 주변 선배라든지 교수님이라든지, 업계 대선배님 같은 분들의 관습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흔히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을 엄청 훌륭하게 보잖아요. 그런데 일론 머스크가 정석적으로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하고 포닥 하고 그런 건 아니잖아요. 그냥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한 거고요. 자신의 길을 만드는 거죠. 그런데 자신의 길을 만들 때는 결국 그 자체가 자신의 몫이기 때문에, 너무 힘들고 어렵다고 느끼더라도 그래도 한 번 도전을 해보는 게 많이 필요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의대 학생들은 열이면 열 “저는 나중에 그냥 한의원 할 거예요” 하는 학생들이 많고, 제가 학생일 때도 그런 친구가 되게 많았어요. “나는 그냥 동네 한의원 해야지”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제가 진심으로 하는 얘기인데, 그 당시 나중에 동네 한의원 한다고 했던 애들은 다 한의원이 잘 되지 않아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목표를 너무 낮췄기 때문에 잘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약간은 자기가 이룰 수 없는 걸 얘기해야 하는 거죠. 나는 한국의 한의학계를 쥐락펴락하는 그런 사람이 되겠다, 하는 식으로 목표를 엄청 높게 잡고 하면 그래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의는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냥 어렸을 때부터 “나는 동네 한의원 하지, 뭐.” 했던 애들은 목표가 너무 낮았기 때문에 지금 잘 안 되고 있어요. 그래서 목표를 조금 비현실적인 것들로 세워 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일론 머스크도 화성에 간다는 그런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만 전 세계 부자 순위에서 항상 1등, 2등이지 않습니까?


우리 학생들도 마찬가지인 거죠. ‘조그맣게 그냥 한의원이나 할 거야’ 하는 그런 생각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일단 목표를 생각하는 단계에서는, ‘나는 우리 구에서 1등 할 거야’ 하는 생각을 해야지 ‘그냥 뭐 조그맣게 한 천만 원 벌고 만족할래’ 해버리면 오백만 원도 못 번다는 거예요. 그러면 한의원 임대료 내기도 어려워지는 거죠. 그래서 목표를 좀 높게 잡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무모하더라도 그 방면에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는 걸 추천해요. 저도 그랬어요. KOICA 글로벌협력의사가 되고 싶을 때,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KOICA에서 글로벌협력의사로 하고 있는 분들께 다 메일 보내면서 어떻게 가는 건지 물어보고 그랬거든요. 직접 만나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렇게 무모하게 하지 않으면 길은 열리지 않을 거예요. 두드리면 열리긴 하는데, 물론 힘들죠. 근데 이렇게 살아도 힘들고 저렇게 살아도 힘들어요. 마찬가지예요.     



 그래도 직접 도전을 해봐야 좀 열리겠네요.
      

그렇죠. 직접 도전을 해봐야 하는데, 이제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학생분들이 많이 일하고 계시더라고요. 확실히 제가 다녔던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와는 또 다르게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한의사들이 포진해 있고요. 그렇게 점점 넓혀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아직은 학생이기도 하고, 나는 뭐 굳이 그런 거 안 하고 그냥 동네 한의원 하겠다’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차피 다 동네 한의원으로 돌아가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아무리 높은 일을 했던 한의사들도 결국 나중에 다 한의원을 하거든요. 예를 들어 대구한의대 설립자셨던 분도 지금 한의원을 하고 계세요. 그런 것처럼 한의사는 어쩔 수 없이 결국에는 자신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 한의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어차피 한의원 원장 하는 거, 나는 다른 걸 해보겠다, 하고 마음먹어도 괜찮겠죠.


물론 아무런 준비도 안 되어 있는데 전혀 뜻밖의 무언가를 하겠다고 하면 안 되겠죠. 그냥 6년 잘 다녀놓고선 갑자기 연극 배우가 되겠다고 하면 그건 좀 얼토당토않은 거죠. 학교 다닐 때부터 오랫동안 연극을 많이 했다면 모르겠지만요. 아무런 준비 없이 졸업하고 나서 갑자기 나는 연극을 할 거야, 나는 영화감독이 될 거야,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런데 자기가 생각이 있던 부분들을 계속 꾸준하게 하면서 어떤 목표를 가진다면, 그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게 학생들에게도 더 재미있을 것 같고요.


제가 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IMF 언저리여서 나이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이미 대학 졸업한 지 10년, 20년 된 사람들이었죠. 그런데 사실 그 사람들은 학창 시절, 30대 시절 다 재미있게 놀다 와서 이제 무덤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한의원을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20대인 우리 학생들이 만약에 한의사가 아닌 새로운 걸 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길 추천해요. 한의원에 가서 한번 계속 앉아 있어 보세요. 20대 젊은 나이에는 숨 막혀서 잘 있지 못할 거예요.


‘대신만나드립니다’도 조금씩 바깥 세계의 어떤 일부분이라도 보여주면서 학생들이 이런 게 있구나,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걸 알려주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것도 많이 공부할 필요가 있겠죠.



송영일 한의사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열의가 느껴지는 수업 현장입니다.송영일 한의사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열의가 느껴지는 수업 현장입니다.


 
 Q. 꼭 글로벌 협력 의사가 아니더라도 요즘에는 해외에 가서 한의원을 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꽤 있는데요현지에서 오랫동안 직접 환자들을 보신 입장에서 좀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일단은, 자기가 태어난 자리를 먼저 생각해야 돼요. 우리는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한의학이 엄청 위대하고 대단해서 외국에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별로 안 그렇습니다. 물론 EBS나 KBS, MBC 같은 방송에서는 ‘미국이 알아주는 한의학’ 하는 식으로 나오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 방송은 방송일 뿐이고, 현실은 가서 직접 부딪혀 봐야 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동아시아인이고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의학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우리는 침 맞으면 당연히 낫는 거고 한약은 당연히 몸에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여기 우즈베키스탄만 하더라도 한약을 주면 이게 할랄이냐 아니냐, 그러니까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이 먹어도 되는 거냐 아니냐 하고 물어봐요. 한국 한의사는 그게 어차피 약초로 만든 거니까 먹어도 되는 거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는데 안 그래요. 그럼 무슬림들은 한약에 할랄 인증 마크 찍어 오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우리가 한국이라고 하는 너무 좁은 국가, 섬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섬보다 더 막혀 있는, 그런 데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우리네 것이 당연한 건 줄 알아요. 그래서 한의학을 그렇게 접근하고 해외에 진출하려고 하면 엄청나게 많은 내상을 입습니다. ‘왜 사람들이 한약을 싫어하지? 왜 이걸 안 믿지? 왜 이런 걸 자꾸 물어보지? 이거 당연히 효과 있는 건데.’ 하면서요. 그런데 안 그래요.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외국에 나가신다고 하면 자기 스스로가 외국인이 되어서 제삼자의 눈으로 한의학을 바라보세요. 그러면 한의학의 수많은 허점들이 보여요.


단적인 예로, 여러분이 유튜브를 열고 ‘Shoulder Acupuncture’라고 한번 검색해 보세요. 그러면 한국인이 방송하는 유튜브 방송 하나도 없어요. 물론 좀 있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대부분은 미국이나 중국, 다른 나라의 영어 하는 애들이 이미 다 선점해 놨어요. 그럼 전 세계에서 가장 정보량이 많은 게 영어인데, 사람들이 영어로 검색하다 보니 한국 한의학은 나오지도 않아요. 물론 한글로 ‘어깨 통증’이라고 검색하면 한국 사람이 주르륵 나오죠. 근데 그게 우리의 한계인 거예요. 한국어를 쓰는 한 5천만 되는 그 사람들 안에서만 계속 뜯어먹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제삼자의 눈으로 봤을 때,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어차피 지금은 영어가 공용어처럼 되었으니까 한국 한의학에 대해 알고 싶어서 영어로 검색했을 때 한국 한의학에 대한 자료가 별로 나오지 않아요. 더 웃긴 건 한의학의 세계화를 표방하는 기관에서 만든 영상들도 다 한글로 되어 있어요. 영어로 만들어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려질까 말까인 상황인데도요. 이런 식으로 한글과 한국이라고 하는 데에 많이 갇혀 있어요. 그리고 용어도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한의대에서 배웠던, 무슨 기를 돌린다, 그런 건 한국에서만 통하는 거고 외국인은 무슨 개소리 하냐고 그래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는 거죠.


그런 것처럼, 일단 자기가 해외에 진출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으면 먼저 그 나라 사람의 눈으로 한의학을 바라보고, 한의학이 갖고 있는 수많은 허점도 봐야 하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보다 보면 그중에 또 장점이 있어서, 이걸 벤치마킹하면 이건 여기서 성공할 수 있겠다, 하는 것도 눈에 보이거든요. 단적으로 예를 들면 지금 우즈베키스탄이라고 하는 나라는 아직 비수술 척추 치료 같은 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수술의 성공률도 한국보다 훨씬 낮고 부작용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서 수술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그럼 그에 맞추어 어떤 술기들을 중점으로 표방할 수 있겠죠. 또 무슬림들은 침 치료 같은 걸 별로 안 좋아해요. 피부를 뚫고 피를 내고 하는 걸 안 좋아하거든요. 그럼 여기에서는 추나 치료에 비중을 두고 침도 병행하면서 진료 스타일을 만들어 봐야 되겠다든지, 그런 것들이 눈에 보여야 돼요.


한국에서처럼 ‘한의학은 모든 걸 다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면 이곳에서는 잘 받아들이기 어려운 거죠. 사실 이건 전반적인 내용과 연결되어 있는 건데, KOMSTA 의료 봉사가 오면 항상 우즈베키스탄 측에서 물어봐요. KOMSTA는 어떤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들인지요. 그런데 ‘우리는 모든 걸 다 치료한다’ 하는 식으로 답변을 주시거든요.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모든 병을 다 치료한다고 하는 건 모든 걸 다 치료하지 않는다는 얘기랑 똑같은 거죠. 그래서 저는 다시 질의를 해서, 진료 원장님들 중 전문의나 박사가 있으신 분들은 꼭 전공과목을 이야기해 달라고 말씀드리거든요. 한의사들은 다 치료하고 모든 환자가 다 침 맞으면 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게 안 통합니다. 계속 물어봐요. 왜냐하면 이곳에는 한의학이라고 하는 전통 자체도 없었고 침도 없었다 보니 일단 시선 자체가 호의적이지 않고 어디서 사기꾼들이 또 오는 게 아닌가, 하는 식으로 보는 거죠. 그러니까 제삼자의 눈으로 한의학을 바라보고 그러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준비하는 게 해외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우즈베키스탄에서 오랫동안 진료하시면서 느끼신 소감이 궁금해요.


 앞서 했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한의학이라고 하는 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좁은 범위에 있기 때문에 생각을 좀 더 넓혀 나가야 될 필요가 많이 있어요. 또 한국에서 한의사의 지위는 전통의학을 하는 여러 다른 나라 의사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나라가 별로 없어요. 미국에 가도 한의사라고 해서 모든 술기를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침구사 시험을 봐야 한다든지, 추나와 관련된 자격증을 따로 받는다든지 해야 하잖아요.


우즈베키스탄 같은 경우에는 전통의학과가 4년제 학교이기 때문에 6년제 의사들과의 갭이라든지 사회적인 인식 자체라든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낮을 수밖에 없는 점이 있어요. 그래서 한국의 한의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죠. 한국이라고 하는 어떻게 보면 온실 같은 굉장히 좋은 환경에서도 한의사들이 잘 만족을 못하고 있어요. 우리는 아직 배고프다, 우리는 더 많은 걸 하고 싶다, 하는데 그걸 넘어서서 그게 어떻게 국제적으로 수용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해요. 우즈베키스탄이라고 하는 나라는 굉장히 독특하게도, 한국과 의료 협정이 맺어져서 한국 한의사들이 특별한 시험 없이도 바로 와서 진료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되어 있는 나라가 별로 없고, 아마 우즈베키스탄이 제가 알기로는 거의 유일할 거예요. 그런데 그 유일한 나라에 와서도 막상 해보면, 한국의 한의학이라고 하는 것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전통의학이라는 낮은 지위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되죠.


그런 고민이 있다 보니, 해외에 나가는 게 무조건 좋을 수는 없는 거죠. 그렇다고 또 해외에 아예 안 나가서는 안 되고요.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그냥 섬이기 때문에, 그 섬 안에서 계속 토착민처럼 살아간다면 모를까, 글로벌하게 해야 하는 점들도 있다 보니 두 가지를 다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두 가지라고 하는 건, ‘국내에서 어떻게 한의약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해외에서는 또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이 두 가지가 논의될 수 있는 범위나 층위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죠.


제가 해외에서 근무한 기간이 한의사 면허증을 받고 한국에서 근무한 것보다 더 길어지고 있어요. 우리를 특정시킨다면 우리는 아시아 사람이고 아시아적인 사고방식과 아시아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이 외국에 나왔을 때 사실 외국 사람들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건 뭘까, 생각해 보면 그중에 한의학이나 침 치료 같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호감을 가지고 있어요. 조금 자조적인 얘기지만 미국에서 아시아인이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하는 게 잘 없는데, 태권도 사범님이나 침구사 같은 걸 하면 가성비가 높은 측면이 있어요.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아시아인들을 바라볼 때 그런 면에 있어서 굉장히 높게 바라보는 그런 특징들이 있다 보니까요. 그런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일차적으로는 외국에서 보았을 때 그런 게 아직은 가성비가 제일 높다는 점을 고려해서 다른 것들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Q. 단기적으로 계획하고 계신 일이나목표로 두고 있는 일이 있으신가요?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한국 한의학을 공부한다고 할 때는, 한국 한의대의 6년 커리큘럼을 말하는 게 아니라 침구학 비중이 거의 90% 이상인 한의학을 말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침구학적인 부분이 우즈베키스탄에 분명히 수요가 있는데 아무도 하지 않길래 그걸 제가 교육하려고 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수요는 원래 있었죠. 제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여기서 근무하면서, 그러한 수요가 있으니 이걸 하면 굉장히 사람들을 많이 끌어당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거죠. 자기가 공보의로 근무한 지역에서 한의원을 차리는 것처럼, 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여기서 뭔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되어서 여기 와서 그런 걸 했던 거거든요. 그래서 침구학 교육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의대 같은 곳에 많이 알리는 활동을 했는데, 초반에는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그런 부분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어요.

 
 제가 교육을 하는 건 제가 개인적으로 온 것도 아니고 KOICA를 통해 왔기 때문에 그나마 공신력이 있다고 봐주고, 정부 산하 기관에서 일은 하지만 그래도 우즈베키스탄 정부에서 그렇게 인정해 주지는 않은 상태였어요. 그런데 2018년 이후로 조금 변화가 생겼고 2023년 말부터 우즈베키스탄 보건부에서 제가 하는 교육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었어요. 그렇게 제게 수업을 듣는 사람이 우즈베키스탄에서 국가적으로 인정하는 수료증을 받게 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뜻깊은 목표 달성이었어요.
 
 그런 목표처럼, 제가 하는 일이 조금 더 공신력 있고 국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주도권을 갖고 있는 기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걸 많이 만들어 보려고 하고 있어요. 예컨대 추나 치료라고 한다면, 제가 그걸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추나 치료에 대한 교육도 공신력 있게 우즈베키스탄 보건부에서 인정받는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교육받게 하는 게 목표죠. 그냥 사적인 교육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국가적으로 인정받음으로써 저에게 교육받는 사람들도 한국이나 한국의 한의학을 더 높게 바라보게 되는 효과가 있겠죠. 사적인 관계에서 배우는 사술(邪術)이 아니라 더 높은 단계에 있는 교육인 거니까요. 그래서 그런 걸 더 많이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게 지금의 목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대만드가 다음에 인터뷰할 분을 추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소개하고 싶은 분들이 좀 많습니다. 대구한의대학교의 송지청 교수님과 부산대학교 한의학 전문대학원의 채한 교수님의 한의학 세계화 사업 노력과 성과들을 학생들에게도 알리고 싶습니다. 또 KOICA에서 저와 같은 일을 하시는 몽골의 문성호 원장님, 스리랑카의 강석홍 원장님의 이야기를 저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많이 궁금해하는 분이 계신데, 원광대학교 경혈학교실의 김재효 교수님이에요.


특히 원광대학교 김재효 교수님의 경혈학교실은 제가 직접 방문해 보았는데,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신 게 느껴졌어요. 그분이 만드신 교육과정과 시스템이 전국 12개 한의대와 한의학 전문 대학원에 많이 퍼져 나갔으면 좋겠어요. 또 저도 그것들을 벤치마킹해서 외부에서 침구학 교육을 진행할 때 많이 활용하고 싶고요. 그냥 단순히 “한국에는 위대한 침구학이 있습니다. 위대한 사암침법이 있습니다.” 하는 얘기로는 안 되고, “한국에서는 정말 이렇게 교육을 합니다.” 하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때 그런 교육의 대표가 되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원광대 김재효 교수님 같은 분들을 인터뷰해서, 그분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교육하고 있고 그 교육이 전 세계적으로 퍼진다면 한국의 침구학이 얼마나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지 전국 한의대 분들이 알 수 있도록 하면 좋겠네요. 한 차원 높은 열정을 가지고 원하는 목표 달성을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하신 분이에요.



송영일 한의사님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솔직한 이야기, 잘 들어 보셨나요? '한의학의 세계화'와 '해외진출'이라는 주제를 익히 접해 왔음에도, 현지에서 오랜 시간 고민하고 시도해 오신 분의 통찰은 새롭게 들립니다. 예정에 없던 인터뷰임에도 귀한 시간 내어 인터뷰해 주신 송영일 한의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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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er. 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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