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바늘잎을 구분하실 수 있는 교양이 생기실거에요!
언제까지 바늘잎은 소나무라 하실건가요
식물교양학 : 알아두면 교양 있어지는 식물 이야기
2022년, 여러분들의 교양지수를 올려드리기 위해 식물다방이 준비했습니다. 한달에 한 번, 알아두면 교양 있어지는 식물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인데요.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협업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소나무, 얼마나 알고 계세요?
2022년 첫 번째 식물 교양학 시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소나무>에 대한 교양을 쌓아보고자 합니다.
애국가에도 나오고, 우리 주변에 워낙 많으면서도, 오래전부터 함께 해왔기에 원예학을 전공한 저 스스로도 <소나무>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식물분류학 과목을 배우기 시작하니, 제가 알고 있는 건 <소나무>라는 이름,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상록성, 그리고 바늘잎인 침엽수, 이렇게 3가지 키워드로만 알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여기에 몇 가지 포인트를 추가해서 <소나무>에 대한 교양을 쌓아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의 마지막에는 칩염수를 무조건 <소나무>라고 말하지 않으실 수 있게 여러분의 식물 교양을 쌓아드릴게요!
사진은 2021년 6월 초, 경복궁에서 촬영했습니다. 과거 집현전으로 사용했던 경복궁 수정전 앞에 멋진 <소나무>가 있습니다. 이게 <소나무>가 맞는지 어떻게 알 수 있냐면, 잎을 보면 된답니다.
바늘잎 2개가 한 다발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건 바로 <소나무>라는 결정적 증거예요! 아래 사진을 보면 진짜 2개가 한 쌍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물론 바늘잎이 2개로 구성된 나무는 <소나무>, 곰솔, 방크스소나무가 있습니다.
이 3가지는 모두 Pinus 소나무 속의 소나무류이지만, 이번 시간에 집중해볼 내용은 그냥 <소나무(Pinus densiflora)>입니다!
그래도 이왕에 이름이 언급된 김에 잠깐 이야기를 해보자면, 곰솔은 우리가 해송이라 해서 바닷가에서 주로 만나는 뭔가 강인한 느낌으로 흑송(Pinus thunbergii)이라고도 불린답니다. 곰솔은 특유의 강인함으로 갯벌 같은 지역에서도 자라기에, 해안가에서 불어오는 모래를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도 하며, 대규모 간척지에도 식재되고 있답니다.
아래 영상은 제가 직접 새만금을 찾아 해송이 식재된 현장에서 새만금개발청 담당 직원분과 함께한 영상입니다:) 곰솔(해송)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영상 참고해주세요!
방크스소나무(Pinus banksiana)는 잎이 2개라는 특징 외에 솔방울이 산불 등의 고온에 노출되어야만 벌어져 씨앗을 퍼뜨리는 특징을 갖고 있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열매가 폐쇄되어 있답니다.
다시 <소나무>로 돌아와서 잎을 가만히 관찰하다 보면 노랗고, 자주색을 띄는 무언가가 보이실 거예요.
여러분, 이게 뭘까요?
노란색은 수꽃, 자주색은 암꽃이랍니다. 암꽃과 수꽃이 한그루에 피는 <소나무>라서, 이렇게 한 나무에 2가지 색의 꽃을 보실 수 있어요.
(사실 소나무는 나자식물로 민꽃인 은화의 형태를 따릅니다. 그래서 꽃이란 표현이 아닌 암배우체, 혹은 수배우체라는 표현을 써야 하지만, 교양 차원에서 가볍게 접근하기에 꽃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점 참고 바랍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실게요~
이게 워낙 작아서 눈여겨 안 보면 보이지 않는답니다.
<소나무>에서 자주색을 볼 거라고는 생각 못하셨지요?
이렇게 자주색의 암꽃은 자기와 같은 나무에 있는 수꽃 가루가 자신에게 닿지 않도록 대체로 가지의 위쪽에 존재한답니다.
자 그럼, 수꽃을 살펴볼까요?
확대해보니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 있으시죠?
아래 수꽃이 송화가루를 내보낸답니다.
봄이 되면 자동차에 누렇게 쌓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바로 아래 수꽃의 꽃가루가 날아가서 벌어지는 일인데요.
곤충이나 새 같이 중매를 서주는 매개체가 없어서 바람이라는 짝짓기 성공 가능성이 아주 낮은 중매쟁이를 선택하다 보니 매년 최대한 많은 꽃을 피워, 거기에서 많은 꽃가루를 날리는 노력을 하는 <소나무>입니다.
그래서 <소나무>의 학명 Pinus densiflora의 종소명은'dense-밀집한'와 'flora-꽃'의 합성어로 <소나무>의 꽃이 빽빽하게 핀 모습을 표현했답니다.
근데 저 초록의 솔방울은 우리가 아는 솔방울과는 조금 다르지요? 아직 익기 전이라 푸른빛이 도는 모습을 보인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우리가 아는 솔방울의 색으로 익게 되는 것이지요.
<소나무>하면 갈색 솔방울과 초록의 뾰족한 잎만을 생각했는데, 1년 내내 꽃도 피고, 꽃가루도 날리고, 초록의 솔방울도 보여주는 다채로운 나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나무>의 수피를 알아볼게요. 다른 소나무과 식물에 비해서 붉은색을 많이 띠고 있답니다.
그래서 적송, 홍송이라는 별명도 있지요~그러다 나이가 더 들면 이렇게 멋지게 마치 거북이 등껍질처럼 멋진 수피를 보여준답니다.
멋지기도 하지만, 목재로써의 가치도 높아서 조선시대에는 왜구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소나무>로 배를 만들었다고 해요. 이렇게 귀하게 사용되었기에 아예 <소나무> 벌목을 금하는 법도 있었고, 이를 어기면 장 100대를 때렸다고 해요. 많이 아팠겠지요ㅠ
자, 이렇게 <소나무>에 대해서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 봤는데요. 그럼 소나무와 다른 바늘잎 나무들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다는 걸까요?
그건 바로 잎의 개수로 판단하는 거랍니다.
제가 왜 바늘잎이 2개짜리 나무에 대해서는 조금 길게 말씀드렸는지 아시겠지요?
2개짜리 말고, 바늘잎이 3개인 나무에는 리기다소나무, 테다소나무, 백송 등이 있답니다. 바늘잎이 5개인 경우도 있는데, 이런 나무에는 잣나무 종류가 있답니다.
우리가 먹기도 하는 잣이 열리는 나무인 잣나무(Pinus koraiensis)는 잎이 5개랍니다. 그리고 산이나 조경수로 흔히 볼 수 있는 스트로브잣나무(Pinus strobus)도 바늘잎이 5개랍니다.
사진을 보면 그냥 이것도 <소나무>아니야?라는 생각이 드시죠?
하지만 이제 식물다방 마담보리와의 첫 번째 식물교양학 시간과 함께 하셨다면 이건 <소나무>가 아니라고 거르실 수 있을 거예요! 잣나무 종류라는 걸 아신다면 더 좋겠지만 제가 식물교양학을 통해 원하는 건 이 정도의 가벼우면서도 조금씩 식물에 대한 교양을 쌓아 나가는 일이랍니다:)
소나무가 아니라고 걸러내는 것만으로도 너무 잘 따라와주셨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식물이라 뭉뚱그려 보았던 세상이 풀과 나무, 나무 중에서도 바늘잎과 그렇지 않은 잎,
바늘잎 중에도 2개, 3개, 5개를 가진 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세상이 조금 다채롭게 보이실 거예요.
매일 타고 지나가던 버스 밖, 풍경 속의 나무들이 각자의 이름을 이야기하며 여러분에게 인사를 할 테니깐요. 뭉뚱그려 소나무가 아니고, 저는 잎이 2개인 소나무고, 각자의 친구들이 잣나무, 오엽송, 곰솔, 리기다소나무라고 자기소개를 할 테니, 나무들의 인사에 조금 더 귀 기울여봐 주세요.
지금까지 식물다방의 알아두면 교양 있어지는 식물이야기 <식물교양학>이었습니다.
한국의 조경수(이광만, 소경자 지음. 나무와문화연구소2017)
궁궐의 우리나무(박상진, 눌와2014)
다방면의 식물 이야기가 있는 Farm studio, "식물다방"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는 식물다방에 마담보리입니다:)
식물다방은 1985년부터 식물 농장을 운영하며, 직접 길러낸 식물을 종로꽃시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현장에서 식물을 이용한 연출 및 관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식물다방을 꾸려가는 저, 마담보리는
원예치료사이자 가드너로서 식물을 이용한 다양한 클래스를 진행 중입니다. 2022년 현재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여기에 농민신문 외부 칼럼 필진, 카카오 브런치 작가,
유튜브 <식물다방>을 운영하면서 식물 관련 콘텐츠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https://www.youtube.com/bhyun422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ikmul.dabang/
�농민신문 칼럼리스트 https://www.nongmin.com/plan/PLN/SRS/339762/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