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을찾는아이 Aug 10. 2021

제이슨 본이 CIA를 그만두려던 이유

90년대 직장인들이 조직에 '퇴사'로 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YOU KNOW HIS NAME.


 혹시 제이슨 본을 모르신다면... 정말 TV나 영화를 1도 안 보시는 분 이리라 생각한다.(내용 스포일러 있을 수 있으니 보기 싫으시면 안 봐도 된다.) '본 아이덴티티'부터 시작하여 '제이슨 본'까지. 멧 데이먼의 연기 인생을 업그레이드시켜준 명작이기도 하며, 액션 영화의 기준을 정립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이 내용의 핵심은 CIA 전직 요원이었던 제이슨 본이 자신을 공격해오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 

 90년대생 퇴사 이야기하다가 왜 제이슨 본을 이야기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이 영화가 조직과 개인 간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가 벌써 쉰이 넘었다니 ㅜㅜ


데이비드 웹이 제이슨 본으로 바뀌는 과정

 분명 '제이슨 본'은 예전에는 인간병기가 아니었다. 그는 군인이었으며, CIA에 차출되어 그 길을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암살 프로그램 트레드스톤의 첫 번째 실험자이기도 했으며, 최고의 요원으로 거듭나기까지. 그 과정이 전부 영화에 나오지는 않지만 엄청 혹독했을 것이다. 이런 걸 보면 '조직'은 개인을 변화시킬 수 있는 양면적인 요소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그것이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

 제이슨 본은 그렇게 최고의 요원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을 암살하고 처치한다. 러시아 유력 정치인도 순식간에 암살하고, 그의 가족도 너무 쉽게 죽이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냉혈 병기가 되어 있다. 하지만 제이슨 본은 어느 한 작전에 실패하면서 기억을 상실한 채 바다에 빠져버린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CIA에 떠나겠다고 저항하는 제이슨 본

I remember, I remember everything.


 기억들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제이슨 본은 혼란을 겪는다. 자신이 선택해서 그 조직에 들어갔을 뿐인데 살인 병기로써 수많은 일들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괴로움을 갖는다. 그래서 사실 그는 요원의 삶을 포기하고 어쩌다 보니 만난 여자와 함께 평범하게 살고 싶어 했다. 물론 CIA는 그런 그를 가만히 두지 않고 조용히 세상 속에서 '증거 인멸' 시키려 했고, 제이슨 본은 본인이라는 병기로 저항했다.

 여러 생각이 들지만. 제이슨 본이 CIA에서 지속적인 충성(Loyality)을 하지 못하고 계속 떠나려 했던 이유는 그 개인이 그 조직에 더 이상 충성할 이유를 상실했다는 거였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조직에 대해 더 이상 미련 없이 떠나고 싶어 했지만, 조직은 그를 없애려 했기에 계속 저항한 것이다.

CIA라는 거대한 조직과 제이슨 본이라는 개인의 대결구도가 시리즈 내내 전개된다.


조직의 영향을 받는 직장인들도 변화된다

조직 :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개체나 요소를 모아서 체계 있는 집단을 이룸. 또는 그 집단. - 국어사전 정의


  이 CIA와 제이슨 본의 관계는 마치 직장이라는 거대한 조직과 직장인이라는 개인간의 관계에 대입시켜 보아도 큰 무리가 없다. 우리 내들의 직장 생활 모습이 상당수가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국어사전 정의대로 '조직'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보통 집단을 이루게 되는데, 그 과정 속에는 같이 일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규칙 같은 체계 혹은 환경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게 된다. 그렇다보니 입사하면서부터 퇴사하기까지, 조직은 개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CIA라는 조직의 구성원들도 입사할 때부터 능수능란한 모습을 갖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조직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양면적인 요소이다. '데이비드 웹'처럼 본인이 로열티를 갖고 조직에 헌신했을 뿐인데, '제이슨 본'으로 인간병기가 되어 있는 모습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물론 조직 내에선 긍정적인 모습들도 있을 것이고, 아주 나쁘다고 할수도 없는 형질의 것들도 있을 것이다. 


조직이 아니다 싶을 때, 마지막 응답은 퇴사

 내가 무의식 중에 어느 조직을 들어가도 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조직의 모습을 보며 내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그 조직에 구성되어 있는 사람들이나 규칙, 조직문화 등 조직을 보면서 앞으로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되는거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 곳인지도 알게 된다.

 사실 이런 정보를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세세하게 알수가 없다. 서류를 넣고 면접을 보기까지는 정말 회사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입사하고 난 뒤에 보여지는 광경에 혼란을 겪을지, 박수를 칠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나를 포함한 90년대생이 기존 직장인들과 다른 점이 있을까? 아니, 제이슨 본을 이야기해보자. 90년대생들이 제이슨 본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자신이 그 길을 가기로 선택했지만, 훈련중일지라도 무조건적인 충성을 하지 않는다는 점. 조직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그 문제의식을 표출하게 된다. 시키는대로만 하지 않는다는거다.

 하지만 조직이 바뀌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조직의 변화는 다음에 이야기하겠다.) 모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거다. 군(軍)이 그렇게 변화와 혁신을 외쳐도 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부조리는 계속 발생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흔히 이야기하는 참으라, 견뎌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형질이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조직에 대해 충성할 이유를 상실하게 되고, 결국 퇴사 길을 걷는다. 제이슨 본 역시 CIA를 떠나겠다고 했던 것처럼, 90년대생들도 퇴사를 선택한다. 단, 위에서 이야기한데로 제이슨 본처럼 무조건적인 충성을 하지 않고 그 길이 아니다 싶으면 재빨리 떠나는 거다.

 



 지금까지 제이슨 본을 통해 90년대생들이 퇴사를 하는 이유중 하나인 '조직'을 살펴보았다. 조직 운영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그래서 다음 편에는 조직의 운영과 변화 등에 대한 고민을 살펴보고자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연봉만 잘 챙겨주면 된다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