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속의 외침

by 포레

고요 속의 외치는 내 소리를 들어보려고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매몰되는 순간에 도달할 때가 있다.


허공에다가 대고 소리치면, 공명의 소리로 내게로 다시 돌아오곤 한다. 마음이 어느 순간에 흘러 그에게로 가게 된다면, 그건 그 순간뿐인것이다. 그 순간은 다시 내게로 돌아오지 못한다. 기억으로 남아 휴지조각이 되버리곤 한다.




그녀는 내게 부엌에서 칼을 가져다가 날 향해 휘두르며, 울며불며 나에게 소리 친 적이 있다. 누가 우리의 돈을 훔쳤냐고. 왜 집에 놔둔 돈이 사라졌느냐고. 나는 이 상황이 너무 소름끼치고 무서워서 울면서 빵을 사먹었노라고 속삭였다. 나도 모르게 하지 않는 짓을 했다고 꾸며댔다. 그녀가 나를 잡아먹을 까봐 죽여버릴 수도 있을 공포감을 느꼈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상황극을 만들어냈다. 울먹이는 나를 뒤로 하고, 그녀는 뒤집힌 눈을 눈물로 가득 채웠다.




그날 나는 셔터문이 달린 지하방 문 앞에서 한동안 내내 벌을 서 있었다. 아마도 그건 지금으로 말하면 '생각의자' 인셈이다. 그때부터였을까. 나의 거짓말은 입버릇처럼 조급하게 흘러나왔다. 나의 모든 상황에 상황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나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기대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모든 날들은 그냥 지나간다. 이 무서운 상황도 지나가듯이.




그날 후론 더이상 보름달이름이 적힌 동그란 보름달 모양의 하얀 크림빵을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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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