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다스리기

무뎌진다는 것

by 글쓰는 몽상가 LEE

이번엔 예약을 미루지 않고 병원에 다녀왔다.

의사선생님께 치료에 더 이상의 진전이 느껴지지 않아 슬럼프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솔직한 감정을 말한 것을 인정해주었고, 칭찬해주셨다.



"글몽이님, 몸에 상처가 나서 치료하면 상처가 아무는것이 눈에 보이지만 마음은 확연히 들어나는 것이 없어서 마치 정체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지금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말씀드릴수 있는 것은 글몽이님과 제가 처음 상담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글몽이님은 성실하게 치료를 받고 있고, 객관적인 진단평가에서도 조금씩 상향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도 치료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안정되었다.

치료를 받으면서 달라진 점은 감정에 대한 동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치료전에는 예기불안과 우울함이 커서 사소한 것에도 눈물이 쏟아지거나 짜증이 쉽게 났고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반복됐었다.



약물의 효과인지 내 마음을 인정하고 달래주는것에 대한 효과인지, 둘 다의 효과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전처럼 감정이 쉽게 동요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선생님, 제가 전에 비해서 감정이 좀 무뎌진거 같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은 엄청 슬프다거나 화가 나는것도 없어요. 근데 이게 좋은 변화가 맞을까요? 즐거움이나 재미있는 것도 크게 느껴지지가 않는 것 같아서요."








정말 그렇다. 슬픔과 불안에 무뎌진만큼 즐거움을 느꼈던 행위들도 나에게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듯했다.



"글몽이님, 지금은 전에 비해 즐거움이 있는 활동이 줄어들었고 슬픔과 불안에 대한 감정이 크게 자리잡았기떄문에 즐거움에 집중하는 비중이 적었을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감정이 무뎌진다는 것은 글몽이님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조절 하는 법을 알게 된것이라 생각해요. 자신의 감정을 토닥토닥 인정해주고 위로해주면서 흔들리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게 되는 거죠. 이건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즐거움이 있는 활동이 줄었다라.. 맞다.

좋아하는 전시회나 공연을 보러 간지도 오래되었고, 친구들과의 만남도 최소한으로만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시 좋아하는 활동으로 예전과 같은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달리 생각해보려고 한다.









'감정이 흔들릴 때 무언가를 조치를 해야된다는 것',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한다는 것' 자체에 사로잡히면 강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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