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하늘 May 25. 2019

<삼삼한 이야기>그 235번째 단추

He said, She said

01. 그가 말했다.


"혜은이만한 사람이 없지"


가장 듣기 좋은 말이었다. 대학교 4학년 때, 영화제 인턴을 했을 때 만났던 감독님은 매년 내게 전화를 주신다. 이제 영화제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시기라 바빠질 터였다. 전화를 준 당일, 감독님은 영화제 팀원을 뽑는 면접을 봤는데, 나만한 사람이 없다며 함께 일해보자고 전화를 주셨다. 벌써 4년째다. 나를 잊지않고 먼저 말 걸어준 일이.  



02. 그녀가 말했다.


"최고의 사람"


우리는 자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책과 영화, 모든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도 다름아닌 사람을 많이 사랑해서다. 옆방에 사는 그녀가 말하는 '최고의 사람'이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서 좋다. 최고라는 호칭이 가장 앞선 것이 아니라 가장 넓은 것에 어울리는 말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배려, 용서, 아낌, 소중함. 내겐 너무 어려운 단어다.  


미움을 스르르 용서해버리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먼저 배려해주는 사람,

아끼는 것을 소중히 대하고 표현하는 사람.


그건 최고의 사람.



03. 또 다른 그녀가 말했다.


"꿈이 뭐야?"

"나는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거.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여러 모습으로 나누는 거!"


본래 하나였던 영혼을 나눠 가진 사람을 소울메이트라고 부른다는 문장을 읽었다. 그녀는 나의 소울메이트다. 나의 영혼을 나눠가져서 하는 얘기도 비슷하다. 나에게 꿈을 물어준 그녀때문에 출근하기 싫은 목요일 아침이 환해졌다.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Sidewalls, 2011>에서는 도심 속 월리 찾기가 그려진다. 매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딪히고 스쳐가는데, 나의 소울메이트가 있기는 할까는 물음 속에 사는 두 남녀가 등장한다. 멀리 있는 듯 하면서도 고개를 돌리면 내 곁에 있는 소울메이트. 이 영화의 원제는 'Sidewalls' 측벽이다. 정면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우리들이 옆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도심 속 월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삼삼한 이야기> 그 304번째 노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