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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하늘 May 06. 2020

<삼삼한 이야기>그 252번째 단추

쓰기의 흔적

하나. 

매일 의식적으로 하는 일이 있다. 

구독 중인 뉴스레터 읽기, 폴인이나 퍼블리 같은 구독 콘텐츠 읽기, JTBC 뉴스 기사 읽기, 건축 매거진 기사 2꼭지씩 읽기, 친구가 공유해준 기사 읽기, 페이스북 타임라인 콘텐츠 읽기+독서 가끔.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읽기의 총량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도 애쓴다. 

내 자유 시간은 타인에게 뭘 읽는지 설명하기 귀찮아서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라 말하지만, 대부분은 무언가를 보거나 읽는데 쓴다.     

 

둘.

읽기만 열심히 했다. 오늘의 반성은 '머리만 채우고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삼삼한을 쓴다. 쓰는 것에 대한 게으름=뇌&마음 쓰기에 대한 게으름이다. 세상 돌아가는 꼴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 더 자세히 관찰하고 마음 쓰는데 시간을 아꼈다. 대신 읽는 시간만 늘렸다. 읽기와 쓰기를 비교하자면, 글쓰기가 훨씬 더 중노동이니까 덜 쓰고 편하게 살자고 버틴 시간들일지도 모른다.   


셋. 

책장에서 책 몇 권을 골라보다가, 쓰기의 흔적을 발견했다. 

손으로 기억되는 일이 좋아서, 누가 시키기 않아도 늘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며 글을 읽었는데.

읽는 것만 하기엔 아쉬워 곱씹어 말하고 그리고, 글로 다시 흔적을 남기던 나였는데. 

난 요즘 책도 사람도 덜 좋아했던 거 같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글쓰기와 독서가 취미인 듯 말하면서, 제대로 열심히 했나 스스로 물어본다.   


다시 해야지. 오늘의 다짐이다.  

쓰기의 흔적들이 어느 날 다시 들춰본 책의 낙서처럼 또 반가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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