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값에 생명이 셋
꽃트럭에서 데려온 세 자매들
꽃트럭을 만나다
산책길은 언제나 똑같은 것들 투성이다.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들만 제외하면 길도 건물도, 냄새마저도 사시사철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다.
그런데 오늘, 전에 없던 트럭이 한 대, 못 보던 아저씨 한 분, 새로운 꽃들이 한가득이었다.
미니 화분 하나에 3000원.
그 마저도 세 개 하면 5000원이라는 아저씨의 신비로운 계산법에 이끌려 세 아이들을 들여오게 되었다.
엄마가 데려온 란타나는 여름 내내 꽃을 피웠다. 노란색, 주황색, 꽃답게 꽃분홍색, 총천연의 녹음을 자랑하며 뜨거운 태양볕에 말라죽지 않고 자신이 살아 있음을 아름답게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란타나와 함께할 세 아이들. 한 달에 한 번만 물을 줘도 잘 산다고 하는데 경험상, 선인장도 죽더라.
생명 키우는 데에는 기쁨이 50프로 책임감이 50프로다. 예쁘다고 데려와서 굶겨 죽이면 안 될 일.
그렇게 나는 커피 한 잔 값에 세 생명을, 새 생명을 들여왔다. 어쩐지 어깨가 한 층 더 무거워진 느낌이다.
갑분 란타나 자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