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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Feb 28. 2017

심리학으로 읽는 영화 이야기 #6 사이드 이펙트

죄수의 딜레마, 지금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등장 인물
조나단 뱅크스(주드 로): 정신과 상담의사, 사건에 휘말려 가족과 직업, 인간관계 모두를 잃어 버리고, 모든 것을 되찾고자 발버둥 친다.
에밀리 테일러(루니 마라): 한 순간 부와 명예를 잃어 버리고,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윤리 의식까지 져버리는 여자.
빅토리아 시버트(캐서린 제타존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남의 안위는 상관하지 않는 인물. 에밀리의 정신과 상담의.
마틴 테일러(채닝 테이텀): 에밀리의 남편. 주가 조작으로 재소자가 되어 뜻하지 않게 에밀리의 불행한 삶의 근원이 되었다.


우울한 표정의 여자. 어딘가 무기력하고 불안해 보이는 에밀리는 남편 마틴이 복역중인 교도소로 향한다. 다시금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남편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 알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주차장 벽을 들이받는 그녀. 심리 상담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 정신과 상담의인 조나단 뱅크스의 치료를 받게 된 에밀리는 상담을 통해 약을 처방 받지만 모든 것이 그대로다.

출소한 남편과 재기를 꿈꾸며 파티장에 간 에밀리는 화려한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파티장을 빠져 나온다. 그리고 지하철 선로 앞에서 자살 충동을 느껴 역무원의 제지를 받기도 하며 여전히 우울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조나단은 에밀리가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의사 빅토리아 시버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녀의 우울증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과 더불어 셀렉사, 프로작, 졸로프트 같은 기존의 항우울제는 잘 안받으니 신약을 처방해 보라는 조언을 얻는다.


Ablixa. 신약을 처방하는 것은 위험과 기대라는 상반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다행히 신약을 복용한 에밀리는 활력을 되찾고, 남편과의 관계도 더욱 좋아지지만, 몽유병이라는 부작용을 겪으며 괴로워 한다. 그러던 어느날, 약에 취해 몽유병을 겪고 있던 중 남편을 살해하고 마는 에밀리. 이 사건으로 아블릭사를 만든 제약 회사의 주가는 폭락하고, 경쟁사이자 조나단이 연구원으로 참여했던 한 제약회사의 주가가 폭등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리고 살인 사건과 주가 폭등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에밀리에게 아블릭사를 처방한 장본인인 조나단에게로 향한다. 이 와중에 조나단이 예전에 치료했었던 환자가 자살하면서, 조나단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유서를 남김으로써, 그의 의사 경력은 바닥을 치게 된다. 조나단은 정신병 환자의 전이 현상일 뿐이며, 사실이 아니라 주장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고, 그는 한 순간에 직장과 사람을 잃게 된다.

그러다 조나단은 우연한 기회에 에밀리의 행동에 의심을 품게 되고, 이번 부작용 사건으로 인해 에밀리의 전 상담의인 시버트 박사가 큰 수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하나씩 증거를 모아 결국 진실을 바로 잡는데 성공한다. 자신의 삶을 엉망으로 만든 두 여자에게 제대로된 복수의 한 방을 날리는 조나단.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에밀리는 우울했다. 우울증은 아니더라도 우울감에 시달린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허영과 우울이 깔려 있었다. 남편이 감옥에 가기 전, 부와 명성을 모두 가졌었던 젊은 여자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 버리자, 전에 누렸던 허영과 우월이 그리워 우울감에 사로 잡힌 것이다. 원래 어떤 식으로든 상실은 우울을 몰고 오는 법이다. 에밀리는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공상을 하며 - 대부분의 공상은 과거의 화려했던 삶을 떠올리는 것으로 가득차 있다 -,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신체 작용으로 자주 눈물을 흘린다.

우울감에 휩싸인 사람들은 자신의 현실에 대해 화풀이할 대상을 필요로 한다. 결국 에밀리는 가난과 열등을 남편의 탓으로 돌려,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 뜨린 대상을 제거해 버리기에 이른다. 또한 남탓을 해도 풀리지 않는 만성적 우울로 부터 정신 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또 다른 방어기제로 조증이 발현될 수 있는데, 조울을 오가는 감정기복으로 인해 강한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한 충동의 종류들 중 하나다 자기파괴적 충동이다.


에밀리 또한 스스로 신약에 대한 부정적 사례가 되어, 경쟁사의 주가를 올린다. 그리고 4년 전 자신을 상담해 준 의사는 마치 모든 수를 읽고 있었다는 듯, 큰 수익을 올리게 된다. 이 모든 것은 단지 우연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두 사람은 한 배를 탔다. 마침 바람도 좋고, 파고도 낮다. 순항중이다. 그러나 조나단이라는 돌풍이 불어오자 서로 배신함으로써 둘의 여정은 막을 내리고 만다.


죄수의 딜레마
두 사람의 협력적인 선택이 둘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으로 인해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나쁜 결과를 야기하는 현상


조나단을 사이에 두고, 두 여자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조나단은 자신이 원하는 말을 듣기 위해 두 여자에게 각각의 미끼를 놓고, 계속되는 딜레마에 조급함을 느낀, '미끼를 문' 누군가에 의해 사건이 일단락 된다. 심리 상담의 답게 심리적 압박을 무기로 결국 원하는 대답을 듣게된 조나단.

또한 이 영화를 통해 세상은 선의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 또한 재확인 할 수 있었다. 선의와 악의는 좋은 것, 나쁜 것으로 구분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자신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악의를 품고 조나단에게 달려든 두 여자, 그리고 악의에 맞서 또다른 악마의 트릭을 씀으로써 정의를 직접 실현한 조나단.


누가 나쁘고 누가 착하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가령 대답할 수 있다고 해도 그 것이 쓸모있는 분석일까.

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행복을 찾으려 했고, 그 과정에서 악의는 선택되어진 것 일 뿐이다. 도덕과 윤리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악의를 선택한 그들, 결국 살인, 주가조작 등의 범법을 저지른 자들은 감옥으로 갔고,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악의를 이용한 조나단은 다시 예전의 부와 명예를 되찾게 되었다.


결국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찾고자 한 이기심이 진정한 부작용(Side Effect)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악의의 공격을 당한 피해자가 악의를 이용하여 복수를 하는 것은 정당방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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